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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표음식 선정 뒷맛 씁쓸
광주시, 음식 9개 중 7개 선정 발표
“애초 ‘대표’ 뽑는 자체 어불성설”
5월에 뽑으니 상징성 1위 주먹밥?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5-15 06:05:01
▲ 주먹밥은 어떻게 광주 대표 음식이 됐을까? 지난달 이용섭 광주시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주먹밥 사진.

 광주시가 광주 대표음식을 막판에 7가지로 선정한 가운데, 대표음식 한두 가지를 뽑아 육성하려고 했던 본래 취지가 무색해진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광주 대표음식을 선정하기 위해 투입된 예산과 행정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공들인 결과가 무색해지다보니, 애초에 지자체가 나서서 대표음식 한 가지를 선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비판도 더해진다.

 일부에선 이용섭 광주시장이 평소 주먹밥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마당이어서, 이게 ‘대표음식 선정’이라는 포맷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뒷말을 하고 있다.

 14일 광주시는 광주 대표음식으로 광주한정식, 광주오리탕, 광주주먹밥, 광주상추튀김, 광주육전, 무등산보리밥, 광주송정리떡갈비 등 7가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광주대표음식선정위원회 위원회가 광주대표음식 후보음식군으로 선정한 9개 음식에서 평가 점수가 가장 낮은 순위 두 가지 광주애호박찌개와 광주팥칼국수가 빠진 결과다.

지난 10일 ‘광주대표음식 페스티벌’이 열린 가운데, 시민 100인은 대표음식을 선정하는 토론회에 참여했다.

 앞서 광주시는 대표 음식을 한 가지에서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전주 하면 비빔밥, 안동하면 찜닭’처럼 광주를 대표할 음식을 떠올릴 수 있도록 ‘상품화, 브랜드화’ 하겠다는 취지였다.
 
▲‘5미’서 7개…“상징성 약화”

 하지만 이날 결과만 보면, 그동안 광주시가 광주 대표음식으로 홍보해 온 ‘광주 5미’보다 두 가지가 더 늘어나 상징성이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2003년 광주 5미(한정식·떡갈비·보리밥·오리탕·김치)를 선정하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광주 5미가 지지부진하자 브랜드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고, 이번에 광주시가 추진한 대표음식 선정이 이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돼 왔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지역 대표 음식을 몇 가지 기준으로 선별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광주시는 지난해 11월부터 광주음식 공모전, 스토리 공모전, 광주대표음식 페스티벌 행사 및 100인의 시민이 참여한 토론회를 개최해 시민 의견을 반영한 대표음식 선정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광주대표음식선정위원회 위원회에서 광주대표음식 후보음식군으로 9개 음식을 선정하고 100인 토론회를 거쳐 3개(상징성, 차별성, 대중성) 부문의 음식을 최종 확정했다.

지난 10일 광주대표음식을 선정하는 토론회가 열렸고, 최종 득표에서 주먹밥이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100인 토론회 집계결과 총 득표 순위는 광주주먹밥, 무등산보리밥, 광주상추튀김, 광주송정리떡갈비, 광주오리탕, 광주육전, 광주한정식, 광주애호박찌개, 광주팥칼국수 순으로 나타났다.

 사실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판정단들 역시 대표음식을 선정하는 절차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토론회가 열린 지난 10일 ‘광주대표음식 페스티벌’에서 만난 판정단 A씨는 최종 결과를 듣고난 뒤 “1위가 주먹밥이 된 것부터 의아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소수로 줄이면 나머지 음식 배제?”

 그는 “대표 음식이라면, 타지에서 광주를 찾았을 때 함께 먹으러 가거나 소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주먹밥은 상징성 외에는 대표 음식으로 내놓을 정도의 위상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대표 음식 선정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음식은 맛과 멋, 다양한 감각적인 측면에서 세심한 기준이 필요한데 ‘상징성·차별성·대중성’만을 놓고 우열을 가리는 건 애초에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광주, 5·18을 상징하는 주먹밥이 다른 음식에 비해 스토리와 상징성이 있어서 큰 점수로 1위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하나의 음식을 밀어주기 위한 자리가 된 것 같아 판정단으로서 씁쓸하다”고도 고백했다.

[사진2]
 광주음식 공모전과 스토리 공모전을 통해 추천된 음식 또한 광주주먹밥이 대상에 이름을 올리면서 주먹밥이 광주 대표음식으로 유력한 후보였다.

 더욱이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2월 시청 간부회의에서 “주먹밥은 광주정신과 5·18 민주화운동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며, “광주만의 고유함을 담은 미식상품으로 개발해 브랜드화하고 전국화·세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런데 대표음식 발표 하루 전인 13일 선정위원회에서 대표음식은 주먹밥이 아니라 7가지로 결론 났다. 선정위원들 사이에서도 “대표음식을 소수로 좁히는 건 다른 음식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광주시가 선정한 광주 대표음식은 더 늘어난 셈이 됐지만, 광주음식 브랜드화라는 당초 취지에선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식 가짓수 아닌 광주스타일 개발해야”

 광주대 호텔관광경영학부 박종찬 교수는 “그동안 맛의 고장인 광주지역 음식을 브랜드화해야 한다는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면서 “음식 몇 가지를 선정하는 방식보다는 광주스타일의 음식을 발굴, 개발해 나가는 방향이 훨씬 경쟁력 있는 접근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박 교수는 “광주시가 광주음식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려는 움직임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일회성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육성대책을 마련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시민적 공감대를 획득해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대표음식 선정위원회는 광주대표음식 선정결과와 이에 따른 정책 권고사항 등을 작성해 전달하고 광주시는 이를 반영해 오는 6월부터는 광주대표음식 브랜드화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광주대표음식 상품화를 위한 조리법을 개발해 표준화 및 다양화한다.

 이 밖에도 시민들과 함께 광주맛집을 선정해 광주대표음식 브랜드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홍보·기획활동을 추진한다.

 광주시 김일융 복지건강국장은 “시민들과 광주대표음식 선정위원회 위원들이 함께 광주만의 특별함을 담은 대표음식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선정된 광주대표음식을 상품화·브랜드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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