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성교육 수업중 성비위 고발과 관련

 지난 7일 광주드림에 실린 광주시교육청 김옥희 연구원의 기고 글을 접하며 일단 다행스러운 느낌이었다.

김옥희님의 글은 남도일보에 실린 최영태 교수의 칼럼<과도한 징계는 폭력이다>에 답하는 방식으로 필자에 대한 광주시교육청의 수업배제와 수사의뢰가 교권탄압이거나 교육활동 침해가 아니고 도덕교과 성평등단원 수업에 대한 탄압이 아니며 정당한 법집행이었음을 강조한다.

나의 입장에 반하는 칼럼임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다는 느낌은 무려 3개월간 진행된 교사 및 시민들의 공개 질의와 항의 시위에도 불구하고 시교육청의 책임 주체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굳이 덧붙이자면 ‘사안처리 매뉴얼대로 진행했을 뿐이다’고 변명하거나, 더 나아가 시교육청의 수사고발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다른 혐의도 있다’며 의혹을 부풀리며, ‘충분히 경고한 바 있으나 본인이 외면하여 이렇게 일이 커졌다’는 식의 표현으로 언론이나 지역의 여성단체들을 향해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리는 식의 대응이 전부이다.

 하나 더, 시교육청은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말을 반복한다. 하지만 경찰이 인지한 수사가 아니고 시교육청이 고발하여 만들어낸 수사가 아닌가? 그렇다면 시교육청이 성비위 사건으로 판단한 절차의 흠결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비판을 던지는 것을 탓할 일이 아니며, 교육청 역시 자신의 행정행위가 정당했음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소명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교육청은 수사를 앞세워 자신에 대한 질문을 회피하고 침묵하면서 또한 지역사회에 침묵을 강요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권위적이며 무책임하기만 하다.
 
▲“신고내용에 대한 사실확인은 상식”
 
 급기야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8월말 전국의 시·도교육청에 ‘광주 H중 사안 관련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여 해당 사안에 대해 어떤 의견이나 담론이 형성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한다.

이번 사건에 관해 전국의 언론매체들의 기사가 쏟아지고 우리 사회 다양한 지식인들의 칼럼들이 언론을 통해 던져지는 가운데 최소한의 해명과 소통도 없이 침묵하는 시교육청이 ‘학생’과 ‘수사’를 앞세워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따가운 눈총을 회피하려는 치졸한 짓이며 망신살 일이라며 많은 사람들은 걱정하고 분노하고 있다.

 그러던 중 광주시교육청 관계자의(실무진이거나 결재라인의 책임자도 아니지만) 유일한 글이 광주드림에 실린 것이며, 황당하지만 80% 이상 동일한 글을 다음날 전남일보에 똑같이 기고하기까지 하는데 그것이 바로 김옥희님의 글이다.

내 주변의 많은 이들이 너무도 오류가 많고 미흡한 글이라 불만을 표하지만 정작 당사자가 다행스럽다고까지 소감을 밝히는 것은 위의 이유인 것이다. 아마도 책임 있는 공식 답변은 준비되지 않고 다만 여론에 밀려서는 안되겠다 생각하여 똑같은 글을 여러 신문에 투고하는 것 아닌지 의심이 일기도 한다.

김옥희님의 글에 대한 여러 의문과 불만을 일일이 답하고 책임자도 아닌 사람에게 반박하는 모양을 연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김옥희님이 사실을 극단적으로 왜곡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수 시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최소한 나의 입장을 밝히련다.

 김옥희님은 <배이상헌 선생님은 자신을 잘 아는 교육감과 정책국장이 이 사안에 손놓고 있다며 마치 동지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부도덕한 사람인 것처럼 비난합니다.> 라고 기고 글 말미에 지적한다. 글에 따르면 배이상헌 교사는 장휘국 교육감, 이재남 정책국장에게 전교조 활동을 했던 인연을 앞세워 선처를 부탁하고 있는 것처럼 설명되고 있으며, 사사로운 인연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법 절차를 집행하는 교육청에 대하여 부적절한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처럼 극단적으로 사실을 왜곡한다. 그것도 공기(公器)라고 할 여러 언론을 통해서 말이다.

 간단히 밝힌다. 이재남 정책국장과 장휘국 교육감이 결재한 문서에 성비위라고 학생들이 신고한 나의 수업발언에는 <위안부는 몸파는 여자, 스스로 가서 그랬다.>라거나, <남자가 여자를 꼬실 때 안되면 강간하면 된다.>와 같은 언급들이 있다. 여느 교사가 수업 중 모든 학생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신고 될지라도 학생의 신고내용에 대해 한 번 더 의심해보고 교사에게든, 수업을 들은 다른 학생들에게든 최소한의 사실확인을 거치는 것이 상식이지 않을까?

 더더구나 배이상헌 교사는 광주시교육청 학생인권조례 제정자문위원으로 관련 TF를 책임운영했던 당사자이며, 곳곳의 학교를 찾아다니며 교사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하는 광주시교육청의 강사로 오래 활동했던 사람 아닌가 말이다.

굳이 그런 이력을 꺼내지 않을지라도 오랜 교사운동의 과정에서 혹 입장은 달랐을망정 학생인권과 학생자치, 성평등운동의 중심적 역할을 한 당사자임을 교육감과 정책국장이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사실을 밝혀야할 당사자는 교육감”
 
 학생의 신고를 무조건 의심하고 부정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모든 학생이 참여한 수업 중 발언이라고 신고학생들도 언급하였고, 당사자가 그 누구도 아닌 광주시교육청의 대표적인 학생인권운동 실천가라면 학생의 말에 대해 최소한의 확인과 소명과정, 다수 학생을 통한 사실확인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을 교육감과 정책국장은 왜 하지 않았는가? --라는 것이 나와 교사들, 그리고 함께 하는 시민들이 비판하는 핵심이다. 그런데도 김옥희님은 어떤 근거로 이토록 치명적인 왜곡을 여러 신문에 기고하며 남발하는 것일까?

 정작 사실을 밝혀야 할 것은 장휘국 교육감이다. 장휘국 교육감은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학생의 신고에 근거하여 수업 배제와 수사의뢰 조치를 집행하는 공문을 결재할 때에 무슨 생각을 한 것인가?

교사의 수업권을 박탈하고 징계절차를 집행하는 매우 심각한 공문을 보면서 바쁜 격무에 시달려 마구 결재클릭만 해버린 것인가? 교육청 앞마당에서 3개월여 시위를 하며 항의하는 교사를 찾아갈 수는 없으나 여기저기 행사들 돌아다니며 인사하느라 바빠서 그렇게 중요한 성비위 관련 공문을 아무 생각 없이 사인해버린 것인가? 광주교육의 미스테리, 전국의 관심사이다.

H중은 해당 교사에 대한 교권침해를 확인해달라고 시교권위원회를 요청했지만 3개월이 되도록 광주시교육청은 뭉개고 있다.

장휘국 교육감! 당신의 결재에 대해 소명하시오. 거듭 간청하오니 당당히 당신의 결재가 어떻게 가능했던지 명명백백 소명하시오.
배이상헌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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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요청으로 도덕교사 배이상헌을 둘러싼 수업중 성비위 논란 관련 기고를 싣습니다. 외부 기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본보는 이 주제에 대한 어떠한 주장과 반론에도 지면을 할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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