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학습 참여율 실력 척도 아냐 “유감”
“공사립 대립구도…고교서열화 부추겨”

광주 교육단체가 “자율학습 참여 저조” 문제를 지적한 광주시 교육위원회 의원에 대해 비판했다.

자율학습 참여율을 놓고 이뤄진 지적이 “오히려 고교서열화 부추기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18일 “자율학습 참여도가 책임교육의 기준인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정순애 의원의 행정사무감사 지적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광주광역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정순애 의원은 6일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공·사립별 자율학습 참여도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고교 자율학습과 방과후학교가 2016년 완전자율제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공립과 사립의 참여 비율에 차이가 나 사립 선호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립은 공부를 안 하는 학교로 낙인찍힐 수 있고, 사립 선호가 계속되다 보면 성적 우수생들이 사립으로 몰리고, 그러면 다시 자율학습 참여율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벌없는사회는 이를 두고 “마치 ‘자율학습 참여율’이 책임지는 학교, 실력 있는 학교의 척도인 것처럼 지적하고 있다”며 “이는 공립·사립 교육을 대립적으로 호도하고, 고교서열화를 부추기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의 가치 안에서 행정을 견인해야 할 의회 감사의 본분을 잊은 것은 물론,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의원이 스스로 교육의 공공성을 해치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간 강제학습을 뿌리 뽑는 일이야말로 진보 교육의 최소 조건이라 지적되어 왔으며, 현재 주어지고 있는 완전 자율 선택제는 시민사회 합의와 투쟁의 결과로 이루어진 성과”라며 “방과후학교와 야간 자율학습에 대한 선택권이 ‘자율’이라는 제 이름을 찾아가는 흐름을 북돋우기는커녕, 낡아서 버려진 잣대를 주워들고, 공립학교의 낮은 자율학습 참여율을 질타하는 오류를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게다가 12월 고교 배정을 앞두고, 학생, 학부모 선택에 편견을 줄 수 있는 발언이라서 더욱 유감”이라며 “또한, 사립고등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이유가 무엇이고, 그런 이유에 사회적으로 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성찰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지는 못할망정, 세속적 잣대로 교육청을 옭아매는 것은 교육의 공공성을 일구어야 할 의회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학벌없는사회는 “그간 우열반 편성, 불법 주말 보충수업, 교육과정 불법 운용, 각종 성적 비리 등이 대부분 사립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다”며 “학생의 몸을 억누르고, 공정성과 민주성을 훼손해서라도 입시성과를 얻으려는 행태를 감시하고 견제할 일이지, 어쨌든 명문대에 많이 보내는 사립을 가려고 하는 속된 욕망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니 공립도 따라 배우라고 다그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의원이 자기 소신에 따라 교육 발전에 기여할 자유야 존중되어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교육현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회가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명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교육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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