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때문에 가족 잃은 자리 지키자고 농성”
“굳이 이 시점에 그런 말을 해야 했나” 강한 항의
문재인 “저도 전두환 신군부에 구속, 전체 발언 봐달라”

▲ 20일 ‘광주·전남 비전’ 기자회견에 앞서 옛 전남도총 보존대책위원회 농성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가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한 오월어머니들의 불만을 듣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광주를 찾은 문재인 예비후보가 ‘전두환 표창’ 발언으로 오월어머니들의 항의를 받았다.

20일 ‘광주·전남 비전’ 기자회견에 앞서 윤장현 광주시장과 전일빌딩 10층 헬기 총탄자국 현장을 살핀 문 후보는 이후 옛 전남도총 보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농성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대책위와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오월어머니들은 문 후보를 환영해주진 않았다.

한 오월어머니는 “대표로 한 말씀 하겠다”고 운을 뗀 뒤 “정말 오늘 아침에 어머니들이 화가 많이 났다. 토론회에서 이 시점에 굳이 그 말씀을 해야 했나”고 말했다.

전날 KBS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군복무 시절 사진과 함께 당시 공수여단장이었던 전두환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항의였다.

그는 “저희들이 농성하고 있는 이 자리가 어떤 자린가. 전두환 때문에 자식과 남편을 잃은 자리다”며 “그런데 왜곡, 폄하되려고 해 지키자고 농성하고 있는데 전두환 표창 받았단 소리를 해야 했는지, 그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어 “어머니들이 (문 후보를)만나지 않겠다고 할 정도였다”며 “분명히 (전두환 표창 발언의)뜻을 말해라”고 요구했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오월어머니들도 “전두환만 말하면 가슴이 아파서 어떻게 되버리려고 한다. (전두환은)짐승 새끼도 아니다”며 “그런데 전두환 상을 받았단 말을 하겠냐”고 울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대책위 일부 관계자들은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가라”고 문 후보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저도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 군복무 할 때는 전두환이 단장이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그 때 전두환이 반란군 우두머리였단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가 시민으로 있을 때는 민주주의 위해 앞장 서 싸웠다”며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오월어머니들에 “(당시 토론의)전체 발언을 한 번 봐달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5·18 광주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고, 이후 5·18을 폄훼하는 그런 말에 대해서도 엄벌하겠다고 약속 드린다”며 “전일빌딩 기총 소사 부분도 규명해서 발포명령자를 밝혀내겠다. 그 부분(전두환 표창 발언 관련) 노여움 풀어달라”고 말했다.

한편, 문 후보는 지난 19일 KBS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내 인생의 한 장면’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공수부대 특전사 복무 시절 사진을 제시하며 “그때 반란군의 우두머리였던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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