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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올림픽 현수막 응원’이 불편한 이유
광주시교육청 공문…200여 학교 일제히 게시
“문구 박제화 아쉬워, 다양한 가치 토론돼야”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8-02-12 06:05:01

 광주시교육청의 요청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획일적인 구호를 못 박아 학교가 국가행사 홍보를 위해 동원되는 건 “구시대적 관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이 올림픽을 앞다퉈 기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행사 홍보에 학교까지 동원해 열올리는 것은 “지나친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더해진다.

 게다가 교육기관은 올림픽에 대한 양면성을 이해시키고, 다양한 가치를 학습하도록 이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공’이라는 획일화된 구호를 내세우면 “청소년의 가치판단을 침해할 수 있다”는 목소리에도 귀기울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1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시 관내 200여개가 넘는 초·중·고에 올림픽 홍보·응원 현수막이 내걸렸다. 교육청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관내 320개 학교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 방안’이라는 공문을 보내 올림픽 홍보 현수막 게시에 협조토록 했다.
 
▲문구까지 제시…민주적 의사 결정도 실종

 현수막 문구는 ‘2018 평창올림픽, 평화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합니다’와 ‘평창올림픽! 하나된 열정, 하나된 대한민국, 하나된 세계’ 두 가지가 제시됐다.

 일각에선 “교육청이 공문까지 보내서 학교에 올림픽 홍보를 요청하는 것은 관료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교사 A씨는 “교육청과 같은 거점 교육기관에서 국가행사를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건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학군마다 여럿의 학교들이 하나같이 비슷한 현수막을 걸고 올림픽을 홍보하고 있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는 교육청이 ‘적극 협조’해 달라는 요청이라면, 따르려는 속성이 있다”며 “교육청이 ‘올림픽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생색내기에 학교는 내부 논의가 미흡한 채로 동원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교육청이 친절하게도(?) 현수막 문구를 제시하고 학교는 교육청이 제시한 틀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구조여서 편리할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학교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막는 악습”이라고 비판했다.
 
▲“학교는 올림픽 양면성 가르쳐야”
 
 학교의 올림픽 현수막 홍보가 “비교육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광주녹색당 은별 사무처장은 “올림픽 홍보가 사회곳곳 봇물을 이루는 상황에서 적어도 학교 현장에서는 올림픽의 양면성을 합리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림픽 같은 메가스포츠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환경파괴는 물론 막대한 재정 적자까지 남긴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라며 “국민대통합이나 경제활성화라는 근거 없는 명분에 가려져 올림픽의 실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따라서 “대다수 학교에서 획일적으로 올림픽 성공개최를 홍보하는 것은 청소년의 가치판단을 심각하게 침해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정의당 광주시당 나경채 대변인(전 공동대표)도 “학생들이 큰 교육적 가치가 있는 올림픽 행사를 교육청의 공문에 따라 박제화된 문구로 접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나 전 대표는 “올림픽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수백 년 원시림을 보유했던 가리왕산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며 “학교에서 올림픽의 환경적 문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한다면 훨씬 교육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가치의 실현을 위해서 올림픽이 훌륭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며 “시외버스 탑승이 불가능해 올림픽을 관람할 수 없는 장애인, 역대 최대로 많은 성소수자가 참여한 올림픽 등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는 교육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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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트래백 0
 
김영순 [x] (2018-02-12 20:54:08)
평화와 통일 올림픽, 동원된 것만 부각시키지 말고 남과 북이 오랫만에 만나는 올림픽이니 만큼 내용 전달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조중동 찌라시들의 준동에 제동도 좀 걸어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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