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비정규직 1243명 설문 발표 기자회견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노동자 단체인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8일간 비정규직 당사자 1243명에게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3년 평가와 새해 소망, 노동조건 등을 분석하기 위한 설문조사였다.
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6.7%(매우 잘못하고 있다 33.1%,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 43.6%)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3.3% (매우 잘하고 있다 1.7%, 잘하고 있는 편이다 21.5%)에 비해 3.3배 높게 나타났다. 국민들 48%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비정규직 당사자 76.7%는 대통령의 노동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밝힌 것.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는 82.4%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으로 응답자의 70.6%가 ‘자회사 전환방식’이라 응답했다.
직장생활 전반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도 74.0%로 높았다. 만족스럽다는 응답(26.0%)의 2.8배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저임금(34.4%)과 고용불안(28.2%)을 꼽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정규직은 49.2%로 이는 직장갑질119가 지난 10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갑질 실태조사 결과(귀하는 지난 1년 동안 아래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해 경험해본 적이 있었습니까? 폭언/폭행, 모욕/명예훼손, 따돌림/차별, 강요, 부당지시)의 평균 응답 값인 2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괴롭힘 수준을 물어본 결과 심각하다는 응답은 67.0%로 나타났다. 지난 1년 간 비정규직 노동자 절반이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고, 그 중 2/3가 심각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결과다.
직장 내 괴롭힘과 산업안전 문제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이 63.5%(별로 안전하지 않다 47.6%, 전혀 안전하지 않다 16.0%)였고, 안전하다는 응답이 36.5%(매우 안전하다 3.1%, 어느 정도 안전하다 33.3%)였다. 죽음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로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택한 응답자(54.4%)가 가장 많았다.
‘근로기준법’이 지켜지고 있다는 응답은 44.8%(매우 잘 지켜지고 있다 3.1%,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는 편이다 41.7%)였고,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55.2% (별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편이다 41.7%,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13.5%)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열 명 중 9명 이상이 한국사회에 대해 불평등한 사회라고 응답했고(92.5%), 평등한 사회라는 응답이 7.5%에 지나지 않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열 명 중 7명은 한국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69.7%) 또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 공약을 일부만 지키고, 친재벌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응답이 34.8%였고, 노동존중 공약을 다 지키지는 못하겠지만 친노동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응답은 33.8%로 나타났다.
한편 ‘비정규직 이제그만’은 오는 2월8일 광화문 광장에서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2차 촛불행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황해윤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