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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설렘 덮친 미세먼지 ‘쓰나미 ’
광주, 학교 휴업 없어…“주의보 공문 발송”
청정기 저학년 교실만, 실내도 구멍 숭숭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3-06 06:05:02
▲ 5일 광주의 한 유치원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아이가 학부모의 손을 맞잡고 있다.

 개학 이틀째를 맞이한 5일, 광주지역 미세먼지가 가장 나쁨을 기록하자 한 초등학교 하굣길에 평소와 다른 적막감이 감돌았다.

 세 명 중 한 명은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어 신학기를 맞이하는 학생들의 설렘 가득한 표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이뤄 학교 주변에서 왁자지껄 수다를 떨던 풍경도 사라졌다. 학교 밖을 나선 아이들이 맞닥뜨린 건 날이 갈수록 희뿌옇게 덮쳐오는 미세먼지 였다.

한 초등학교 하굣길. 한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귀가를 재촉했다.

 한국환경공단과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등에 따르면, 5일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42㎍/㎥(PM-2.5)로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로 계산했을 때 관측 이래 최악의 수치였다.

 연일 이어진 미세먼지 공포가 학교 개학일인 4일부터 다시 치솟으며 5일 가장 나쁨을 기록한 것이다. 광주를 포함해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세종, 전북이 해당됐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4일 초중고교와 유치원 등에 공문을 보내 학교장 재량으로 교육부가 마련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을 시행토록 했다.

5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에어코리아 일부 갈무리.

 시교육청에 따르면, 아직까지 미세먼지로 인한 휴업을 결정한 학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업시간을 단축하거나 학사운영을 조정한 사례도 확인되지 않았다.
 
▲교장 재량 맡기니 학교마다 대처 천차만별

 올해 2월 중순 시행된 미세먼지 특별법에 따라 각 지자체장은 비상저감조치를 발동할 경우 휴업을 권고할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도 휴업 권고를 내린 지자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시도교육감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지진이나 태풍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휴업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재난 상황에 포함돼 있지 않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미세먼지 주의보 수준에 맞는 매뉴얼을 각 학교에서 시행토록 조치했다”면서 “실외수업 금지 또는 단축 등의 해당조치는 학교장 재량이기 때문에 교육청 차원에서 실태를 파악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4일 광주시청사 18층에서 바라본 전경. 미세먼지로 대기가 뿌옇다.

 하지만 학교장 재량에 맞기다 보니 고농도 미세먼지가 활개를 친 5일 각 학교별 대응은 천차만별이었다.

 교육청 공문을 학교에 공지하는 것 정도로 미흡하게 대처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이른 아침부터 학부모, 교사 등에 안내 메시지를 발송하고 즉각 매뉴얼 시행에 돌입한 학교도 있었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A학생은 “학교에서 미세먼지와 관련해 특별히 말해 준 게 없다”면서 “하교 후 놀이터에서 놀다 집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 학부모는 “자율등원제라도 하던가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실외활동은 제대로 통제되는지 별도의 창구가 없으니 답답하다”며 “이쯤 되니 수업일수 채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공부가 생명과 건강보다 중요하나는 자괴감 들고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진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초등학교에선 학교 미세먼지 담당자인 보건교사가 미세먼지 측정 어플 수치를 수시로 공유하며, 고농도 미세먼지에 따른 대응책을 서로 공유하고 실외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5일 한 초등학교 학교장이 각 교실, 가정에 전달한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 중 일부.

 이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님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어제(4일) 긴급으로 교직원 대상 연수를 진행하고 모든 교직원이 대응방침을 인지했다”며, “매뉴얼대로만 대응한다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재난적 상황, 일괄된 기준·치밀해주길”

 그러나 일각에선 매뉴얼대로 실외활동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교실의 경우에도 필터와 환기가 관리되지 않으면, 공기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학부모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다른 학부모가 교실 내 미세먼지 수치를 재서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공기청정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00 가까운 수치가 나왔다”며 “오히려 밀폐된 공간에 구멍이 숭숭 나 있다. 공기청정기가 없는 곳은 더 하지 않을까. 유무를 떠나 실내 기준치를 규정하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광주시교육청은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 모든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고, 올해는 고학년(4~6학년) 교실에 설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각급학교에 배포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실무 매뉴얼’에 따르면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시도교육청은 △필요할 경우 등하교(원) 시간 조정 △수업단축·임시휴업 등을 검토하고 각급 학교는 △실외수업 시간 단축 또는 금지 △미세먼지관련 질환자 특별관리(조기귀가, 진료)를 해야 한다. 각급 학교장도 직접 바깥놀이와 체육활동, 현장학습, 운동회 등을 실내수업으로 대체하고, 조기하교 등 학사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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