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교육, “어떻게 잘 놀 것인가?”
자율선택놀이 ‘프리데이’ “장소·친구 자유선택”

▲ 방림유치원 프리데이. 유치원 곳곳이 놀이터가 된다.
 “놀이가 곧 교육”인 유치원에서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잘 놀 것인가?”이다. 최신 놀이기구를 구비하고 선진적인 놀이 사례를 접목시키는 것만으론 답할 수 없는 물음이다. 유아의 ‘놀이욕구’를 반영한 교육과정 재구성이 가능하다면, 놀이 중심 교육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공립 단설 유치원인 ‘방림유치원(광주 남구)’은 혁신의 제 1과제로 놀이 중심 교육을 꼽는다. 자칫 특정 교육방법이 만능인 것처럼 소비될 수 있는 유아교육 시장에서 “공립으로서 균형감을 잃지 않겠다”는 선언이 깔려있다.

 가지고 있는 자원 안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내야 하는 한계도 있지만, 언제나 방향키는 ‘유아 중심’을 향한다. 방림유치원이 ‘놀이 중심 교육’을 최종 목표가 아닌 유아의 행복으로 가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이유다.

 방림유치원은 지난 1년 놀이 혁신을 수행했다. 2016년 예비혁신학교를 거쳐 작년 한 해 동안 혁신을 위한 초석을 다진 셈이다. 빛고을혁신학교 지정이 초·중등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방림유치원의 도전은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교직원협의회 따라 교육과정재구성에 접목

 1년 동안 진행한 교육과정협의회를 통해 시도된 방림유치원의 혁신은 공립 유치원에서 가능한 놀이 중심 교육을 제시했다. 특히 자율선택놀이인 ‘프리데이’는 방림유치원이 시도한 첫 놀이 혁신으로서 좋은 반향을 이끌어냈다.

 방림유치원의 프리데이는 말 그대로 자유로운 날이다. 이 날 만큼은 교실과 일상에서 벗어나서 다른 반 친구들과 어울리고, 유치원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놀이 터전을 발견할 수 있다. 매일 하던 일과를 없애고, 교실 간 보이지 않는 벽도 허물기에 가능한 일.

 프리데이가 시작된 건 놀이 혁신을 고민하던 교직원들이 “유아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자”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추진된 놀이 모델이다. 1차 시도에선 층별로 벽을 허물었고, 2차 시도부턴 유치원 시설 전체가 프리데이 공간이 됐다.

 방림유치원 장희경 혁신업무 담당교사는 “유치원은 초·중등처럼 학생들의 자치회가 없어서 유아들의 자율성을 보장할 형식적 개념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유아들이 가장 재밌어하는 놀이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 자발성을 키우는 게 프리데이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데이 날엔 교사들도 새로 만나는 유아들에게 제공할 다양한 놀이 기회를 연구하고 준비한다. 평소 수업시간엔 하지 않는 핑거페인팅이나 네일아트 같은 방법들이 동원되는 것. 올해부턴 프리데이를 캠프데이로 확장해 놀이에서 협력문화를 배우는 방식까지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의 놀이 욕구에 집중한 혁신이 가능했던 건 교직원협의 문화의 힘이 컸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회의는 월 1회 4주 계획을 몰아서 하는 대신 매주 수요일 학습공동체의 날과 교직원회의 등을 통해 협의 문화가 정착되고 있어서다.
 
▲“교사 간 협의문화 생활교육까지 영향”

 이를 위해 먼저 교직원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와 협력하는 연대의식이 필요했다. 방림유치원은 공간 혁신을 통해 자료실의 일부를 교사들의 수업나눔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또한 자연체험동아리를 꾸리고 모든 교직원이 숲 체험 등을 하고, 도자기 공예와 같은 전체교직원 연수도 다양화했다.

 교직원간 소통의 접점이 늘어날수록 교육과정재구성도 활기를 띄었다. 10개의 교육과정이 테마 별로 재구성되면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교과서는 없는 대신 교육과정은 갈래갈래 나뉜 유치원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교직원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방림유치원 양성숙 원감은 “일반적인 혁신학교처럼 4~5명의 업무지원팀이 가동되기 힘든 상황이어서 교직원 1인당 몇 명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혁신 업무를 하면서 업무량이 증가하고 많은 노력도 필요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더 행복해 하고 교사들의 만족도도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방림유치원 김경례 원장은 “특히 돌봄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변화가 크다”며 “교육과정 뿐 아니라 생활지도에서도 교직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 대응하기 때문에 바쁜 업무 가운데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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