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우회 “교대 재학생 불법촬영” 규탄
“예비교사·교사들, 성평등 감수성 필수적”

▲ 15일 광주교육대학교 정문에서 여성단체가 ‘우리에겐 성평등한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캠페인을 전개했다. <민우회 제공>
“우리에겐 성평등한 학교, 성평등한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스승의 날,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 앞에서 울려퍼진 외침이다.

스승의 날인 15일 광주교육대학교 정문에서 여성단체가 ‘우리에겐 성평등한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날 광주여성민우회는 최근 발생한 광주교대 재학생의 불법촬영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의 성평등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광주교대에서는 남학생이 수학여행 중에 화장실에서 동기 여학생을 불법촬영했다는 폭로가 나왔고, 해당 가해자는 학우들에게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광주교육대학교 정문에서 여성단체가 ‘우리에겐 성평등한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캠페인을 전개했다. <민우회 제공>|||||

이 사건은 현재 경찰 수사 중인 가운데, 가해학생이 증거제출을 거부하면서 피해자를 중심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대자보가 교내에 부착돼 공론화 됐다.

민우회는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에서 시작한 미투운동은 그야말로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며 “여성들의 이어 말하기처럼 일어난 #미투는 단순한 폭로가 아니라 남성 중심의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고발이자 여성도 인격을 가진 한 명의 ‘인간’이라는 인권선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미투 운동은 들불처럼 번지며 남성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으며 미투는 일상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민우회는 “하지만 작년 한 해 광주지역을 포함해 인천,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스쿨미투는 학교 사회가 여전히 성차별적이며 성폭력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일갈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언론을 통해 알려진 OO교육대학교 내 단톡방 성희롱 사건과 최근 광주교대 재학생의 불법촬영 사건은 예비 교사들의 자격에 대한 논의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교대에서는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이 여학생들 외모를 평가하는 책자를 만들어 돌려보며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서울교대는 자체 조사를 벌여 남학생 11명에게 2∼3주 유기정학 징계를 내리고 12∼20시간의 상담교육 이수를 명령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사건에 연루된 현직교사 조사에 착수했다.

경인교대에서도 이른바 ‘남톡방’으로 불리는 남학생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성희롱이 일어났다는 의혹이 폭로됐다. 폭로 글에 따르면 이 학교 체육교육과 남학생들은 대화방에서 특정 여학생이 성관계를 할 만한 대상이냐는 등 성희롱을 일삼았다.

이에 민우회는 “우리는 성평등한 학교를 원한다”며 “그렇기 위해서는 학교의 구성 주체인 교사들의 성평등 감수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서울교대 등 최근 성 관련 사건이 발생한 교대들을 우선하여 모든 교육대학교의 관련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서울교대, 경인교대, 광주교대 등을 시작으로 전국 교육대학교 10곳이 교육부의 특별조사 대상이 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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