4일 광주서 합동연설회

▲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 참석한 이해찬·김진표·송영길(왼쪽부터) 당대표 후보가 본격적인 연설에 들어가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3인의 당대표 후보들이 당의 심장, 광주에서 맞붙었다. 너도 나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 파트너를 자처하는 한편, 광주형 일자리 등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4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민주당 광주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지난 3일 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지역 순회 일정으로, 당의 핵심 기반인 광주의 지지를 얻기 위한 각 후보들의 치열한 호소전이 펼쳐졌다.

▲김진표 “호남균형발전특위, 5·18진상규명 지원”

사전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먼저 연설에 나선 김진표 당대표 후보는 ‘경제전문가’를 내세웠다.
연설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당대표 후보.

김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부총리,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기획 자문위원장으로 저 김진표를 써주셨다”며 “엄중한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당대표는 경제를 잘 아는 사람 김진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 과제로 미래형 자동차 전략기지 조성과 광주형 일자리, 에너지 밸리 인재양성을 위한 한전공대 설립, 문화수도 광주 등을 제시하면서 “이를 위해 당내 호남균형발전특위를 두고 책임위원제도를 실시해 이용섭 광주시장과 긴밀히 협의해 가면서 예산과 입법을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또 최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을 언급하면서 5·18진상규명을 위해 “당 차원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2020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확실한 성공이다”며 “그 답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중소 창업벤처 활성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를 위해 당정청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관료집단,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김진표가 딱이다. 호랑이 눈으로 상황을 살피되 황소의 우직함으로 개혁의 밭을 가는 ‘호시우보’의 자세로 여당의 실력을 키우고 야당과의 협치를 일궈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2020년 총선 승리를 위해 “총선 1년 전이 되는 내년 4월까지 상세한 공천룰을 마련해 예측가능성,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며 “당 혁신을 위해 경제혁신본부, 정당혁신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광주 전략공천 없다, 광주형 일자리 성공 약속”

이해찬 당대표 후보는 가장 먼저 “이제 광주에서 전략공천은 없다”고 선언했다. 그간 선거를 치르며 누적된 광주지역의 ‘전략공천 트라우마’를 겨냥한 것이다.
승리를 다짐하며 만세하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후보.

이 후보는 “광주에서 정무적 판단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며 “정책과 전문성, 지역 평가를 기준으로 상향식 경선을 하겠다. 광주시민과 당원 동지들의 뜻에 따라 시스템 공천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또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저는 국무총리 시절 한전을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시켰다”며 “혁신도시가 궤도에 오른 지금부터 광주의 자동차 산업, 나주 에너지 밸리를 결합시켜 호남을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전공대의 조속한 설립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것에 대해 이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역사적 전환기에 이뤄지는 중대한 선거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구세력은 최저임금을 고리로 경제 위기를 강조하고, 북미간 다툼을 과장되게 보도하고 심지어는 촛불혁명 시기 군사 쿠데타를 모의했다. 80년 아픔에도 불구하고 호남에 11공수 투입 계획가지 세웠다”면서 “이 기무사 적폐를 단호히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0년 총선 승리와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강철같은 단결이다”며 다른 당대표 후보들에 원팀을 제안, “누가 당대표가 되든 나머지 둘이 힘껏 돕자”고 밝혔다.

특히, 당대표 출마와 함께 주장한 20년 장기집권 플랜에 대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수구세력이 집권하면 2~3년만에 허물어지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며 “역사적 전환기를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4번 정도의 연속 집권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20년 집권할 정당을 만드는 것이 30년 정치의 마지막 소임이다”고 밝혔다.

▲송영길 “혁신성장, 자치분권 기반 만들겠다”

송영길 당대표 후보는 지난 대선을 비롯해 그간 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해온 점을 강조하면서 “송영길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자신의 기호 1번을 상징하는 ‘엄지척’으로 당원들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송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 대해 “당에서 4선인 저에게 어떤 직책도 주지 않았지만 평당원 자세로 5000㎞를 뛰면서 지방선거 승리를 지원했다”며 “이런 송영길에게 당대표를 맡겨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2002년 당시 대선 경선에서 광주가 노무현을 선택한 것을 언급하며 “광주는 대세를 따르지 않고, 세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며 “저는 계보도, 세력도 없다. 광주가 송영길의 손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당대표를 놓고 경쟁하는 두 후보들에 대해 송 후보는 “소중한 선배들이지만 이 두 분은 국무총리, 부총리, 장관, 당대표, 원내대표 다 기회를 가졌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문재인과 뛰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개성공단 부활, 광주형 일자리 성공 등을 제시하며 “민주화의 성지로만 칭송받은 호남의 경제적 낙후를 바꿔내겠다”면서 특히, “호남을 잘 모르는 중앙정치가 호남을 마음대로 전략적 카드로 쓰는 이런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 시절 광주에서 5·18을 겪으며 친구를 잃은 경험을 설명하며 지역 민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혁신성장, 자치분권 두 키워드를 강조하면서 “저는 광역단체장 시절 자치분권을 위해 싸웠다”며 “이용섭 광주시장, 광주의 5개 구청장들과 함께 자치분권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총선에서 어떤 얼굴을 세워야 우리가 승리할 수 있겠냐”며 “송영길을 밀어달라. 영남과 호남의 통합, 수도권 통합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당대표 합동연설회 이후에는 김해영·박주민·설훈·박광온·황명선·박정·남인순·유승희(기호순) 최고위원 후보들의 합동 연설이 진행됐다.
8명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

이들 후보는 앞으로 18일까지 전국을 돌며 합동연설회를 갖는다. 차기 지도부를 선칠하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25일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민주당 광주시당 개편대회에선 새 광주시당위원장으로 송갑석 국회의원(광주 서구갑)이 선출됐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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