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없는 여성영화들을 위한 영화제, 함께”

▲ 김아영 청년.
 요즘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중에 영리활동 영역 외에도 비영리, 공익활동 영역에서의 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복지, 환경, 여성, 장애, 공동체, 이주민 지원, 국제개발협력 등등. 있는 그대로가 모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것처럼 다양한 삶의 편린들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지요. 광주여성영화제,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지원하는 활동 등을 통해 우리사회의 한 부분을 담당해 가고 있는 김아영 청년을 만났습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광주여성영화제에서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제 막 서른에 접어든 김아영입니다. 본업으로 ‘틔움키움 네트워크’라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 주위에는 인권·평등·평화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월호를 잊지 말자고 매주 노란 리본 뱃지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예술가, 저소득층 아이들과 이주 노동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진료하는 의사,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성차별적인 사회를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페미니스트들!

 그래서인지 집에 있을 때 읽는 책을 보면 소설, 예술, 사회, 과학 등 장르는 다양하지만 그 결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사람, 사랑, 연민을 이야기하는 책들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 세상이라는 큰 책을 가장 좋아해서 종종 여행을 떠납니다.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 그 곳에 서 있는 낯선 제 모습에 재미를 느껴요. 낯선 환경에 툭 놓인 제 모습을 보면 집착하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거든요. 밖을 돌아다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집에 콕 박혀 무언가를 그리기도, 만들기도 합니다.
 
▲영화 통해 천연색 스펙트럼 인생 경험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가장 큰 관심사! 바로 광주여성영화제의 멋진 영화들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분들과 볼 수 있을지, 고민하는거예요. 저는 20대 중반부터 광주여성영화제 스태프로 일을 하며 다양한 시선의 영화들을 접했어요. 인천, 제주, 서울로 여성영화제 행사들을 다니며 영화제 마다의 특색도 맛봤고요. 그 영화들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접하고 고민하게 되는거,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고요.

 제 주위에 분명 다양한 분들이 많지만 세상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제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총천연색의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과 쉽고 편하게 만나는 하나의 창구가 바로 영화인 것 같아요. 작품을 만드는 감독들의 창의력과 재치를 느끼는 것도 아주 재미있고요.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존재로 태어나고 싶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거제도에 있는 몽돌해수욕장에 다녀왔는데요. 그 곳에 있는 몽돌이요. 파도가 밀려나가면서 몽돌들이 서로 부딪혀서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요. 거기엔 손바닥만큼 큰 돌도 있고 바둑알만큼 작은 돌도 있는데 파도에 부딪혀 맨들맨들해진 모습이 멋지더라고요. 이번 생에서는 두 발로 이곳저곳 사람들과 만나고, 시행착오 겪으며 제 모습을 맨들맨들 윤이 나게 만들고 있으니, 다음 생에서는 수많은 몽돌 중 하나가 되어 파도와 바람을 만나 굴러다니며 살고 싶어요. 아 걷기 싫어서 그런건 아니고요. 하하.
 
 -‘틔움키움 네트워크’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활동인지 궁금합니다.

 △틔움키움 네트워크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는 주로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이나 맞벌이 가정 아이들이 학교를 마친 후에 돌봄을 받는 곳인데요. 이 지역아동센터와 치과, 가정의학과, 한의원과 약국이 자매결연을 맺고 아이들의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예요.

 특히 틔움키움 네트워크는 2007년부터 시행했던 치과 주치의 사업의 경험과 분석자료를 토대로 광주시에서 ‘저소득층 아동 치과주치의제’를 도입하도록 도왔는데요, 치아관리는 어렸을 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선별적 복지가 아닌 모든 아동들을 대상으로 치과주치의제가 시행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아동 치과주치의제도 보람
 
 -‘틔움키움 네트워크’에서 일하며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요?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틔움키움 네트워크’에서의 경험과 분석자료를 토대로 광주시에 건의한 ‘아동 치과주치의제’라는 사업이 2014년부터 각 구 보건소를 통해 시행이 되었어요. 치아관리는 어렸을 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OECD 국가 대부분은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현재 광주에서는 저소득층 초등학생으로 대상이 한정되어 있지만 앞으로 대상이 확대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당장 눈에 띄게 성과가 나타날 사업은 아니지만, 틔움키움 네트워크를 통해 오랫동안 치과에서 치료를 받고 잇솔질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치아관리가 잘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첫 시행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 틔움키움 네트워크는 자매결연 사업 외에도 긴급하게 의료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을 경우 전문 병원에 의뢰하여 검사, 치료, 처방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리검사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개인적인 사례들을 이야기할 순 없지만,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께 고맙단 이야기를 들을 때가 변함없이 보람되는 것 같아요.
 
 -벌써 8회를 맞는 광주여성영화제 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데, 광주여성영화제에 대한 소개와 언제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광주여성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본 세상, 모두를 위한 축제’라는 기치 아래 다양한 시선의 영화들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행사는 11월22일 수요일부터 26일 일요일까지 진행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2, 극장3, 그리고 유·스퀘어 문화관 동산아트홀에서 열립니다.

 다가오는 금요일, 토요일(10월13~14일)엔 여성영화가 궁금하신 분들, 혹은 광주여성영화제 행사 날짜를 목빠지게 기다리시는 분들을 위한 무료 야외 상영회를 합니다. ‘노라노’와 ‘와즈다’, 시대와 관습을 넘어선 멋진 두 여성의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는 광주여성영화제-여성영화 명품전

일시: 2017년 10월13일(금) 상영작 ‘노라노’, 2017년 10월14일(토) 상영작 ‘와즈다’

장소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야외무대
 
▲여성으로 산다는 것, 연대!
 
 -광주여성영화제 자원활동가 모집 포스터를 봤는데, 자원활동가를 초대하기 위해 한마디 한다면?

 △‘페미니스트’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예민한 사람? 화장을 안하는 사람? 여성이 옳다고만 말하는 사람? 저는 제 주위의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생각나요. 혼자가 된 후엔 자유롭게 어디든 다닐 줄 알았으나 몸이 말이 듣지 않는다는 할머니, 아들만 오냐오냐하던 옆집 부모를 반면교사로 삼았다던 우리 엄마, 결혼 후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인해 직장을 다닐 수 없게 되었음을 토로하던 친구 등. 많은 사람들이 억압을 경험하고 그것을 바꾸려고 해요. 평범하고 일상적인 말을 통해서요.

 광주여성영화제에서는 이런 고민을 담은 영화들을 상영해요. 설 곳 없는 여성영화들을 상영하기 위해 영화제가 존재한답니다. 함께 참여하신다면 아마 뿌듯한 마음과 더 알고자 하는 궁금증이 퐁퐁 솟아날 거예요. 10월15일(일)까지 모집하고 있고, 062-515-6560 여기로 전화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릴께요~
 
▶김아영 청년을 만나는 방법

이메일 : ceruleanblue-_-@daum.net

페이스북 : facebook.com/kimaaa0
 
서일권_옹달샘 <광주청년센터the숲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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