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실련 김동헌 사무처장
“시민재산 특정기업에 매각 안 돼”
대책위 “관광단지 조성 아닌
유통재벌 입점 반대하는 것”
“무안·광양 복합쇼핑몰 주변
상권 몰락, 광주도 피해 클 것”

▲ 17일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어등산 관광단지 유통재벌 입점반대 결의대회’에 참석한 광주지역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이 어등산 특혜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의 재산을 공익이 아닌 특정 기업을 위해 매각하는 걸 두고 볼 수 있습니까? 이렇게 가다간 어등산이 제2의 담양 메타프로방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17일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어등산 관광단지 유통재벌 입점반대 결의대회’에 참석한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광주경실련) 김동헌 사무처장은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우려했다.

지난 11일 대법원은 토지소유자 강모 씨 등 주민이 담양군수와 전남도 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메타프로방스 실시 계획 인가효력 취소와 토지수용재결 집행 취소 소송에서 인가 무효 판결을 내렸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확인된 ‘공익성을 상실한 명백한 하자’를 지적, “사업인가와 토지수용이 모두 무효”라는 게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었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45년간 군포사격장으로 사용되던 어등산 일원을 관광단지로 조성해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를 위해 광주시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52%의 민간인 토지를 강제수용하기도 했다.

김 사무처장은 당초 ‘공익성’을 목표로 추진된 사업이 이제와 ‘수익성’을 최우선에 둔 대형쇼핑몰 중심의 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문제 삼으며, 이것이 담양의 ‘메타프로방스’ 사업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충장로, 흑석사거리, 용봉동, 세정아울렛, 광주아울렛 등 광주 곳곳의 자영업자, 중소상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모두들 집회 참석을 위해 오전 영업은 포기한 것이었다. 그만큼 대형쇼핑몰 입점으로 인한 생존권 위협에 대한 상인들의 걱정이 큰 것이다.

‘어등산관광단지 유통재벌 입점저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김영수 대책위원장은 “풍암(롯데 월드컵점), 수완에 아울렛이 들어서면서 인근 상인들이 30~50% 매출 하락을 겪었다”며 “어등산에 대형 쇼핑몰을 입점시키려는 것은 지역 상인들의 삶의 터전을 뺏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저지 연대 활동을 해온 전국유통상인연합회의 이동주 정책위원장은 “어등산 개발과 관련해 숙박시설 면적은 줄이고, 상업시설 면적을 늘린 것은 유통재벌을 위한 맞춤형 개발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대형쇼핑몰 출점이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선 복합쇼핑몰 입점 시 인근 소상공인 점포 매출이 40~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광주와 가까운 전남 무안 남악 롯데아울렛의 경우 주변 상인이 27.4%의 배출 감소를 겪고, 전남 광양점 LF스퀘어 주변 상인은 35.0%의 매출 감소를 입었다는 연구 내용이 최근 발표되기도 했다.

이동주 정책위원장은 “보통 자영업자들이 매출의 20%를 이득으로 챙기는데, 그 이상 매출이 하락한다면 결국 가게를 유지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며 “복합쇼핑몰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도심 내 쇼핑몰 규제’를 발표하긴 했지만 이게 입법으로 이어지려면 몇 개월이 걸릴지 모른다”며 “이를 위해 끝까지 목소리를 모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광주쇼핑몰입점저지시민대책위’ 김동규 공동위원장은 “광주시가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추진할 땐 숙박시설이 부족하다고 해놓고, 정작 어등산 개발과 관련해서는 숙박시설 면적을 크게 줄였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대책위가 집회를 열자 광산구 운수마을 주민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에 조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하며, 대책위와 시민단체 등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어등산 관광단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유통재벌 입점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중소상인살리기광주네트워크 김용재 집행위원장은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어등산 상가시설 면적 확대는 재벌 유통쇼핑몰을 들여오기 위한 것”이라며 “광주시도 노골적으로 유통재벌이 아니면 망한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형쇼핑몰이 들어오고 골목상권이 망하면 결국 광주도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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