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 출입·관리 문제 이유…대학원생·교수만 허용
-학생들 “엄연한 우리 공간…의견도 듣지않고 막아” 반발

전남대 사회과학대학이 주말 대학원생과 교수를 제외한 일반 학생들의 대학 건물 출입을 막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학생들은 “학교는 학생들의 공간”이라며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회과학대 측은 외부인의 무분별한 출입, 건물 내 관리 등을 이유로 출입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6일 전남대 사회과학대에 따르면, 지난 11일 사회과학대 내 각 학과실에 “전 출입문에 보안장치를 보수하는 작업이 완료되면 앞으로 주말에는 학부생들의 출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통보했다.

사회과학대 건물은 별관까지 8개 출입문이 있는데, 대부분 무인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어 늦은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는 문이 자동으로 잠기게 돼있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쪽 출입문 등 2곳만 이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주말에 건물 내 볼 일이 있는 학생들이 출입문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대학 측이 최근 여기에도 잠금장치를 설치는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즉, 주말에도 모든 대학 출입문이 자동으로 잠기게 된다는 것. 이렇게 되면 출입용 보안카드가 없는 학생들은 자유롭게 학교 건물을 드나들 수 없다.

건물 내 개인 연구공간이 있는 교수나 대학원생, 근로장학생과 같은 ‘특별한’ 사유가 있어 보안카드를 지급받은 일부 학생만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만일 건물 안에 물건을 찾아야 하거나 급한 볼 일이 있다면 대학본부 내 경비업체에 전화를 해야 건물 출입이 가능하다. 이 역시 건물을 한 번 빠져나오면 문이 잠겨, 다시 들어가려면 또 전화를 해야 한다.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출입 통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학대 행정실은 “주말 문을 열어놓으면 외부인이 들락날락해 주말에 나오신 교수들이 불편해 한다”며 “폐지를 줍는 분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아무나 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커 주말 건물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런 학교 측의 ‘주말 출입 제한’ 통보에 학생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학생들의 불만을 종합하면 한 마디로 “이해가 안 된다”였다.

사회과학대 건물 내에는 강의실, 교수연구실도 있지만, 학생들의 공간인 학생회실, 세미나실, 독서실 등도 마련돼 있다. 외부인 출입, 관리 문제를 들어 “엄연한 학생들의 공간인 학교에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사회과학대에 재학중인 박모 씨는 “학교 측은 주말 안전문제, 외부인 출입, 관리가 잘 안 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아예 주말에는 출입을 금지시키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학생들의 출입은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학교 측은 학생을 학교의 주인이 아닌 관리·통제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회과학대 학생회에 따르면, 전날 김용철 사회과학대학 학장과 학생회가 만나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김 학장은 “정당한 사유가 아니면 (학생들의)출입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회 한 관계자는 “학장이 말한 정당한 사유라는 것이 대체 무엇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 사유도 학장님 개인의 기준인 것 같다”며 “학장님은 공부를 하려면 도서관에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학생들이 공부만을 위해 학교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지만 주말 도서관에 자리 맞추기도 쉽지 않아 비싼 돈을 내고 커피숍을 가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학생은 “명색이 사회과학대라는 곳에서 학교 내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과 대화 한 번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면서 “가장 사회과학대학스럽지 못한 모습”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불만에 대해 학교 측은 “애들이 뭔가 착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생들은 원래 (주말에도 출입이)안 되는 것이었다”는 것.

사회과학대학 행정실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다.

“원래 모든 출입구에 잠금장치를 설치해야 하는데, 한 곳은 장애인 출입 때문에 개방을 해놓은 것이었고, 다른 한 곳은 학생들이 잠금장치가 작동하지 않게 문을 엇갈리게 해놔 이곳들을 통해 학생들이 왔다갔다했던 것이다. 정상대로 하면 모든 출입문이 주말에는 잠겨야 하고, 이번 보수작업은 원래대로 하려는 것일뿐 기존의 들어오게 개방했다가 못 들어오게 했다거나 하는 차원이 아니다”는 것.

이 관계자는 “학생들이 주말에 (학교를)이용할만한 것이 없다. 강의실이 다 잠겨있지 않나. 공부하려면 도서관이 열려있다”면서 “우리 대학은 교수연구실이 붙어있어 교수들의 불편 때문에라도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의무도 있다”며 “예를 들어 마지막 학생이 불이나 에어컨을 다 켜놓고 가면 누가 이를 관리하나. 그런게 통제가 안 돼서 제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