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 더불어, 공동체’ 추구
마을서 시민직접정치 실천

▲ 장현규 청년.
 청년에게 필요한 것들만큼이나 청년을 필요로 하는 곳들도 많습니다. 촛불이 만든 촛불정부의 시대라고 하는 지금 이전에도, 마을은 늘 공동체의 중심이었고 사람답게 더불어 살아가는 터전이었습니다. 하루하루를 마을을 기반으로 소중한 꿈을 실천하고 있는 장현규 청년을 소개합니다.
 
 -장현규 청년이 궁금합니다.

 △참 가을스런 날들입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장현규이고 2년 있으면 서른을 맞이하는 청년입니다.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이런 노래가 떠오르는 건 아마 열정이 넘치는 20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나이 서른이 벌써 눈 앞으로 다가온 저의 현실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현재 생활정치발전소에 속해 ‘마을활동가’일을 하고 있고, 제가 살아가면서 늘 되새기는 좌우명은 ‘내가 더불어 삶을 꾸린다’입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단어가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신명, 더불어, 공동체’ 이렇게 세 가지 단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모든 일에서 내가 먼저 신명나게 일하면 다른 사람들도 나로 인해 신명을 얻고, 그 신명으로 인해 다시 내가 신명나지는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촛불정국 ‘그네염병퇴치굿’ 희열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기억과 이유는?

 △저는 대학시절 ‘전남대학교 풍물패 연합(전풍연)’이라는 풍물패 활동을 하였습니다. 대학생으로서 세상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삶을 풍물에 담아내려 노력하는 풍물패 생활을 저 뿐만 아니라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 모두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지요. 각자 삶의 이야기, 나라 걱정, 청년문제 등을 뜨겁게 논하던 오그라드는 술자리가 아직도 마음속에 잊혀 지지 않는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턴가 서로를 돌아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며, 스펙 쌓기와 자소서 쓰기, 면접 준비 등의 취준생의 암울한 현실에 놓여있는 우리들을 목격했습니다. 친구들은 각자의 가치와 존엄성을 세상과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었고, 취직에 성공하지 못한 친구들은 자신을 세상의 낙오자로, 쓸모없는 존재로 느끼며 하루하루 의미 없는 구직생활을 반복하였지요. 이 시대 청년의 가치가 얼마나 좋은 회사에서 얼마나 많은 월급을 받느냐에 달려있다는 생각, 대학시절 오그라들지만 아름다웠던 우리의 청춘이 이제는 사회의 낙오자라는 누가 찍은 것인지도 모를 낙인에 찍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우리는 뜨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온 대한민국이 분노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한 촛불을 들었을 때, 우리 전풍연 출신 선후배들도 무언가 해야지 않겠냐는 이야기들이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취직 준비로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던 친구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하나의 굿을 준비했습니다. 토익스터디, 면접 스터디의 굴레에서 우리 청춘들은 어떻게 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민들과 함께 풍물굿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 하는 오그라들지만 뜨겁고 즐거운 모임들을 이어나갔습니다. 취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오로지 나라를 위해, 그리고 이 시점에서 청년으로써의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그렇게 굿을 준비하였습니다. 결국 우리들의 진실마중굿은 2016년 12월, ‘그네염병퇴치굿’이라는 이름으로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연행되어 많은 주민들과 함께 박근혜 촉구하는 자리로 만들어졌습니다.

 굿이 끝난 후 뒷풀이에서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덕분에 큰 굿 쳤어. 취직준비 때문에 바닥났던 내 자존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느꼈습니다. 나란 사람의 존재의 가치는 회사의 취직여부로 기준을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신명나게 해나갈 때, 그리고 그러한 과정과 결과에서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볼 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랜 취준생 생활로 바닥나있던 친구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게 한 계기를 마을활동가로서 내가 마련했었던 그때의 경험이 가장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참 남다른 기억이 되겠네요. 생활정치발전소가 어떤 곳이고, 본인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생활정치발전소는 ‘참여와 나눔의 주민공동체’라는 슬로건으로 삶의 터전인 마을에서부터 시민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지향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저는 사무국장이라는 역할을 통해 마을을 만들어가는 마을활동가로써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을만들기 사업을 중심으로 북구지역에서 여러 마을축제와, 봉사활동, 나눔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고,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는 ‘용봉마을촛불’과 박근혜 퇴진 국면에서 주민들과 함께 했던 ‘박근혜 하야촉구 용봉동 주민 시국선언’, 일본군 성노예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북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활동 등의 정치적 현안문제들 또한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현재는 마을을 주민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가는 ‘마을총회’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마을공동체에서 국민주권시대로’ 라는 시대정신을 실현하는 생활정치발전소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마을활동가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세상을 바꾸는 힘은 오로지 정치에 있고, 정치의 힘은 청년에게서 나온다’입니다. 마을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든 주민들의 마음속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고, 실현가능하도록 이끌어내는 것은 활동력 있는 청년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또한 모아진 의견들은 청년을 통해서만이 실행력을 갖게 되고, 이러한 의견이 정치에 반영된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마을공동체 뿐만 아니라 국가공동체 단위에서도 이 말은 통용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세상을 바꾸는 단 하나의 힘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하였습니다. 지난해 촛불 대한민국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의 ‘깨어있는 시민들’을 목격하였고, 어떠한 ‘계기’에 의해 조직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결과 박근혜 퇴진을 이끌어냈지만,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시민들을 일상적으로 조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이 마을(지역단위)에서 청년을 중심으로 주민들을 일상적으로 만나는 마을정치(풀뿌리정치)인 것입니다. 이는 오로지 청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마을활동가 양성 전문기관 필요

 -촛불정부, 문재인정부가 청년들을 위해 힘써야할 과제는?

 △아무래도 마을활동가이다 보니 청년마을활동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합니다. 촛불로 만들어진 앞으로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자치’, ‘복지’, ‘시민직접정치’입니다. 이를 하나로 모아내는 단어가 바로 ‘마을’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내년부터 마을 만들기 사업을 주요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마을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뚝심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마을 사업이 최소 10년을 내다보고 진행돼야하는 장기프로젝트임을 감안하면 마을만들기 사업은 비전을 가지고 뚝심 있게 이끌어나가는 청년활동가가 꼭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마을활동가를 전문적으로 키워내는 양성기관이 필요하며, 청년마을활동가에 대한 재정적 지원 또한 필요합니다. 현재 마을코디네이터 개념으로 마을활동가들에게 일정부분 활동비가 지급되고는 있으나 1년 계약직임을 감안하면 청년 일자리 개념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지방분권과 자치를 요구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마을이라는 개념의 새로운 지방행정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꿈을 잃은 청년세대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마을활동가에 대한 안정적인 활동여건 마련 이외에도 삶의 가치와 목표를 잃고 살아가는 청년에 대한 강연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이 아닌 실패의 일부분을 사회에서 분담해주는 제도 등의 마련을 통해 청년들이 꿈꿀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지금 본인의 꿈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잘난 사람들이 모여 잘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부족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삶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역할들을 해나가는 마을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밝히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나가고 싶습니다.

▶장현규 청년을 만나는 방법

연락처 : 010-8742-7117

이메일 : lifepoli@hanmail.net

인스타 : instagram.com/jang.kuu

페이스북 : facebook.com/PuJinGOOD

서일권_옹달샘 <광주청년센터the숲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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