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주최 1년여 논의에도 협의 난항
들불사업회 “광주시·국토부 협조 절실”

 재개발로 인해 철거될 운명인 광주 최초의 노동야학의 본거지 ‘5·18 현장’ 광천시민아파트를 보전하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조합 측과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광주 서구는 지난해부터 광천시민아파트 보전, 기념사업 등과 관련 재개발조합,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윤상원기념사업회와 4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광천시민아파트는 광주 최초 연립주택 아파트로, 현재는 광천동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에 포함돼 철거를 앞두고 있다.

 1980년 5·18민중항쟁 당시 최초의 민중언론 ‘투사회보’가 제작됐던 곳으로, 광주 최초의 노동야학이 활동한 자리라는 의미와 함께 건축사 적으로도 의미가 있어 보전하자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구청이 마련한 간담회에선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18단체들은 아파트 전체를 존치해 보전하는 ‘원형보전’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재개발 계획 가운데 공원 부지를 현재 광천시민아파트 부지로 변경해야 해, 조합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단계에서 계획을 변경하기 위해선 각종 심의·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해 시간적·경제적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언론보도를 통해 ‘개발방식 변경을 통해 아파트 일부를 보전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혼란이 커졌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 김상호 상임이사는 “광천시민아파트 일부 벽면을 옮겨 전시하는 방안에 대해선 논의된 바 없다”면서 “단체들은 건물을 그대로 원형보전하자는 입장을 변경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협의가 참 쉽지 않다”며 “구나 개별단체에서 정리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책임있는 광주시나 국토부가 협조해서 원형보전을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구청 관계자는 “광천동 재개발을 순환개발방식에서 전면개발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지만, 광천시민아파트 보전 논의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며 “서구는 광천시민아파트 보전이 5·18광주민주화정신을 지키는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협의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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