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 수 감축’ 반발에 시교육청 4학급 유지키로
촉발은 “대안학교 전환” 주장…여론도 관심 커

▲ 광일고가 지난 10일 광주시교육청 ‘학급 수 감축 철회’를 촉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게재했다.
 광주시교육청이 광일고의 ‘학급 수 감축 철회’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논란은 일단락 됐다. 그러나 고교 신입생이 한해 2000명씩 감소하는 상황에서 광일고가 예측한 신입생 모집이 충족될 지는 미지수다.

 앞으로도 특수지(원거리) 학교이면서 ‘비평준화 일반고’인 “광일고의 입학생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상황. 이에 광일고 논란에 불씨를 당긴 ‘대안학교 전환’ 주장이 현실성 있는 대안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광일고 학부모들과 동문들은 지난 8일부터 “광일고가 광주시교육청의 대안학교 전환 요구를 거부한 이후 행·재정적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교육청은 최근 2018학년도 광일고 신입생 규모를 전년도보다 2학급 줄인 2학급으로 배정했다.

▲학생수 감소…비평준화고 신입생난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은 “지난해 광일고 학생 수 모집율과 올해 고교 신입생 수 감소 추세를 반영해 학급 수를 배정한 것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광일고가 요구하는 4학급을 배정할 순 있지만, 학교가 학생을 자체 모집해야 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광주 광산구 임곡에 위치한 광일고는 도심 외곽에 위치한 ‘특수지 학교’로 분류되며, 자체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비평준화 일반고’다. 시교육청이 직접 선발과 모집을 하는 일반고와 달리 비평준화 일반고는 지리적, 상황적 특수성을 고려해 학교장이 학생 선발권을 갖는다. 교육청이 지난 13일 광일고의 ‘학급 수 감축 철회’ 주장을 수용하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이미 학생 수 급감이 현실로 직면한 상황에서 광일고가 학급 수에 상응한 학생 수를 모집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 예측이 나온다.

 올해 초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6만7248명(2007년)에 달했던 초·중·고교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일반고 신입생 기준으론 전년도 1만6154명과 비교해 약 1868명 정도 감소했다.

 고교생 감소는 앞으로가 더욱 심각해 2017년 6만903명, 2018년 5만6291명, 2019년 5만1664명, 2020년 4만8461명으로 4년 새 1만4662명, 비율로는 23.2%가 줄어들 전망이다.

 신입생수가 급격히 줄면서 특성화고와 일반고에 이어 후순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비평준화고의 신입생 확보에 적신호가 켜진 이유다. 일반고 탈락자, 즉 입학 기준 커트라인도 과거 70%대에서 몇 년 전부터는 90%를 웃돌고 있다.

 줄어든 학생 수를 특성화고나 일반고가 대부분 수용하다 보니 비평준화 고등학교의 신입생을 차지하던 일반고 탈락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새로운 대안적 모델 찾아야”

 실제로 논란이 된 광일고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전체 학생 수가 916명→730명→445명으로 3년 새 반 토막이 났다. ‘보통과’를 운영하고 있어 비평준 일반고에 속하는 서진여고도 같은 기간 300명 이상, 숭의고 역시 200명 이상 학생 수가 감소했다.

 이에 일각에선 “어차피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광주의 비평준화 고교 3곳의 ‘부정적인 낙인 등 비교육적인 요소’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직업교육 특성화고나 대안교육 특성화고 전환이 대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동안 비평준화 일반고가 가져온 ‘제 2의 일반고’ 역할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새로운 대안적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평준화 일반고였던 광주 동명고는 대안형 특성화고로 변경하고 혁신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대안학교 전환을 강제할 수 없고 특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어렵다”면서도 “학교가 변화의 의지를 가지고 발전 가능한 모델을 찾아간다면, 예산 지원 등 회생 가능한 길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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