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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반 특혜, 광주고교 시험지 유출 반복
“대부분 학교 성적 기준 기숙사 운영”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7-10 06:05:01
▲ 광주지역 교육단체들이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험지 유출 재발 사태와 관련 엄중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광주의 사립고 K고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해 성적우수자들이 모여 있는 특별 그룹에 사전에 기출문제가 제공된 정황을 놓고 공분이 일고 있다.

 현행법 상 성적우수자들을 소위 명문대 진학을 위해 특별 관리하기 위해 운영되는 ‘심화반’은 불법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특혜 의혹’은 기숙사생 중심의 교과 동아리 학생들이 대상이어서 학교가 여전히 편법으로 심화반을 운영하고 특별 관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9일 광주시교육청과 K고 등에 따르면, 최근 이 학교 학생들은 기말고사 수학시험문제가 특정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된 유인물에서 출제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동아리는 31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대체로 성적을 기준으로 선발된 기숙사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학 기말고사 시험 중 객관식 3문제, 서술형 2문제 등 모두 5문제(26점)가 이 동아리 학생들에게 미리 제공된 유인물의 문제와 유사하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고, 학교는 9일 해당 문제에 한해 재시험을 치렀다.

 광주에서는 지난해에도 사립고인 D고에서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시험지를 미리 빼돌려 실형을 선고 받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개인의 불법·일탈 행위가 아니라 학교 내 특정 그룹에게 제공된 특혜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위권 학생들 동아리에 특혜 정보 제공’

 문제를 제기한 K고 학생에 따르면, 해당 5문제는 점수비중이 큰 서술형으로 난이도가 있어 상위권의 변별력을 좌우할 수 있었다.

 이에 K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상위권 학생들이 주말마다 문제를 푼 동아리에서 여기서 나눠준 유인물에 있던 문제들이 그대로 시험에 등장했다. 신뢰가 깨진 만큼 전 과목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정확한 실태 파악을 촉구하고 있다.

 K고 2학년 A학생은 “대입에서 내신 성적이 중요해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기숙사반이라고 불리는 성적 우수 학생들에게만 시험을 미리 알려준 게 아닌가 싶어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내에서는 기숙사반이 아니면 선생님들이 인사도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과 아닌 학생들을 차별하는 문화가 존재한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성적이 좋건 안 좋건 공정한 가운데 시험이 치러질 수 있도록 확실한 조치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9일 광주지역 교육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내신에 대한 불신이 공교육 전체로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엄정한 대처와 함께 내신과 학생생활기록부의 공정성,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는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의혹과 관련해 전체 고교의 교무와 학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성적 우수자에 대한 특혜가 없는지를 살펴보고, 문제를 야기 시킨 학교 관계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연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측은 “이번 사건에서 일요일 동아리 운영을 위해 찬조금을 받고 성적우수자를 특별 관리한 부분이 드러나면, 이는 편법으로 심화반을 운영한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벌없는사회는 “현행법상 심화반은 불법이지만 입시성과를 위해서 성적우수자를 선별해 학교가 특별 관리 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는 ‘일반고 교육력 제고 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학생들 들러리“ 자괴감·절망감” 

 일반고 교육력 제고 사업은 교육부 특교 사업으로 광주시교육청이 2013년부터 기초학력 부진학생을 위한 교육력 제고와 진로 진학 교육을 위해 도입했는데, 당초 목적과는 달리 수능 입시 위주의 심화반 운영, 야간학습 지도감독비 교사 수당 지급 등으로 변질돼 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기숙사반 운영 역시 성적순 선발 규정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내려졌지만, 여전히 교육청과 학교는 명문대 합격률 높이기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성적우수자 중심의 교과학습동아리 제재와 고교 기숙사 폐쇄 조치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측은 “이번 특별 감사를 통해 해당 학교에서 교육력 제고 사업비로 특별반을 운영했는지 여부가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해도 학생들이 원하는 가운데 학교가 ‘교과 동아리’를 구성하는 것 자체만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학벌없는사회는 고교 기숙사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권침해와 기숙사 선발과정에서의 불평등을 문제 제기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지난 2018년 10월 29일 성적만을 기준으로 입사생을 선발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공약 사항으로 ‘일반고 기숙사 교육활동지원센터 전환 사업(이하, 해당사업)’을 제시했고, 기숙사를 교육활동지원센터로 전환하는 비용으로 2018년 2개교 4억원, 2019년 3개교 6억원(선정대상 : 공립1개교, 사립2개교)을 추진하고, 2020년 4개교 8억원 등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2019년 해당사업에는 기숙사를 둔 사립고교의 신청은 전혀 없고, 유일하게 공립고교 1개교만 신청했다.

 현재 광주광역시 관내 28개 고교(국립 1개, 공립 5개, 사립 22개)가 기숙사를 운영 중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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