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54곳 중 3곳만 아동용 사용
학벌없는사회·전교조 “개선 시급”

▲ 학교 급식을 먹고 있는 초등학생들. <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지역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성인용 식기도구’를 사용하고 있어 아동 신체에 맞는 급식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18일 “광주지역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의 급식 시설 개선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가 광주지역 154개 초등학교 급식 식기사용 실태를 파악한 결과, 아동용 수저를 사용하는 학교는 단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51개교는 성인용 수저를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에 따르면, 상당수 학생들은 젓가락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숟가락만으로 밥을 먹거나 젓가락을 사용하더라도 중간부분을 잡고 ‘X자’ 형태의 잘못된 젓가락질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 학내 병설유치원은 초등학교와 한 급식소를 이용하며 젓가락 사용이 용이한 ‘에디슨 젓가락’을 수익자 부담으로 구입해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숟가락도 성인용이어서 보니 학생들이 식사 때마다 신체에 맞자 않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현실.

따라서 병설유치원의 급식실태는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지역 병설유치원 119곳 가운데 전용 급식실이 있는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이 대부분 초등 급식실과 공동사용하고 있다.

급식 시설이 원아들의 신체 기준이나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신체 발달 단계에 맞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단체는 “단설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 시설물을 함께 사용하는 원아들의 경우 신체기준이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특히 만3세의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반은 유치원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데다 평소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자동 식탁의자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치원생과 초등생의 경우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고 특정 음식을 씹고, 소화력 등 모든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일 식단을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이 별 무리 없이 섭취하는 동일 양의 고춧가루 음식을 유치원생이 먹기 힘들어 잔반으로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단체는 “교육부와 교육청은 더 이상 효율성이나 예산을 핑계 삼아 초등학교 학교급식 현안을 ‘모르쇠’로 일관해선 안 된다”면서 “수 억 원에 이르는 학교급식 규모에 비해 초등학생(유치원생)이 사용하는 숟가락이 차지할 예산은 규모가 작아 교육청과 단위학교의 의지만으로 편성이 가능하다”며 대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제안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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