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최후통첩에도 ‘묵묵부답’ 일관
-장휘국 교육감 결국 ‘직권공고’ 철퇴

신입생 모집전형에 ‘면접선발권’을 요구하며 광주시교육청과 대립각을 세웠던 숭덕고등학교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이 성적제한까지 없앤 전형안으로 ‘직권공고’했다.

14일 광주시교육청은 “모집전형 공고 기한인 오늘(14일) 오후 6시까지 숭덕고에 기존 방식대로 공고하지 않으면 성적제한을 폐지해 교육감 직권으로 공고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학교 측이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며 “이에 장휘국 교육감이 직권공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인 숭덕고는 그동안 중학교 내신 30% 이내에서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해왔지만, 내년도 모집전형에는 ‘자기주도형 전형’을 포함해 달라는 요구를 시교육청에 해왔다.

이는 중학교 내신 30% 이내에서 1.5배수를 선발한 뒤 면접을 통해 학생을 최종 선발하는 방식이다.

숭덕고는 이러한 방식이 포함된 전형안을 지난 5월부터 시교육청에 제출해 왔지만 번번히 반려당했다.

“숭덕고 자사고 지정 요건에는 면접선발권이 포함돼 있지 않은데다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할 경우 성적 위주로 학생을 골라 뽑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시교육청은 신입생 모집전형 법정 공고일인 14일 이전까지 면접선발권을 뺀 기존 방식대로 전형을 공고하라고 숭덕고에 요청했으나, 숭덕고가 고집을 꺽지 않자 이날 “전형을 시간 내 공고하지 않으면 성적제한을 없앤 전형안을 교육감 직권으로 공고하겠다”는 공문을 학교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냥 ‘직권공고’만으론 숭덕고가 끄덕하지 않자 더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숭덕고에 대해 장 교육감은 ‘중학교 내신 30% 제한 폐지’라는 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숭덕고는 성적에 상관 없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고, 학교는 추첨을 통해 신입생을 뽑게 됐다. 송원고와 같은 방식이다.

자사고 지정 요건에 없는 ‘면접선발권’에 목매다 자사고 지위가 위협받게 된 숭덕고는 이날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권공고’가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인 만큼, 자칫 이번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