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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유출 K고 ‘광주교육 사망…’ 현수막 도발
“성적조작 사실이면 폐교” 등 12가지 반박
교육계 “후안무치…과오 인정하고 일벌백계”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8-21 06:05:01
▲ 시험문제 유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광주의 사립고 K고가 교육청 감사결과를 반박하며 ‘근조’ 현수막을 학교 곳곳에 내걸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감사에서 시험 문제 유출 등 각종 문제점이 지적된 광주 사립고 K고가 곳곳에 ‘광주교육 사망…’ 현수막을 걸고 교육당국과 정면 대결에 나선 모양새에서 안팎에서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에 대한 특혜와 편법, 위법, 탈법 학사 운영이 드러났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후안무치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특히 K고는 ‘일부 선생님의 실수를 조직적인 성적조작으로 몰아가는 건 부당하다’며 감사 결과를 정면 반박하고 있는데, 향후 교육당국이 요구하는 징계 등 후속조치가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K고가 대형 현수막을 게시했는데 ‘광주교육 사망,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 아래 ‘성적조작·성적비리 사실이면 학교를 폐교하겠다’는 등 자극적인 문구들이 가득 실렸다.

 K고는 지난 13일 교육청이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나흘만인 17일 이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제작해 학교 건물 등에 게시했다.

 이들 현수막엔 12개의 주장이 적혀 있다굙 현수막은 대형 5장, 개별 현수막 수십 장 등으로 학교 입구를 비롯해 학교 외부에서 시야가 잘 확보되는 곳마다 게시돼 있다.
 
 ▲광주시교육청 감사 결과 정면 반박
 
 현수막에 적힌 문구들은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시험 문제를 알려줬다’는 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반박하고 있다. ‘성적조작 사실이면 학교를 폐교하겠습니다’로 시작해 ‘150등 학생 채점 실수가 최상위권 점수 올려주다 발각된 증거인가?’, ‘문제유출이 사실이라면 해당 학생들이 다 맞춰야지’ 등의 주장이 눈에 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13일 시교육청이 발표한 특별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것들이다굙 광주시교육청은 감사 결과 시험문제 사전 유출을 비롯해 최상위권 학생 특별관리, 대학 입시 중심의 부당한 교육과정 운영, 대입 학교장 추천 전형 부실 운영 등 크고 작은 파행 운영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시험문제 유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광주의 사립고 K고가 교육청 감사결과를 반박하며 ‘근조’ 현수막을 학교 곳곳에 내걸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교육청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치러진 3학년 지필고사 2차 ‘기하와 벡터’는 특정 수학동아리에 한 달여 전 미리 배부된 유인물 중 5문항이 그대로 출제돼 재시험을 치렀고, 지난해 1학년 지필고사 수학의 경우 절대등급 상·하에서 8문항, 토요 논술교실 유인물에서 한 문항이 출제된 사실도 확인돼 경찰 수사가 이뤄지게 됐다.

 이 학교에선 현재 1학년 9학급, 2학년 10학급, 3학년 10학급을 운영 중이며, 각 학년별로 심화반 3개 반씩을 꾸려 운영 중이다. 1학년은 3학급당 한 학급, 2·3학년은 인문계열 4개 학급에서 한 학급, 자연계 6학급에서 2개 심화반을 운영하고 있다.

 현행법상 ‘스카이(SKY) 반’ ‘심화반’ 등 성적 우수자들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이들을 특별관리 하는 것은 불법이다.

 K고가 붙인 현숙막엔 ‘7등급 조선대, 5등급은 전남대를 보내는 학교가 K고다’, ‘30년을 학생만 바라보고 왔다. 하위권 학생들도 정성과 최선을 다해 대학에 보냈다’라는 문구도 있다. 상위권 학생들만 관리했다는 감사 결과를 부정하기 위해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시험 유출·점수 조작이 실수?
 
 또 K고 현수막엔 ‘군사정권 능가하는 협박과 조작 감사가 정의인가, 진보인가?’ ‘협박·조작해서 징계하고 학교 마비시켜 학생들 인생 망치니 기분 좋으십니까?’라는 등의 직설적인 문구로 교육청 감사 결과를 조롱(?)하고 있다.

 ‘학습권/수업권 침해하고, 겁박·조작 설문조사 항의하는 학생을 감사관 감금했다고 신고하는 교육청! 제정신인가요?’라는 대목도 있는데, 이는 지난달 교육청이 감사에 나서면서 학교를 현장 방문했을 때 벌어진 ‘감금사태’에 대한 언급으로 보인다. 지난달 11일 시교육청이 K고 감사를 벌이던 중 감사반이 학교 교사와 학생, 관계자들에게 의해 40여 분간 감사자료 반출을 저지당한 일이 벌어진 바 있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감사반은 3학년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시험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설문지를 수거해 오려던 참이었다.

 시교육청은 감금사태를 감사 방해로 규정하고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을 고려했으나 감사반의 피해가 없고 설문조사지 반출이 이뤄진 점,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법적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K고의 현수막 내용 중 시험문제 유출과 점수조작을 교사의 “실수”로 규정하고 있는 부분은 “해당 사안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교육계의 요구와 상반된 시각이다.

 K고는 ‘실수한 교사 징계하고, 고발하는 교육청 무서워서 교사하고 싶겠는가’, ‘채점 실수한 교사 80%를 징계하는 교육청은 학생 인권을 말하시면 안 됩니다’ 등의 문구로 교육청과 판이한 시각을 드러냈다.

시험문제 유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광주의 사립고 K고가 교육청 감사결과를 반박하며 ‘근조’ 현수막을 학교 곳곳에 내걸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교육청 “각종 의혹 명확한 근거 있다 ”

 하지만 감사를 진행한 교육청이 확인한 결과는 상당히 심각하다.

 서술형 평가는 채점기준표를 문항 출제와 함께 사전 결재해야 하지만 해당 학교에서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채점기준표를 채점 이후 결재토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교사가 채점기준없이 자의적으로 채점을 진행했고, 이로 인해 동일한 답에 다른 점수를 주거나 근거 없는 부분 점수를 줬고, 정답을 오답 처리하는 등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채점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는 게 감사 결과다.

 한편 온라인을 중심으로 K고 현수막 사진이 회자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굙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K고 졸업생이라고 밝힌 이는 “(현수막 건 거 자체가) 쪽팔린다. 솔직히 문제가 많은 곳. 졸업한 제 동창들이나 1년 후배도 그렇게 생각하더라구요. 저도 그 심화반이나 자습실 기숙사까지 이용했다가 (고1 6월~고2 2월) 맘에 안들어서 나온거라”는 심경을 밝혔다.

 K고 측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학교의 입장은 현수막에 적힌 문구 그대로”라며 “교육청 감사결과나 언론보도를 통해 사실과 다르게 내용이 전달된 측면이 있어 조만간 학교의 입장을 상세히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선생님의 실수를 조직적인 성적조작이나 비리로 몰아가는 건 부당하다”면서 “감사 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K고 감사 과정에서 밝혀진 의혹은 더 있었지만 최대한 명확한 객관적 사실들만 발표했다”면서 “명백한 사실에 근거한 권한 있는 행정청의 판단과 처분”이라고 확언했다.
 
 ▲교직원 80% 징계 대상…무력화 엄포?
 
 또 “K고 법인에 교원의 징계권·인사권이 있기 때문에 교육청의 징계 요구를 받아들일지에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징계 재요구 및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 교육청은 특별감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관리자인 교장은 파면, 교감에 대해서는 해임처분을 요구했다. 부장교사 4명에 대해서도 중징계(정직 3개월) 를 요구했다. 또 관련 교사 48명에 대해서는 비위 정도를 감안해 징계 또는 행정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48명 중 퇴직자 1명에 대해서는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중 20여 명의 기간제 교사를 포함해 전체 교직원의 80% 가량이 징계 또는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인 셈이다.

 한편 이날 전교조, 학벌없는사회를위한 시민모임 등 지역 교육단체들은 K고의 반박에 대해 ‘후안무치’라며 비판하고 시교육청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K고 재단은 과오를 인정하고 학생, 학부모, 시민에게 사죄하고 시교육청은 학급수 감축 등 행정, 재정적 불이익으로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성적 조작 의혹, 불법 찬조금 의혹 등 수사 의뢰와 함께 광주 모든 일반계고의 가짜 시간표 운영, 성적 몰아주기, 편법 교육과정 운영 실태 조사”를 시교육청에 요구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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