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방문…조영표 의장 “26일 임시회서 논의할 것”

▲ 21일 유치원연합회가 누리과정 유보금을 풀어 유치원 누리과정을 지원해달라며 광주시의회를 항의방문했다.

 누리과정 예산 지원 중단으로 운영난이 임박한 유치원연합회(이하 연합회) 광주지회가 광주시의회를 방문 “시의회가 유보해둔 누리과정비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라며 요구했다.

 21일 유치원연합회는 조영표 광주시의회 의장을 찾아가 “이달 열리는 임시회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다시 세워달라”라고 요청했다.

 이날 유치원연합회의 항의방문은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연합회 소속 유치원 원장들은 누리과정 미지원으로 교사들의 월급이 체납되자 이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가졌는데, 뾰족수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일부 회원들이 “시의회가 묶어둔 유보금을 풀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제기해 항의방문에 나선 것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금 몇몇 유치원들은 월급날짜가 지났는데도 지급을 못해 교사들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 여기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은 급한대로 일단 시간을 벌었다. 지자체가 누리과정비를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에 예탁하고 카드사가 이를 정산하는데, 최근 정부와 협약을 맺은 카드사가 특약사항으로 2달치를 선납하기로 결정해 어린이집은 3월까지 보육대란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유치원은 시교육청이 누리과정 비용을 부담하는데, 지난해 광주시의회가 이미 편성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유보금으로 묶는 바람에 집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8일 시교육청이 시의회에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598억 원 재의를 요구했지만, 안건에 회부조차 않으면서 유치원연합회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연합회는 이날 조영표 시의회 의장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오는 26일 열리는 임시회에서 유보금으로 편성한 누리과정 예산을 다시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시의회가 이를 거부할 경우 항의농성을 풀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유치원 원장은 “최근 어린이집은 일부 지원이 된다고 하니 학부모들이 다시 어린이집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교육부와 시교육청간 갈등이 풀리지 않으면서 우리들만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광주의 경우 시교육청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했지만 시의회가 어린이집 표를 의식해 예산을 묶어놨다”며 “유치원 보육대란에 대해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항의방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치원장은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시의회는 예산을 묶어두고 유치원의 아픔을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누리과정 문제를 풀지 않으면 내일은 우리가 아니라 유치원 교사들이 항의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항의 방문은 조영표 의장이 이달 임시회에서 누리과정 유보금 향배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끝이 났다. 조 의장은 “정부가 누리과정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불똥이 떨어진 데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다만 형평성 차원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모두 지원받아야 한다고 판단해 예산을 묶어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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