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시교육청 앞 시위농성, 인사위 무산시켜
16개시도지부 동참, “비정규직 철폐, 전국적 관심”

▲ 17일 인사위를 앞두고 시교육청 앞에서 시위 농성 중인 돌봄 노동자들.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며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돌봄전담사들이 사실상의 ‘해고’ 협상테이블인 인사위원회 개최를 막아냈다.

이로써 당장 돌봄전담사들의 공채 여부가 결정되진 않겠지만, 교육청이 돌봄노동자들의 무기계약 전환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싸움이 길어질 전망이다.

교육청은 17일 오전 10시 청사 내부에서 인사위를 열고 돌봄노동자들에 대한 공개채용 일정과 세부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는 교육청이 인사위 심의사항으로 오는 8월경 계약이 종료되는 초등 돌봄전담사 134명의 해고를 공식화 하는 단계다.

이에 “조건 없는 무기계약 전환”을 요구해온 돌봄 노동자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청사 입구마다 포진해 인사위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한 시위에 나섰다.

교육청과 3차례의 교섭 등을 통해 ‘공채 여부에 대해 합의하기까지 인사위를 유보해달라’는 돌봄노동자들의 의견이 묵살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전국 교육공무직 16개시도지부 60여 명의 조합원들이 광주시교육청으로 달려와 투쟁에 동참했다. 광주 돌봄노동자들의 투쟁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림에 따라 ‘비정규직 투쟁’이라는 결의에 힘이 실렸다.

시위 과정 중 교육청 관련 부서 직원들이 청사 내 진입을 시도하면서 출입문을 지키던 돌봄노동자들과 대치 상태에 놓였다.

교육청 직원과 돌봄노동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돌봄노동자 2명이 부상을 입어 입원 중이다.

결국 40여분 만에 교육청은 인사위가 무산됐음을 알려왔고, 돌봄노동자들도 각 출입문에서 시위 농성을 종료했다.

이어 교육청 정문 앞에 집결한 돌봄노동자 100여 명은 결의대회를 열고 “작은 승리지만, 해고 값지고 소중한 승리”라며 “교육청이 또 다시 인사위를 강행하더라도 끝까지 무기계약 전환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 2월 초등 돌봄교실은 위탁 운영에서 교육청 직영으로 전환됐지만, 돌봄전담사들을 6개월 한시채용하는 조건이 붙었다.

교육청(학교장)이 돌봄전담사를 직접 고용하게 되면서 돌봄전담사는 무기계약직 신분이 된다. 앞으로 공채(국어, 일반상식)를 통해 고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봄노동자들을 ‘공정한 경쟁’이라는 명분 아래 수천 대 일의 경쟁으로 내모는 것은 수개월, 수년간 일해온 직장에서 나가라는 말과 같다며 지난 10일부터 교육청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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