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광주형일자리 동참” 호소에
한국노총 “가시적 조치 없이 만남 없다”

▲ 16일 오전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한 이용섭 시장(오른쪽)이 윤종해 의장(왼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출처=이용섭 광주시장 페이스북>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대해 “광주형일자리가 아니다”며 ‘보이콧’을 선언한 노동계가 이용섭 시장의 호소에도 “가시적 조치 없인 광주시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업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을 재확인하며 대정부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6일 광주시와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열린 한국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했다.

 이 시장의 이날 방문은 광주글로벌모터스 추진 사업에 대한 노동계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광주형일자리 참여한 노동계의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지난해 9월 광주글로벌모터스 설립 이후 노동이사제 도입, 임원 적정임금 책정 등 요구에 대해 광주시와 광주글로벌모터스 모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자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26일 광주글로벌모터스 자동차공장 착공식을 앞두고 부랴부랴 “노동계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조인철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에 이어 이용섭 시장도 착공식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계 동참을 호소했다.

 하지만 악화된 관계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노동계 “광주형일자리 아니다” 보이콧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용섭 시장은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현대차와의 협약 전에도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체육대회에 참석해 막혀있던 대화의 물꼬를 텄다.

 때문에 이 시장의 이날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정기대의원대회 참석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오히려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기다렸다는 듯 이용섭 시장이 참석한 이날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윤종해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광주형일자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참여와 연대 그리고 혁신이다”며 “노동계는 지난 5년간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가 노동계를 배제하고, 법을 위반하는 합의사항을 들이밀 때도 인내해 왔지만, 지난해 9월 노동계가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에 대해 지금까지 진솔한 답변이 없어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격차해소·공정경제를 위한 원하청 관계 개선, 노동이사제 도입 등 노사책임경영, 노동자 평균임금의 2배 이내 임원임금 적용, 투명하고 공정한 공장 건설을 위한 시민자문위원회 구성 등 핵심 요구 사항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어느 것 하나 지켜지고 있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명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추진되고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광주형일자리가 아니다”며 “상생형도 아니다. 그래서 지속될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고 작심 발언했다.

 “투쟁장소를 국회와 청와대에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실체를 고발하고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16일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업에 대한 노동계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광주시 “진정성 전달, 대화 노력 지속”
 
 최근 광주시의 호소에 대해서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알맹이 없는 말만 반복하거나 만나자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지난 9월에 요구한 것에 대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장은 “이러한 것들이 선행되지 않은 채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가시적 조치 없인 만날 계획이 없다”면서 “사회통합형 광주형일자리 사업은 지속 추진하겠지만 이에 반하는 일자리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장의 대회사 이후 이용섭 시장은 축사를 통해 “시장인 저부터 더욱 낮은 자세로 노동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며 “사회대통합의 한 축인 노동계의 의견이 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광주시정에 적극 반영되고 지속적인 연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도 재정비하고 혁신하겠다”며 노동계 참여를 호소했다.

 하지만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여전히 광주시와 대화에 나서는 것에 대해 ‘거부’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오늘 대회사에서 밝혔듯 요구 사항에 대해 아무 것도 이뤄진 것 없이 광주시와 만날 이유는 없다”고 거듭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노동계와 함께 가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축사를 통해 이러한 진정성을 전달했다고 보고, 앞으로도 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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