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사회 대책위 꾸려 사퇴·철회 촉구에
일부 ‘박광태 지지선언’ “찬반 대결 조장 우려”

▲ 광주형 일자리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 박광태 대표이사를 둘러싼 기자회견들. 광주시민사회와 정의당 광주시당이 대책위를 꾸려 박광태 대표이사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위),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은 박광태 대표이사 지지선언을 했다.(아래)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공장 합작법인 (주)광주글로벌모터스 박광태 대표이사(전 광주시장) 선임에 대한 반대, 철회 요구가 계속 커지자 일부 단체들이 ‘박광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는 등 맞불 대응에 나섰다.

‘박광태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광주시의 여론전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참여자치21,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정의당 광주시당 등이 ‘광주형 일자리, 박광태 대표이사 사퇴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을 가진 5일 광주시의회에선 이와 반대되는 내용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대책위 기자회견에 앞서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은 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광태 전 시장의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 선임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은 “3선의 국회의원, 국회 산업자위원장, 민선 광주시장을 역임한 박 전 시장은 사업성공의 든든한 적임자다”며 “박 전 시장은 탁월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광주의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현실화시킨 인물이다”고 평했다.

이들은 △박 전 시장의 ‘공적’으로 무등산 증심사지구 자연환경복원사업 △전국 최초 노인건강타운 건립 △하남산단 80m 도로 완공 △한전 유치와 공동혁신도시 건설 △김대중컨벤션센터 건립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사람의 미래를 보려면 그가 살아온 과거를 보면 된다”면서 “박 전 시장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초기 시스템을 안정화 하고 중앙정부와 현대차, 노동계와 협력해 지속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은 박광태 대표이사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를 두고 “각계각층 인사들과 언론계, 시민단체 등은 적극 환영하고 지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전문성과 나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데 대해 통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뒤이어 대책위가 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광태 대표이사의 자진 사퇴 등을 촉구한 가운데, 이날 오후에는 ‘광주·전남 취업준비생’들이 시의회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 합작법인의 신속한 설립을 촉구했다.

이들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시작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며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 같았던 사업은 대표이사 선임 건 등과 관련해 각종 사회단체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한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사회단체의 이해관계 때문에 청년들이 피해보는 정치적 다툼을 즉각 중단하라”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빠른 시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이 5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박광태 대표이사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이날 ‘광주형 일자리의 신속한 추진’ ‘박광태 지지선언’ 등의 기자회견이 잇따른 것에 대해 대책위 측은 “박광태 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세력을 모아 급조한 대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은 “709개 단체로 구성돼 있으나 이날 기자회견은 광주기독교단협의회(501개 단체 소속)를 제외한 208개 단체만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떡하니 “사람의 미래를 보려면 그가 살아온 과거를 보면 된다”고 기자회견문에서 밝혀놓고, 정작 박 전 시장이 재임 시절 저지른 ‘상품권 깡’에 대해선 이렇다 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후 기자들이 이 부분을 묻자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 박용구 상임공동대표는 “그 문제(상품권 깡)로 박 전 시장이 3선 불출마하지 않았나. 그 부분에 대해 그분(박광태 전 시장)도 통탄하고 알고 계신다”며 “카드깡, 불법을 우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러나 지나간 것이고 그걸 토대로 삼아 더 잘 할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이 박광태 대표이사를 ‘적임자’로 판단하고 지지한다는 이유는 3선 국회의원, 두 번의 광주시장 역임과 ‘풍부한 인적네트워크’가 사실상 전부였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박광태 전 시장을 대표이사로 추천한 이유로 들었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때문에 일부에선 박광태 대표이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두고 “광주시가 조직동원을 통한 찬반 논쟁으로 여론몰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광주·전남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청년 20여 명은 5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기자회견에는 20여 명의 청년들이 참여했는데, 이들을 대표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김태성 씨는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를 통해 관련 소식을 듣고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회견과 관련해 별도로 회의를 한 적은 없고 김 씨가 작성한 기자회견문에 동의한 청년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 씨는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기 보다 청년들의 애타는 마음만 전달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나 사회단체와 연관이 있어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광주의 한 지역신문사는 사설을 통해 “박광태 초대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과거 전력 등을 이유로 반대 여론이 확산된 것도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 “걸음마도 못 뗀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발목을 잡는 세력을 시민들이 준엄하게 꾸짖어야 한다”며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를 ‘발목잡기’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박광태 대표이사 반대’를 두고 “매사를 비난하고 폄하만 하는 일부 단체의 주장까지 수용하다보면 광주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광주는 발전할 수가 없다”며 시민단체를 폄하한 것에서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광주시민사회단체들과 정의당 광주시당은 5일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광주글로벌모터스 박광태 대표이사 사퇴를 위한 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광주로 김현영 상임이사는 “이런 대처(여론전) 자체가 우습고, 이게 자칫 구태의연한 방식의 대결를 조장하거나 보수언론 등을 통해 악용될까 우려된다”며 “우리는 이번 문제를 사회적 논쟁으로 만들고 싶은 게 아니다. 광주형 일자리가 잘 되길 바라는 진심을 전달하고 싶을뿐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소수 시민단체가 지적하면 불공정이고 발목잡기라는 발상 자체가 우습다”며 “소수단체들은 그럼 문제가 있어도 지적하지 말고 이야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이용섭 시장에 “반대 의견도 듣는 포용력 있는 시장이 됐으면 하는데 다른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다. 이번 문제에 대해 광주시와 대화하고 싶지만 귀를 열고 있지 않다”며 “박 전 시장을 법인 대표로 선임한 구체적 이유가 있으면 뒤에서 이야기하지 말고 떳떳하게 만나서 이야기했으면 좋게다”고 바람을 전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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