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기 작동 관리·영화 재생 등 담당
“다양성 간직한 독립영화, 많이 봐주시길”

▲ 배우 이세영씨와 김강산(오른쪽) 청년.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철학을 전공한 광주독립영화관(GIFT)의 영사기사 김강산입니다. 약간은 게으르지만 대체로 부지런하고, 세상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화보고 음악듣고 여행하고, 맛있는거 먹고, 맛있는 술 마시고, 즐겁고 재밌는 공간과 장소 사람을 만나길 좋아하며, 때때로 충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가죽공예를 취미로 즐기고 있구요, 요리라든지 술이라든지 그런 먹거리들에도 관심이 많아요. 특히 고기를 잘 굽습니다. 스테이크를 끝내주게 잘 만들어요. 출퇴근 수단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도 좋아합니다. 광주로 이사를 오고 나서는 광주 지리를 잘 모르겠어서 출퇴근만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시간내서 담양에 한번 다녀올까 하고 있어요. 아, 그리고 요새는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이 종영해서 아쉬워 하고 있는 와중이네요.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영사기사로 일하시는데요. 광주독립영화관은 어떤 곳인가요?

 △광주독립영화관은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 전용관 지원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화 라고 하는 것은 결국 주로 ‘상업영화’들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상업영화 뿐만아니라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으며, 이러한 영화들은 개봉관을 구하지 못하거나(개봉엔 성공을 했지만, 전국적으로 10개권 정도에서만 개봉을 한다든지, 극 소수의 독립영화 전용관에서만 개봉을 하는경우) 혹은 개봉에 성공하지 못하거나(배급사를 만나지 못한다든가, 단편이라서 단독 개봉이 어렵다든가, 금전적인 문제라든가 등등 여러 난관을 만나면 개봉을 못하곤 합니다.) 하는 여러 이유들로 우리들은 상업영화가 아닌 영화는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관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정도로 한정돼 있는데요, 다양한 작은 규모의 영화관들이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사라지고, 통칭 빅3라고 부르는 3대 극장들만이 성업하고 있는 와중에, 상업영화가 아닌 영화를 특히 국내에서 제작된 독립영화를 중점적으로 상영하는 독립영화 전용관 입니다.
 
▲자본에서 독립, 다양성 간직한 영화들
 
 -독립영화라고 하면 어떤 영화를 말하는 건가요?

 △‘독립영화’를 생각을 해보려면, ‘독립문화’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독립문화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의미로 불리게 됩니다. 문화 그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자본과는 별개로, 권력과는 별개로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문화적인 것을 만들고 즐기는 것들을 ‘독립문화’라고 지칭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독립출판, 독립영화, 인디뮤직 등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여 독립영화라고 하면 상업영화와는 궤를 달리하며, 처음부터 개봉관에서 상영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고 하는 상업영화와는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다릅니다. 독립영화의 경우 상업영화에서 흥행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제작하지 않는 시나리오나 작품들도 감독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 질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보통 보고 즐기는 대중문화적인 어떤 것들과는 다르게 보통은 만나볼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문화적인 즐길거리를 생산해 주고 있는 것이지요. 이는 문화적 다양성을 기르게 되고요, 이는 다시 대중문화의 밑거름이 되어 조금 더 다양한 음악, 책, 영화 등등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문화의 저변을 넓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자본으로 부터 독립되어 제작되는 대중문화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다양성을 간직한 영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광주독립영화관.
 
 -광주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의 역할,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른가요?

 △광주극장의 경우 예술영화 전용관이라고 한다면 저희는 독립영화 전용관입니다. 이는 서로 비슷하며 다른데요. 예술영화에 독립영화가 포함되기도 하고 독립영화에 예술영화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로 겹치는 프로그램도 많고 비슷한 영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영화관에서 보기 힘든 작품성 있고, 귀한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영화관은 공통점을 지닙니다만, 광주극장 예술영화의 경우 외국 작품도 많이 상영하는 반면, 광주독립영화관은 한국의 독립영화를 중점적으로 상영하는 점에서 다릅니다.
 
 -영사기사라니 영화 ‘시네마천국’이 생각나요. 낭만적인 직업 같은데요.

 △영사기사는 낭만적인 직업이 맞습니다. 주로 영사기의 작동과 관리를 하고, 이는 영화를 제 시간에 볼 수 있게 켜고, 끄고 하는 일부터, 렌즈나 필터 서버 엠프 콘솔 등등의 장비들의 유지하고 관리하며 보수하는 일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시네마 천국에 나오는 필름형 영사기는 이제는 보기 힘든 유물이 되어가고 있어서 시네마 천국과는 다른 환경에서 영사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DCP(Digital Cinema Package의 약자)로 영화를 상영하게 되는데요. 이 DCP를 영사기에 넣고 관리하고 영화를 재생하는 일이 제가 주로 하는 일입니다. 추가적으로 영화가 DCP형태로 오지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직접 DCP로 변환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전국적으로 DCP변환작업을 직접하는 영사기사는 10명이 채 안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보통 본사 혹은 배급사에서 DCP를 변환해 가져오고요. 이러한 일을 영화관의 영사기사가 직접하기 보다는 본사 배급팀에서 모든 사전작업을 해 보내주기 때문에 영사기사가 DCP를 만들 일은 거의 없습니다. 더욱이 지금이야 개인용 컴퓨터로도 변환이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DCP변환용 서버로 작업이 가능했고 보통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해서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컴퓨터 성능의 발달로 인해 저는 직접 변환을 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내수공업 DCP를 보고 계시는 겁니다. 제가 정성을 듬뿍 담아 만든 DCP로 상영을 하니 영화를 보러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사기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영사기사를 소개한다면? 또, 영사기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영사기사는 낭만적이고 좋은 직업입니다. 빅3라고 불리는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등의 멀티 플렉스에서 하는 일은 저처럼 규모작은 독립영화관이나 작은영화관에서 하는 업무 량보다는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만, 멀티플렉스는 모든 작업이 자동화돼 스케쥴만 짜 놓으면 영사사고 나기 전에는 쳐다도 안봐도 영화가 잘 돌아가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일이 없을 수도 있지요. 보통은 앞서 말한 빅3의 영화관에서 영사기사 밑에서 보조하는 형태로 일을 하다 보면 본사에서 교육을 지원해주고 그렇게 지원을 받아서 영사기사가 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아니면 개인적으로 서울에 위치한 ‘더팩’이라고 하는 영사기사 학원에서 수강료를 내고 배워도 됩니다. 1년에 2번 있는 영사기능사 시험을 통해 영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면 정식으로 영사기사가 되시는 거구요. 필기와 실기를 모두 통과해야 됩니다. 필기의 경우 영화의 기본적인 원리와, 전기, 그리고 디지털 시네마의 구성요소 등에 대해서 공부하고 시험을 봐야 하고요. 실기의 경우 예전엔 필름영사기의 상영과 디지털 영사기의 상영으로 나누어진 실기를 치루었는데, 지금은 디지털 영사기의 상영만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바코 영사기와 크리스티 영사기로 시험을 봅니다. 요약하자면 영화관에 영사기사 보조로 취직하신 후 교육비를 지원받아 더팩 학원에서 배우시고 시험을 보아 합격하시면 국가기술작격증을 취득하여 정식 영사기사가 되실 수 있겠습니다.
 
▲1년에 두 번 영사기능사 자격시험 있어
 
 -추천할 만한 독립영화가 있나요?

 △올해 개봉한 영화를 기준으로 ‘파란입이 달린 얼굴’, ‘소공녀’, ‘살아남은 아이’, ‘카운터스’, ‘죄많은 소녀’ 정도를 추천드립니다. ‘파란입이 달린 얼굴’은 장애인 오빠를 둔 여자주인공의 억척스러운 삶에 대한 이야기이고, ‘소공녀’는 돈은 없지만 취미를 포기할 수 없어 집을 포기한 여자의 당찬 취미생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살아남은 아이’는 내 아들이 살려준 아이라고 생각하여 챙겨주고 잘 대해준 아이가 숨겨온 충격적인 비밀과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이고, 러닝타임이 굉장히 긴 편에 반해 극적인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굉장한 연기력과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카운터스’는 일본에서 혐한시위에 대해 혐오표현금지법이 제정되도록 한 사회운동의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다룬 다큐입니다. 다큐답지 않게 빠르고 즐거운 탬포로 진행되기에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사회운동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죄많은 소녀’는 지역영화 감독님이 하신 말씀으로 대체하겠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독립영화다. 강추!!” 현재 광주독립영화관에서는 ‘살아남은 아이’와 ‘죄많은 소녀’를 상영중에 있으니 시간표를 확인하시고 많이많이 보러오세요.

독립영화_살아남은 아이 포스터.
  
 -남은 2018년 계획은요?

 △하반기에는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구요. 그리고 영화관 컨설팅 사업 잘 해서 영화관의 영사 품질을 높이는데 신경을 쓸 거구요. 광주여성영화제와 광주독립영화제를 잘 치루고 싶습니다. 아마 DCP작업이 되지 않은 채로 오는 영화작품을 DCP변환을 신경써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가 있을까요?

 △‘수성못’이요. 하는 일마다 잘 안되고 좌절하고 그러면서도 결국 매일매일 일상은 이어지는 청춘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영화입니다. 보다보면 공감도 많이 되고 무언가 힘도 나고요. 비슷한 맥락에서 ‘소공녀’도 강력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김강산 청년을 만나는 법
 평일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광주광역시 동구 제봉로 96(서석동 47-1) 6층 에 위치한 광주독립영화관 GIFT에 오시면 만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kksan@naver.com으로 연락주세요.
문정은 <광주청년센터 더숲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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