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취임 3주년 인터뷰

▲ 지난 6일 광주시교육청에서 본보와 취임 3주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본보는 취임 직선 2기 3주년을 맞이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의 서면 및 대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3년에 대한 평가와 남은 1년에 대한 각오, 그리고 이슈로 떠올랐던 광주교육 현안들에 대해 질문했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외고, 자사고 등 ‘특목고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모든 학교가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학생들을 모집하고, 교육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사고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3배가 넘는 등록금과 보충수업비·특별활동비 등 부대비용 부담이 크다. 재정적 여력이 있는 특별한 가정의 아이들만 갈 수 있는 특혜라는 뜻이다. 우수한 학생을 한 줄로 세우기 때문에 여러 이유로 뒤처진 아이들은 열패감을 갖고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또 외고나 자사고를 가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으로 달려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광주의 유일한 자사고인 송원고는 성적 30%의 선발 효과 누리는 것을 폐지했기 때문에 일반고 전환에 대해선 학교 판단에 맡겨볼 계획이다.

 

“송원고 일반고 전환, 학교 판단 맡길 것”



 -무상급식·희망교실 확대 등 보편적 복지를 강조해왔는데.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당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6200여 개 희망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희망교실은 학생복지와 생활교육의 개념을 결합한 형태다. 교사가 자발적으로 멘토로 나서 교육소외 학생,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 기타 도움이 필요한 학생 등을 지원한다. 전용 카드를 발급받아 지원 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학교 무상급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지방교육재정문제로 인해 고등학교 초·중학교와 3학년에 한해 점심 한 끼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고등학교 1·2학년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차별 없는 교육복지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

 -학교 현장에선 비정상적으로 많은 비정규직이 양산돼 왔다. 상반기에 초등 돌봄전담사 고용 문제로 홍역을 치른바 있는데,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노조 측과의 갈등을 최소화하지 못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올해 2월 합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은 쌍방의 책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은 위탁 운영했던 초등학교 시간제돌봄전담사를 직영 전환하면서 교육공무직원 공개경쟁 채용 선발의 원칙을 지켜 나갔다. 지난 2012년부터 실시한 제도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따른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진통이 컸지만 결국엔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학교 통폐합 정책을 일방적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작은학교 살리기 공약과 배치되기도 하는데.

 △당사자들과 충분한 설득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는데 광주시의회에 의견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통폐합 안부터 발표돼 벌어진 일이다. 교육을 경제 논리로만 재단하는 정부의 학교 통폐합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앞으로도 작은학교들을 살려갈 것이다. 다만 학교 총량제라는 걸림돌이 해소돼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학교 재구조화와 작은학교 살리기 원칙을 함께 지켜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학교 재구조화는 학교 과밀화가 심한 광산지역에 여자고등학교 신설, 부족한 특성화고와 특수학교 설립이 목적이었지만, 걸림돌은 학교 총량제였다. 정부는 학교를 신설할 경우, 학교 폐교도 유도하고 있다. 학교 신설과 통폐합을 연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고, 학교 총량제 폐지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대학 입시 위해 존재하는 것 아냐”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선언이 있었다. 남은 1년, 광주교육의 정책방향을 이끌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지?

 △초·중등 교육은 대학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핵심역량을 키워 스스로 자기 진로를 설계하고, 희망의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확대해 나가겠다. 일반적으로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단계를 밟아 전체 학년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고교 내신 및 수능 절대평가에 대비해 고교학점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학교 안에서 개인맞춤형 선택교육 과정을 넓혀 나가고 학교를 권역별로 연계해 다양한 선택 교과목을 개설하는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을 내실화하면서 ‘광주교육공동체의 날’과 연계해 확대 운영하겠다.

 -교육부장관으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취임했다. 앞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상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하다.

 △앞으로 교육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경기교육감 시절부터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9시 등교 등 보편적 교육복지와 공교육 정상화 정책을 선도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통한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의 틀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특히 교육 사립학교법 개정·지방교육자치 확대·지방교육재정 안정화 등이 필요하다. 입시 위주 경쟁교육을 탈피한 상생교육의 틀을 만들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새로운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