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 19일 오전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 모 중학교 성윤리 수업과 관련한 해당 교사와 광주시교육청의 행태를 비판하고 개학을 맞은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광주 모 중학교 성윤리 수업과 관련 ‘성비위 논란’이 전국적 이슈가 된 가운데, 지역 여성계가 “해당교사의 문제제기 방식과 시교육청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개학한 학생들을 보호하는데 집중하자”고 주장했다.

광주여성민우회와 광주여성노동자회, 여성인권지원센터 등 광주지역 8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은 19일 오전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말 광주의 한 중학교 도덕교사가 성윤리 수업과 관련해 학생의 민원이 접수돼 직위해제 된 이후 해당 사안에 대한 광주전남 여연의 첫 공식 입장이다.

여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스쿨미투다/아니다’, ‘성범죄가 아니라 성평등 교육이었다’ 는 사건 규정부터 ‘수업내용과 관련한 민원을 성비위로 조사하는 것은 교권침해’다, ‘불합리한 절차로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등 서로의 입장이 갈리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관련 상황을 전했다.

이어 여연의 입장을 정리한 첫 번째 대목에서 “사건의 내용과 피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해당교사 측의 문제제기 방식은 학생들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여연은 “이 사건의 최초 민원인이 의도적으로 성평등 교육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성평등 수업의 내용이 자신을 대상화하거나, 일련의 맥락 안에서 성희롱으로 느꼈을 여지가 있는지 등에 대해 여성단체와 해당 교사 측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성비위 여부에 자문을 받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민원이 ‘한 사람의 문제제기’이며, 이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물음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 19일 오전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 모 중학교 성윤리 수업과 관련한 해당 교사와 광주시교육청의 행태를 비판하고 개학을 맞은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여연은 “이후 학생들이 문제제기 한 상황과 관련해 ‘민원인의 오해와 편견’이라는 말을 해당교사와 지지모임에서 해왔다”면서 “이는 문제제기의 내용보다는 수업을 이해하지 못한 미숙한 학생이라고 충분히 보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나아가 해당 교사 측은 이 사안을 ‘교육감의 해당 교사 표적 수사’라고 이야기해왔다. 이는 교육청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문제제기 내용은 빠진 채 교육청 대 성평등 수업을 한 교사의 프레임으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약자나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지우는 방식으로, 그들을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거나 혹은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는 대립구도로 만들어 가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며 “이러한 문제제기 방식에 대해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여연은 광주광역시교육청에 대해서도 “피해자 보호를 빌미로 침묵하고 있지는 않는가”라고 묻고 책임을 추궁했다.

“시교육청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무수한 논쟁과 ‘해당 교사에게 소명의 기회는 있었는가’ 등의 의혹을 낳았다”며 “학생과 교사의 분리조치가 이행되지 않았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지역사회 안에서 스쿨미투 등의 사안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음에도 침묵하며 경찰조사에만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연은 “이러한 교육청의 침묵이 이제는 피해자 보호가 아닌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또한 성비위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전문성 있는 절차 보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여연은 “논쟁을 중지하고 학생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여연은 “8월19일, 오늘은 개학일이다.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은 학교가 안전하다는 감각을 느끼며 수업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라고 물은 뒤 “신고 내용이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무수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지금 학생들은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한 상태로 학교를 다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연은 “학교와 광주시교육청은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학생들이 말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제 논쟁의 방향을 ‘어떻게 학교를 성평등하게 만들 것인가’로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여연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이 사건과 관련한 각각의 대응과 논쟁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피해자 관점에서 이 사안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현명한 해결을 위해 향후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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