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배이상헌 교사 ‘성희롱 징계’ 관련
김옥희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가요?’ 에 반론

▲ 조재호 교사.
먼저, 반가웠습니다. 교육이란 것을 뭐라고 정의를 내릴지 모르지만, 나처럼 평범한 초등교사는 “소통”과 “민주주의”와 근접한 어떤 것으로 봅니다. 그런점에서 거의 백여일 가까이 교육청 앞에서 수많은 교사들과 학부모, 시민들이 매일 문제제기를 하는데도 아무도 답변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교권보호위도 80여일 가까이 미루다가 열렸고, 내린 결론은 “수사중이니 언급할 수 없음”이라는 허탈한 메아리 뿐이었습니다.

뿐입니까? 토론회를 열자고 요구해도 광주시민단체들 마저 곤란해하고 난처해합니다. 좀 기다려야 하지 않는가, 지켜봐야 하지 않냐 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연구원님의 기고는 매우 용기 있고 소신 있는 것이라고 여겨져 감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감사는 ‘소통’을 통해서 가능할 것입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 몇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연구원님은 수업시간에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문제와 관련해 초, 중고에서는 선택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배이상헌 선생님의 수업이 무리가 있다고 느끼신 듯합니다.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과 ‘거부권’이 없으므로 무작위로 영상에 노출 되는 것이 폭력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그 영상이 ‘포르노’인가요? 정말 저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배이상헌 사태(?)가 터진 후 광주교육청 직원 일부가 “포르노를 틀어줬다”고 운운했다던데 그런 인식이 있나보군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뭉크나 다빈치의 그림을 보고도 불쾌해하며 음화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 중세적 미적 감각을 우리 광주교육청 직원, 특히 연구사님이 지니셨다는 것을 저는 믿고 싶지 않습니다. 영상을 보고도 포르노로 비유했다면 비열한 것이요, 보지 않으셨다면, 게으른 겁니다.

▲“해당 영상이 포르노인가요?”

또한 직위해제는 징계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연구원님, 교사는 무엇으로 살아가나요? 57세 된 남자교사, 승진 보다는 학생인권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해직 교사 출신의 배이상헌은 어떤 것을 가치화 해서 살아갈까요?

3개월 동안은 50퍼센트, 그 이후로는 30퍼센트의 본봉 삭감은 배이상헌 선생님에게 중요해 보이지 않더군요. 나처럼 속물 같은 자에게는 그것만으로도 하늘이 무너질 터인데요. 그보다는 그가 쌓아올린 가치와 사회적 평판들이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연구원님, 직위해제, 더구나, 성희롱 혐의로 고발한 교육청의 조치가 징계가 아니라고 하시면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고 까꿍 하시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성고충 심의위에 학생이 참여하지 못한 구조를 말씀하시며, 슬쩍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주는 말을 다시는 듣고 싶지 않으며 교사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소문을 전하십니다. 이는 학생을 방패로 내세운 치졸한 공격이십니다.

불편함을 느낀 학생을 배이상헌 선생님이 ‘없다’고 하십니까?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은 그 학생을 걱정하고 우려합니다.

교육의 과정에서 당연히 인지부조화와 감정적 불쾌함에 대한 해소를 우선시 합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목소리를 지우는 자들은 누구입니까?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십시오. 성평등 교육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노교사에게 교육청의 대우가 올바른지. 그게 직위해제의 대상인지.

영상에 불편한 학생이 있었다면, 그것을 자체적으로 교육적인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지 경찰에 고발하다니요? 이러니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반대편에 대한 장휘국 교육감의 치졸한 보복이란 수근거림이 들리는 것 아닐까요?

▲“불편한 수업, 해결책이 고발입니까?”

연구원님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제목으로 하셨습니다.

저는 70년대 고독했던 페미니스트 전혜린의 책 제목으로 답 드립니다. 쓸쓸하게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자 탓하기”로 죽어갔던 그녀의 이야기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배이상헌 선생님은 그렇게 쓸쓸하게 죽어가서는 안됩니다. 매일 매일 교육청에 걸려있는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 육성’을 위해서 그 바보 같은 노교사, 평생을 학생인권을 위해 싸우다가 그 덫에 걸린 그를 떠나보내서는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광주시교육청은 더 이상 비웃음을 안샀으면 합니다. 프랑스 교사들이, 영국 교사들이 <억압받는 다수>를 통해 전 세계적인 연대의 뜻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장기화할수록 광주교육청의 무능과 무지는 한없이 커질 듯 합니다. 결국 아무말도 하지 않고 뒤돌아서게 될 것은 우리 광주교육이고, 장휘국 교육감님입니다.

독설이 과했다면, 사과 말씀 올립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연구원이나 교육청 관계자들과의 소통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조재호 <문흥초등학교 교사>

 ※필자의 요청으로 도덕교사 배이상헌을 둘러싼 수업중 성비위 논란 관련 반론을 싣습니다. 필자는 앞서 광주드림 인터넷에 게재(지난 6일)된 김옥희 연구원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가요?’라는 제목의 기고에 대한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외부 기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본보는 이 주제에 대한 어떠한 주장과 반론에도 지면을 할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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