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제창, “감격스럽다”
문 대통령 “5·18정신 그 자체”

▲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윤장현 광주시장 등이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광주시 제공>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5·18을 상징하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기념식에서 제창됐다. 2009년 합창으로 변경된 뒤 5·18 유가족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창되지 못했는데, 9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5·18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는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다시 포함된 데 기쁨을 표하면서, 이를 계기로 상처받은 광주정신이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문재인 대통령, 정치인 등 1만 여명의 참배객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그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으로 불리며 누구는 부르고 누군가는 부르지 않았던 풍경은 사라지고, 참석자 모두 한 목소리로 힘차게 따라 부르며 노래의 의미를 되새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식순이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옆 사람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지난해 5·18 기념식에 참석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일부 정치인은 노래를 부르지 않았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한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은 유가족들의 반발로 쫓겨나다시피 기념식장을 빠져나갔었다.

 이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5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라며 “그동안 상처 받은 광주 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옆에서 손을 잡고 노래를 함께 부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대통령께서 노래 가사를 잘 알고 힘차게 부르셨다”며 “그동안 박해 받았던 노래를 대통령과 손 잡고 목청껏 제창할 수 있어 감격스러웠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보안사에서 고문을 당했을 때 썼던 시를 1982년 소설가 황석영 씨가 노랫말로 개사했고 김 사무처장이 곡을 붙여 완성했다.

 김 사무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약속이 지켜져서 다른 약속들도 잘 지켜지리란 믿음이 생겼다”며 “공식 기념곡 지정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5·18 기념식은 사전공연과 기념공연이 추가됐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식순에 정식으로 포함됐다. 그간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중항쟁이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후 2008년까지 제창됐으나 이후 합창으로 변경됐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12일 보훈처에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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