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공간 재구조화, 15곳 폐지 추진”
학부모·동문 등 반발 예상…“성적 선발 차별”

▲ 고등학교 3학년 교실. <광주드림 자료사진>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숙사 운영이 ‘차별’이라는 인권위 권고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이 기숙사 폐지를 추진한다.

7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까지 일반고 기숙사 15곳을 모든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학생활동 종합공간으로 재구조화 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광주지역에서는 공·사립 일반고 29곳에서 기숙사를 운영해 학생 3700여 명이 입사해 생활했다.

하지만 그동안 일반고 기숙사는 성적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숙사를 운영하는 등 차별 행위 논란을 낳았다.

광주지역에선 고교 근거리 배정이 기본 원칙이어서 기숙사 효용성이 희미해졌다는 현실도 반영됐다.

지역 단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은 “성적으로 기숙사 입사생을 선발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개선을 권고했다.

대다수 학교가 입소자 선정 시 성적 기준을 70~80% 반영해 유사 심화반을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기숙사를 교육활동지원센터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학벌없는사회는 최근 “광주 고교 기숙사 상당수는 명문대 입시 도구로 악용돼 왔다”며, “사립학교가 어렵다면 공립학교부터 기숙사 폐지가 추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기숙사 공간 재구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학교 구성원들의 내부 논의를 거쳐 신청을 받은 후 오는 2021년까지 15곳의 기숙사를 폐지하고 이를 재구조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숙사 재구조화 사업에 선정된 학교에는 예산 2억 원이 지원된다.

기존 기숙사 공간은 작지만 분리된 시설이라는 장점을 살려 자율학습실, 자치공간, 체력단련장, 휴게공간 등으로 활동될 수 있다.

그러나 기숙사 운영을 요구하는 학부모, 동문회 등의 반발로 일부 학교에선 공간 재구성화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광주시교육청은 일반고 3곳의 기숙사를 폐지할 예정이었지만, 구성원 반발에 부딪혀 대상 학교는 수피아여고와 숭덕고 2곳에 그쳤다.

숭덕고의 경우 입사생과 시설을 절반 규모로 축소했으나 50%는 운영을 유지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와 기숙사 입소 희망자 감소로 기숙사 운영 자체가 힘들어 지는 추세”라며, “기숙사 운영이 차별이라는 인권위 해석과 보다 많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기숙사 공간을 재구성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고교학점제가 추진되면 더 많은 교실이 필요하고, 수시 비중이 70% 이상에 달하면서 대외 활동이 더욱 요구되는 입시환경을 바뀌고 있다”면서 “앞으론 학교 책상에 남아 공부만 하기 보다 다양한 활동과 교육 환경이 요구되므로 많은 학교의 재구조화 참여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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