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기대 이상 뜨거운 열기·응원 불구
시민들 “대회 분위기 안 나” 홍보 등 지적

▲ 지난 12일 다이빙 경기가 열리고 있는 남부대 주경기장 관람석.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첫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이 선수들에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위) 하지만 빈 좌석 역시 적지 않았는데 일부 시민들은 이를 보고 “더 많은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아줬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큰 대회라곤 하는데 솔직히 분위기는 못 느끼겠어요.”

 지구촌 수영축제가 열린 광주의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을까? 대회 시작 이후 경기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아직까진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장 안의 열기는 분명 뜨거웠다.

 아티스틱 수영을 잘 모르는 시민들도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입수 전 묘기에 가까운 동작을 선보이면 ‘와~’하는 탄성을 터뜨리고 수중에서 흐트러짐 없는 호흡과 연기를 보여줄 땐 아낌 없는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나가면 이러한 열기는 금새 잊혀진다.

 지난 12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만난 최모 씨는 “솔직히 대회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겠다”며 “(수영대회가 열린다는)광고를 보긴 했는데 주변의 관심도 많지 않고 일상 생활에선 딱히 대회가 열린다는 걸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장 주변의 주민들은 교통 혼잡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거나 “이런 행사 해봤자 뭐가 우리한테 도움이 되냐”고 냉소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축구·야구보다 더 조명 못받아”

 남부대 주경기장에서 만난 조현식 씨는 “입장권이 생겨서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려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도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 대회가 월드컵, 올림픽 같이 큰 대회라는데 솔직히 광주 말고는 누가 관심이나 갖는지 의문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수영 자체가 익숙치 않고 관심도 낮은 우리 현실에서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SNS, 인터넷 포털을 보면 광주수영대회가 축구나 프로야구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 시민도 있었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입장권 판매는 목표한 바를 충분히 달성했다.

 41만여 매 발행량의 90%인 37만 매 판매목표 수량의 90% 가까이 판매가 완료됐다. 목표 금액(75억 원)을 기준으론 14일까지 102%로 목표치를 넘어섰다.

 이러한 입장권 구매는 기업, 기관, 단체 등 ‘대량 구매’가 주를 이룬 것이어서 일각에선 ‘노쇼’(입장권을 구매만 하고 경기장을 찾지 않는 문제) 우려도 나왔지만 아직까진 이 역시 ‘우려’에 그치고 있다.

 다이빙 경기가 열린 남부대 주경기장(시립국제수영장)과 염주종합체육관 모두 12~13일 경기장 입장권 구매자 대비 실제 관람객 수가 9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시간대별로 점심 시간이 맞물리거나 이른 오후에 열리는 경기의 경우 ‘빈 좌석’이 꽤 많이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경기장이 텅 비는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아티스틱 수영 경기가 열린 염주종합체육관. 오후 4시 듀엣 테크니컬 경기가 시작됐지만 많은 관람석이 비어있다.

 다만, 이게 시민 서포터즈단, 군인이나 청소년 등 ‘동원전’을 통한 단체 관람 덕이라는 점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일부 개인들이 경기장을 찾기도 했지만 대부분 누가 입장권을 줬거나 우연히 입장권을 얻어서 경기를 보러 온 것이었다.

 실제 경기를 본 것 자체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지만 스스로 관심을 두고 경기장을 찾지 않다보니 막연히, 무심하게 경기를 보거나 몇 분 안 돼 자리를 뜨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스타급 없고·북한참가 불발 등 아쉬워”

 주민들과 아티스틱 수영 단체 관람을 온 서구 주민 박모 씨는 “봐도 뭘 어떻게 봐야하는지 모르니까 감흥이 없다”고 솔직한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12일 남부대 주경기장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은 “수영하면 박태환 선수밖에 모르는데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고, 북한도 참가를 하지 않다보니 수영을 잘 모르는 입장에선 흥미가 생기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더 아쉬운 건 대회 홍보면에서 경기 일정이나 시간, 주요 선수를 알고 싶어도 명쾌하게 알려주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남은 기간 수영인들의 축제 분위기를 광주 전역으로, 또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광주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특히 이번 광주대회는 28일까지 선수권대회가 끝나면 8월5일부턴 14일간 세계 수영동호인들이 참여하는 마스터즈대회가 열린다. 대회 기간만 총 31일로 그야말로 ‘장기 레이스’다보니 계속해서 대회 열기나 관심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용섭 광주시장(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 오른쪽)과 FINA(국제수영연맹) 훌리오 마글리오네 회장(왼쪽)이 14일 남부대 주경기장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대회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이용섭 광주시장은 14일 남부대 주경기장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FINA(국제수영연맹)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역대 최대 참가 규모, 입장권 판매 등 대회 성공을 위한 요건은 다 갖춰졌다”며 “경기중 자리가 비지 않도록, 시민, 국민들이 많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대회 기간이 아주 길다보니 조금만 긴장감을 늦추거나 게을리하면 얘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어 한 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며 “안전대회로 치르기 위해 치안, 질병, 식중독, 테러, 전염병 등에 대해서도 한치 오차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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