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주관 1차 토론회…‘돌봄교사 처우’ 쟁점
“학부모·학생 만족도 크나, 내실화 퇴색 이유?”

▲ 16일 광주교육과학연구원에서 초등돌봄교실 정책토론회(1차)가 열렸다.

 초등돌봄교실이 지난 12년 간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돌봄교사 해고사태’ 등 절망적인 상황을 반복하고 있어 내실화를 위해서는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지역 초등돌봄교실은 2005년부터 운영됐다. 사회가 보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요구와 맞물려 여성들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입된 정책이다.

 그러나 돌봄교사들은 1년 계약직 고용 형태로 해고와 계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근무환경에서 일해 왔다. 2013년 돌봄교사의 신분이 교육공무직으로 전환됐지만, 이듬해인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돌봄교실을 확대하면서 초단시간·용역 여성비정규직이 대거 고용됐다.

 돌봄교사들의 근무환경은 개선되지 못한 채 오히려 벼랑 끝에 내몰린 것이다. 특히 올해는 1교실 당 학생 수를 20명에서 23~25명까지 늘리면서 교실 수는 줄었고, 교사들에 대한 처우는 더욱 나빠졌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16일 광주교육과학연구원 대강당에서 ‘학교·학생·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초등돌봄교실 정책토론회(1차)’를 열고 개선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서 쟁점은 ‘교육부 최고 정책으로 평가받으며 양적 팽창만을 거듭하고 있는 돌봄교실이 안정화 될 수 있는가’였다.

 

“성공사례? 근무환경은 전혀 달라지지 않아”

 현재 재직 중인 돌봄교사들은 현실적인 문제부터 짚었다.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송용란 영천초등 돌봄교사는 “돌봄교실이 교육부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그만큼 돌봄교사들이 애쓰고 노력한 결과”라며 “그에 비해 교사들의 근무환경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돌봄교사 자격은 유·초·중등교사나 보육교사 1, 2급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보육에 더해 행정 업무까지 하고 있다”면서 “자격을 갖춘 교사들을 교육의 주체로 활용하려 하지 않고 되레 교사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돌봄교사 김현미 공공운수노조 광주지부 돌봄분과장도 돌봄교실 안정화를 위해 가장 먼저 ‘돌봄교사 차별 해소’를 꼽았다.

 “초등돌봄교실의 운영주체가 광주시교육청과 용역업체(외주위탁)로 나뉘면서 학생과 돌봄교사에 대한 차별문제가 심화됐고, 계약만료 시점인 2월 집단해고가 양산됐다”는 것.

 돌봄교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용역교실은 학교안전공제회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학교의 무관심에 노출되며 특히 돌봄교사들은 고용불안과 각종 임금차별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김현미 돌봄분과장은 “돌봄교실은 학교에서 책임지고 운영하되 지역사회 연계는 담당 기관의 공공성과 투명성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와 체계가 형성된 이후 가능할 것”이라며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아이들을 지켜온 돌봄교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여성비정규직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현성 전 광주 지역아동센터연합회 사무처장은 “어른의 관점이 아닌 아이의 관점에서 돌봄을 바라봐야 한다”며 “숨통을 틀 수 있는 돌봄서비스”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20인 전후의 돌봄 인원을 최소 7~8인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며 “민간 돌봄기관을 기관 대 기관으로 동등하게 존중하고 돌봄교실과 공정한 경쟁을 가능하도록 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기계약직 전환 비정규직 차별 멈춰야”

 특히 교육청에는 “무기계약직 전환이 예고된 돌봄교사 근무를 하루 8시간과 5시간으로 분리해 노동자 간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차별 없는 고용을 지향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강수 광주교육정책연구소 소장의 진행으로 김옥희 광주교육정책연구소 연구원의 발제, 김성희 월산초 교장·김현성 큰솔학교 지역아동센터 대표·송용란 영천초 돌봄교사·김현미 문화초 돌봄교사·임진희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돌봄교실 위탁 운영을 폐지하고 올 하반기부터 무기계약직 돌봄교사를 선발해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근무 중인 돌봄교사들의 고용승계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우려가 크다.

 오는 23일에는 2차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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