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파업, 노동가치 인정 몸부림”
“9·10일 교섭서 ‘공정임금제’ 대책 기대”

▲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차별 철폐를 촉구하며 사흘 간의 총파업을 벌였다. <출처=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페이스북 페이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 철폐”를 촉구했던 3일 간의 총파업이 많은 이들의 지지와 연대 속에서 5일 종료됐다.

이번 총파업은 지난 3개월간 정부, 교육청과의 교섭에서 진전이 없자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공정임금제’ 실현 등을 촉구하며 역대 최대, 최장 규모로 진행됐다. 이에 학교 현장 안팎에서는 “불편해도 괜찮다”며 지지와 연대의 뜻을 전했고, 파업은 동력을 받아 큰 탈 없이 마무리 됐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5일 사흘간 총파업을 끝내고 월요일인 8일부터 학교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실한 교섭으로 처우와 임금체계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교육당국의 약속을 믿어보려 한다”면서 “오늘 이후 파업을 중단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학교현장으로 돌아간다”고 파업종료를 알렸다.

이어 연대회의는 교육당국에 9∼10일 진행될 교섭에 공정임금제 실시 대책을 마련해 올 것을 촉구하면서 “교육감들도 11일 전국시도교육감총회에서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대책을 논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이번 파업 때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공정임금(9급 공무원 80% 수준) 달성과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에 교육공무직을 포함할 것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 파업은 3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교육부 집계 결과 연인원 5만2000여명이 참여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중 ‘최대규모·최장기간’으로 진행됐다.

연대회의는 교육부 집계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파업’으로 표기한 인원 기준인 만큼 실제 파업참여 연인원은 약 10만 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대회의는 이날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3일간의 총파업에 ‘불편해도 괜찮다’며 연대와 지지를 보내준 학생, 학부모, 동료 교육노동자, 시민들게 감사하다”는 말로 파업 종료를 알리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연대회의는 “지난 3일간의 총파업은 차별과 억압의 굴레에서 벗어나 당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었다며 “제대로 된 정규직화와 공정임금제 실시 요구, 최소한 최저임금 이상으로 기본급을 인상해 달라는 요구, 차별 해소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속의 가치도 존중해달라는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에 함께 하며 노동존중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고 대통령과 교육감들이 약속했던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개선, 차별해소를 위한 공정임금제 등을 사회적 대세로 만들었다”고 이번 파업에 대해 평가했다.

연대회의는 “교육당국은 ‘성실한 교섭을 통해서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의 적정한 처우개선과 임금체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제안했다”면서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뜬구름 잡는 입장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다시 한번 교육당국의 성실한 교섭약속을 믿어보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후 총파업을 중단하고 다음주부터 업무에 복귀하지만, 우리의 파업은 끝난 것이 아니다. 교육당국이 계속하여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내용없는 시간끌기식 교섭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2차 총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무엇보다 연대회의는 파업에 지지를 보내준 학생·시민에게 감사를 전하며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 된 학교의 현실을 생각해 많은 시민이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함께 외쳤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고 상기했다.

이들은 “장미꽃, 손편지, 대자보, 각종 메신저, SNS, 성명서, 인증촬영, 현수막, 후원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총파업을 응원하고 지지해 준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공무원 등 교육노동자, 그리고 시민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언론은 ‘급식대란, 돌봄대란’ 등 파업자체를 부정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보도도 있었지만, 오히려 많은 시민들은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 된 학교의 현실이 ‘진짜 대란 중의 대란’이라고 생각하며, 비정규직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함께 외쳐주셨다”고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연대회의는 “우리는 당당한 교육노동자로서, 비정규직 없는 학교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약 50%가 학교비정규직이고, 전체 학교 교직원의 41%가 비정규직이다.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중 방과후 강사와 기간제교사 등을 제외한 교육공무직원은 전국 1만 2000여개 초·중·고등학교에 약 15만 명이 있다. 약 50여개의 직종이 급식실, 교무실, 과학실, 도서실, 상담실, 운동장 등 학교와 교육기관 곳곳에서 교사, 공무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253개학교에 재직중인 교육공무직원은 4371명으로, 이 가운데 파업 첫날인 3일에는 898명, 이틀째인 4일에는 475명, 사흘째인 5일에는 283명이 파업 참여 인원으로 파악됐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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