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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세총장’ 표류하는 조선대, 운명은?
강동완 총장 ‘2차 해임’ 이후 수개월째 공백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11-11 06:05:02
▲ 조선대 전경.<광주드림 자료사진>

 수개월째 총장 공백 상태인 조선대가 각종 법적공방 속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강동완 총장이 대학 법인에 의해 해임됐다가 복귀, 다시 해임돼 이에 반발하는 ‘총장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는 동안 법인 이사회는 새 총장 선출을 추진했는데, 이번엔 법원에서 막아서면서 교착상태다.

 이에 조선대 교수·학생회 등 구성원들은 “강동완 총장의 해임과 신임 총장의 조속한 임명”을 요구하며 행동에 나서는 한편, 학부모협의회는 “조선대를 파행으로 몰고 간 건 이사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 책임”이라며 또 다른 고소고발로 대응하고 있어 파장이 만만찮다.

 그 사이 조선대 안팎에선 “한 사람의 희생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과 함께 “주인 없는 대학에서 구성원들이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해임 부당” 소청…이사회는 새 총장 선출

 10일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에 따르면 13일로 예정됐던 강 총장 2차 해임에 대한 소청 심사가 27일로 연기됐다. 교원소청심사위는 소청이 들어오면 60일 이내 또는 30일 연장해 90일 이내에 처리한다.

 교원소청심사위 한 관계자는 “강 총장과 조선대 법인이사회 모두 심사를 빨리 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앞당겨 보려고 했으나 소송건수가 많고 자료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연기의 이유를 밝혔다.

 강 총장 해임 소청 심사가 늦춰지면서 조선대 신임 총장 임명도 27일 이후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선대 법인이사회는 지난 9월18일 강 전 총장에 대한 2차 해임안을 의결하고 총장을 새로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강 총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2차례 직위해제, 2차례 해임처분을 받았다. 조선대 이사회가 지난해 대학평가 때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책임을 묻고, 강 총장 해임을 결정하면서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3월 강 총장의 ‘직위해제’는 무효, ‘해임’은 취소결정을 내렸다. 이에 강 총장은 지난 6월 총장직에 복귀했지만, 이사회에 의해 또다시 해임된 것이다.

 하지만 강 전 총장은 해임에 반발, 교육부에 소청를 제기했고 법원에는 대학을 상대로 총장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1심 법원은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을 내렸다. 그 사이 조선대는 새 총장 선출 절차를 거쳐 지난달 1일 투표를 통해 민영돈 의학과 교수를 제17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2심인 광주고법 제2민사부는 지난달 23일 원심을 뒤집고 일부 인용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지난 9월 법인 이사회가 내린 강 전 총장에 대한 2차 해임과 관련한 교육부 소청이 진행 중인 만큼 소청심사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총장 임명을 중지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법인 이사회는 지난달 24일 새 총장으로 선출된 민영돈 교수에 대한 임명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이대용 총장직무대리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이로써 조선대는 ‘한 지붕 세 총장’ 사태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소청 심사 중, 법원 ‘총장선거 중지’ 판결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대학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들은 대학 정상화를 촉구하며 ‘강동완 총장 사퇴’ 쪽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선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강동완 전 총장이 제기한 법적 공방은 대학의 안정과 발전을 뒤흔드는 것으로, 즉각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총학은 “자율개선대학 탈락 후 수많은 문제와 고난이 있었지만 다시 한번 힘을 내 새 총장을 무난히 선출했고 이를 계기로 대학이 안정을 찾아가는 줄 알았으나 (강 총장이 제기한) 총장 임명중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항고심 법원이 최근 일부 인용 결정을 하면서 다시 한 번 혼돈과 미궁 속에 빠져 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학생회가 법적 공방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조선대 직원노조와 민주동우회도 비슷한 시기에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고 대학자치운영협의회가 교육부 소청심사위에 탄원과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대학 구성원들은 탄원서를 통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각종 소송과 여론전으로 대학을 혼란에 빠뜨린 이는 강동완 전 총장”이라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선출된 총장후보자의 취임을 하루 빨리 진행해 대학이 안정을 되찾고 3주기 대학기본역량 진단평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강 총장은 학내 혼란의 책임을 물어 ‘법인 이사장과 임시이사 전원 사퇴’ 등을 요구해 왔다.

 강 총장은 지난달 31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대를 분란과 혼란의 도가니로 만든 책임이 있는 현 임시이사회는 사과하고, 임기 전에 사퇴해야 한다”면서 “이사회와 함께 대학을 흔드는 외부 불순 세력은 적폐”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대는 공익형 이사회가 정착돼야 한다”며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공익형 정 이사회 준비 전 단계로 단기간 임시이사를 파견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단기 임시이사회가 잘못된 절차를 바로 잡고 후임 총장을 새롭게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 강 전 총장의 주장이다.

 조선대는 교육부 소청 심사 결과에 상관없이 새 총장 임명을 통해 대학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적공방 그만”vs “이사회도 책임” 내홍

 조선대 한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심 법원의 판단은 강 전 총장 해임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총장 선거 중지 가처분에 대한 결정”이라며 “교원소청심사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총장 임명을 비롯한 대학 안정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소청심사가 강 총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신임 총장선거는 원인 무효가 된다.

 이에 일각에선 “구성원들이 자리싸움을 그만하고, 당초 교육기관으로서의 제 기능과 역할을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초 목표였던 ‘대학 정상화’가 뒷전으로 밀려 날수록 조선대 학생들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조선대는 1946년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돈을 걷어 세운 국내 최초의 민립대학이다. 그러나 1988년 옛 경영진인 고 박철웅 전 총가 일가가 물러난 뒤 30년 동안 심각한 내홍을 반복해 왔다.

 임시이사와 정이사 체제를 반복하며 큰 변혁이 이뤄지지 못하는 등 부정적 평가가 반영돼 2018년 조선대는 교육부 평가에서 대학자율개선대학 선정되지 못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조선대 법인이사회는 이에 대한 책임 등을 물어 같은 해 11월 30일 강 총장을 1차 직위해제한 데 이어 올해 2월 26일에는 2차 직위해제를 3월 28일에 해임 결정을 내렸고 강 총장은 교육부에 소청을 해 놓은 상태다.

 4년인 강 총장의 임기는 내년 9월 23일까지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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