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시민이 찾아낸 3가지 오류’ 지적 후속책
광주시 “자문 통해 수정 결정, 5·18 이전 완료”

▲ 지난 2015년 5·18민주광장으로 돌아온 시계탑. 영문 안내 문구 일부가 잘못돼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5·18을 상징하는 시계탑의 영문 안내 문구 중 오기 표현들이 전부 수정될 예정이다. 본보는 지난 보도, ‘5·18 시계탑 민망 English’(3월23일자 5·18 ‘시계탑’ 민망 English)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수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광주 시민 김지현 씨가 5·18 시계탑의 안내 문구를 읽다가 영문 표현 가운데 띄어쓰기, 문법, 잘못된 단어 선택 등 총 3가지 오류를 찾아냈다.

안내판에 새겨진 10개의 문장 가운데 3개 문장에서 오류가 발견되자 “5·18의 역사적 장소에 오류가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수정 요구가 빗발쳤다.

또 “관에서 제공하는 영문 번역의 심의 기구”의 필요성도 제기됐었다.

이후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실은 문제점을 확인하고 수정 절차에 돌입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세 가지 지적사항을 모두 수정키로 했다.

오류 중 하나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있었고, 수정 결정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1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기사를 통해 오류들을 확인하고, 수정 절차에 돌입했다”며 “올해 5·18 주간 이전에 수정 작업을 끝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시계탑 복원 사업을 맡은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실은 안내판의 오류가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띄어쓰기’와 ‘임을 위한 행진곡(Marching for our Beloved)’ 영문 표기는 안내판 시공사에 원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바로 수정이 결정됐다.

하지만 문법오류로 지적된 문장 ‘시민들은 이 시계탑을 기억하였고, 이 시계탑이 제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믿었다(They believe that the tower should return to its original location)’에서 ‘수동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재고됐다.

단어 ‘return’에 ‘되돌리다(능동)’와 ‘되돌아오다(수동)’ 두 가지 쓰임이 모두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재차 원어민 자문과 번역가 자문 등이 이뤄졌다.

결국 시민이 지적한대로 ‘수동’ 표현이 문법적으로 더 타당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시계탑 안내판 제작 과정에서 당시 영문 번역 자문을 맡았던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도 “능동과 수동 표현 두 가지가 모두 가능하다”면서도 “주어가 사물인 만큼 수동 표현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 쓰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능동태도 가능하지만, 읽는 사람들 입장에서 어색할 수 있다면 수정하는 데 동의한다”면서 “다른 오류들이 수정되는 과정에서 해당 문법도 수정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계탑 오류를 찾아내고 문제 제기에 목소리를 보탰던 김지현 씨는 “잘못된 부분이 바로잡아 지게 돼서 기쁘다”며 “다른 5·18 표지석의 설명문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보완될 수 있도록 별도의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계탑’은 5·18 당시 역사의 현장에서 모든 것을 지켜봤던 상징으로서 광주 서구 농성광장에서 5·18민주광장으로 2015년이 되어서야 제 자리를 찾았다.

금남로에 있었던 시계탑을 원래 자리로 옮겨와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복원 과정에서 안내판 등이 설치됐고 오후 5시18분이 되면 5·18을 대표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게 됐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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