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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앞둔 11일, 광주서 ‘동물위령제’
광주녹색당 충장로우체국서
복날 희생 동물 위로 명복 빌어
“공장식 축산 문제 생각해야”
김현 hyu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7-11 14:44:46

“지금까지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돼왔던 복날. 이날 하루만큼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충장로에 개, 닭, 소, 오리, 토끼들의 영정사진이 걸렸다. 일동 묵념. 손에손에 국화 한송이 씩 들고 동물들에 대해 심심한 위로와 명복을 빌어본다.

광주녹색당은 초복을 하루 앞둔 11일, 광주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동물위령제’를 진행했다.

일년 중 가장 덥다는 초복·중복·말복 삼복날에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보양식을 먹는 이른바 ‘복달임’ 문화로 인해 희생당하는 동물들을 위로해보자는 취지다.

이날 녹색당은 시민들을 향해 서서 위령문을 낭독했다.


“7월 12일, 내일은 초복입니다. 해마다 복날이 되면 무수히 많은 개와 닭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기력을 회복한다고, 혹은 그저 복날이니 관습적으로 개장국이니 삼계탕을 ‘보양식’이라며 찾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는 보양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지 못하며, 알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공장식 사육’에 대한 비판과 함께 우려도 나타냈다.

이들은 “복날 소비되는 닭과 개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자들은 닭과 개를 공장식으로 찍어져 나오는 물품처럼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온갖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밀집 사육을 하는 환경에서는 한 개체의 질병이 삽시간에 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위령제 도중, 희생당한 동물들을 향해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장식 축산은 동물만 아니라 사람의 건강과 목숨, 심지어 환경마저 위협하고 있다”며 “공장식 축산 시설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폐수와 전염병으로 인한 생매장은 땅과 물을 오염시키며, 항생제를 성장 촉진과 병 예방을 위해 다량으로 쓰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 및 내성 전이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또 “(2017년 기준)우리는 1억 6000만 마리의 닭, 760만 마리의 오리, 1004만 마리의 돼지, 590만 마리의 소와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양식이 되기 위해 길러진다”면서 “우리는 이 땅에서 함께 사는 이 생명들이 잔혹한 방식으로 길러지며 도축된다는 사실을 부족하나마 하루라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해 위령제를 지낸다”고 밝혔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김종필 팀장은 “농경시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자 동물을 섭취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농경사회에서 벗어났고, 동물을 섭취하지 않더라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며 “오히려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수많은 사회적 비용이 커져가고, 건강마저 헤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초복은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되는 날로, 이날 하루만큼은 우리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위령제 참석자들은 이후 동물 영령사진을 각자 들고 충장로 일대를 한바퀴 행진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인류를 위해 희생한 생명들이여 가련한 그 넋을 위하여 묵념하고 명복을 축원하노라.”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광주녹색당 위령문 전문

7월 12일, 내일은 초복입니다. 해마다 복날이 되면 무수히 많은 개와 닭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기력을 회복한다고, 혹은 그저 복날이니 관습적으로 개장국이니 삼계탕을 ‘보양식’이라며 찾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는 보양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지 못하며, 알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복날 소비되는 닭과 개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자들은 닭과 개를 공장식으로 찍어져 나오는 물품처럼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온갖 학대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닭들은 A4용지보다 작은 배터리 케이지에 갇혀 제대로 걸어본 적조차 없고 날개 한 번 펴보지도 못한 채 생후 한 달이 되면 죽음을 맞습니다. 또한 닭들은 죽기 전까지 가스와 먼지, 배설물 등 비위생적 환경 속에서 생활하게 되며, 더러운 환경에 의한 병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받게 됩니다. 이러한 환경은 닭들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하며, 서로를 공격하는 데 이르게 합니다. 결국 닭을 대량 생산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마취조차 없이 부리를 잘라버립니다.

이렇게 밀집 사육을 하는 환경에서는 한 개체의 질병이 삽시간에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정부의 빅데이터 분석결과 10만 마리 이상의 닭·오리를 기르는 공장식 축산 농가가 조류인플루엔자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농가에 비해 500배 이상 높았습니다. OECD 역시 한국의 조류인플루엔자나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의 원인으로 공장식 축산을 꼽기도 했습니다.

2016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로 희생된 닭과 오리는 3,787만 마리에 이릅니다. 이중에는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미명 하에 죽어간 생명도 무수히 많습니다. 말이 예방적 살처분이지 실상은 발병 농가 3km 안 주변 농가의 닭과 오리를 병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생매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방적 살처분을 거부하고 이후 잠복기간이 지나도록 발병하지 않아 달걀의 출하를 허락받은 동물복지 양계농장도 있었습니다. 이는 공장식 축산과 정부의 정책이 동물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입니다.

닭과 오리뿐만이 아닙니다. 소와 돼지를 비롯한 모든 가축이라 불리는 동물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소와 돼지는 고기의 맛을 좋게 한다는 이유로 마취도 없이 거세당하며 낙인이 찍힙니다. 젖소는 사람들에게 우유를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출산을 강요 당합니다. 또한 돼지는 강제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자신이 낳은 새끼에게 편하게 젖도 못 먹일 정도의 더럽고 비좁은 공간에서 사육됩니다. 결국 비좁고 더러운 환경에 처한 소와 돼지는 쉽게 병에 걸리게 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항생제를 맞추지만,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구제역이라는 전염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렇게 발병한 2010년 구제역 때는 350만 마리의 소와 돼지가 생매장 당했습니다.

이러한 공장식 축산은 동물만 아니라 사람의 건강과 목숨, 심지어 환경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공장식 축산 시설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폐수와 전염병으로 인한 생매장은 땅과 물을 오염시키며, 항생제를 성장 촉진과 병 예방을 위해 다량으로 쓰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 및 내성 전이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공장식 축산의 문제가 심각함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비용만을 계산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무수한 닭과 오리가 죽을 때에도 계란 값이 비싸진다는 이야기가 연일 방송에 보도되었어도 그저 전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간 생명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적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매년 복날이면 개 식용과 관련해서 여기저기서 논쟁이 일어나는데 일각에서는 차라리 제도화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개의 사육, 도축이 잔인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게 문제라면 제도화하여 해결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육견 사업의 제도화는 끔찍한 환경에서 살다 죽는 개들의 환경 개선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개 식용이 제도에 편입되면 이는 환경의 개선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사육 환경이 그대로 법적 승인을 받는 일일 뿐입니다. 그러니 개를 위해 식용을 제도화하잔 말은 이미 법과 제도를 통해 합법적으로 학대당하는 다른 농장 동물들의 환경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기만일 뿐입니다.

우리는 (2017년 기준으로) 1억 6천만 마리의 닭, 760만 마리의 오리, 1004만 마리의 돼지, 590만 마리의 소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양식이 되기 위해 길러집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함께 사는 이 생명들이 잔혹한 방식으로 길러지며 도축된다는 사실을 부족하나마 하루라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해 위령제를 지냅니다.

“인류를 위해 희생한 생명들이여 가련한 그 넋을 위하여 묵념하고 명복을 축원하노라.”
2019. 07.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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