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교밖·대안학교청소년 767명 지원, 전체 70%

▲ 지난 9일 광주공고에서는 올해 마지막 고졸 검정고시가 진행돼, 총 1131명이 지원했다.
 “결과요? 당연히 자신 있습니다. 열심히 한 만큼 결과로 나오지 않을까요?”

 광주의 한 대안학교에 재학 중인 채강훈 군은 지난 9일 광주공고에서 진행된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응시했다.

 채 군은 7교시까지 이어진 장시간의 시험시간에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 없이 시험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교육보다는 비교적 자유로운 면학 분위기의 대안학교라지만, 검정고시라는 길을 선택하고 준비해 온 노력을 자부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이 꿈이라서요. 기회가 된다면, 영화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 싶습니다. 영화만큼은 누구보다 많이 봤을 거예요.”

 입시를 준비하려는 채 군은 수시 전형에서 내신점수로 반영될 수 있는 검정고시를 택했다. 대안학교 학생들이 검정고시라는 방법 외에도 학력 인증이 되는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는 있다.

 “다른 친구들(공교육 학생들)보다 공부를 조금 덜 했을 순 있어요. 하지만 저는 학교 밖에서 여행을 많이 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러면서 처음 본 사람들과 친해지는 법을 배웠고요.”
 
 ▲도시락·간식 지원 등 응원물결…진로·진학 상담도

 공교육을 떠난 청소년들은 대안학교나 학교밖지원센터 등을 찾아 진학·진로를 찾기도 하고, 학원을 다니며 공부한다. 혼자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이들 대부분은 학력 인증을 위해 검정고시에 응시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고시 반세기, 반성과 미래전망(2013)’ 책자에 따르면, 검정고시 응시이유를 묻는 질문에 47.7%가 `졸업장을 받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올해 2회 광주지역 고졸 인증 검정고시 지원자 현황(광주시교육청 제공)을 살펴보면, 응시자 1131명 가운데 767명이 13세부터 19세까지의 청소년들이다. 지난 4월 진행된 1회 검정고시에서도 응시자 1141명 중 730명이 청소년이었다. 검정고시는 매년 두 차례 실시된다.

 원래 검정고시 제도는 정규 학업 이수시기를 놓친 만학도를 위해 도입됐는데, 이제는 청소년 응시생이 70% 정도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날 검정고시 보는 청소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광주공고 교문 앞에 대형 부스 한 동이 세워졌다. 광주시학교밖지원센터에서 간식, 점심도시락 등을 지원하고 간단한 상담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세운 것이다.

 광주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박윤범 정책운영팀장은 “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만 해도 이번에 200여 명이 검정고시를 치르게 됐다”며 “공교육을 떠나 공부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최대 규모로 모이는 자리인 만큼 센터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을 안내하고 소속감을 주기 위해 응원을 왔다”고 설명했다.
 
 ▲“교육권 박탈 않도록 차별 없는 정책 지원 절실”

 광주는 2014년부터 광주시를 비롯해 각 5개구별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 공교육을 떠난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운영 사무실을 두고 있을 뿐 실제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과 재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학교밖청소년인 A양은 “입시를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중학교 때 성적으로 원하는 학교로의 진학이 어려워 검정고시를 택했다”며 “막상 학교를 그만두고 공부를 하려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었다”고 털어놨다.

 A양은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이지 우리도 똑같이 하고 싶은 일도 있고 그 꿈을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학교를 다니지 않더라도 필요한 교육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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