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과다 섭취 복통·위장장애 등 부작용”
“깨어있을 때 집중하고 6~7시간 수면 충분히”

▲ 시험 기간 밤샘 공부를 위해 커피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밤샘 공부를 해야 하는데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고 공부 의지가 부족해져요. 커피를 먹으면 그나마 활력이 생기고 집중이 되어 공부 시간을 늘릴 수 있거든요. 시험기간에는 친구들 5명 중 3~4명 정도는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 같아요.”

 기말고사를 앞둔 고교생들 사이에서 ‘커피’는 어느덧 필수품이 됐다. 시험에 대한 압박감과 초조함 때문에 새벽까지 책을 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얼마나 더 꼼꼼히 봤는지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기 때문에 잠을 줄여가며 매달릴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적지 않은 학생들은 졸음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카페인 음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는 이유로 “피로 해소와 집중력 발휘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학생들도 있는데,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심리적인 위안을 찾는 수단”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학생들 “피로 해소·집중력 향상” 느낌

 대동고 윤형식 학생(18)은 시험 3주 전부터는 아침과 저녁에 커피우유(220ml)를, 1주 전에는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다. 윤 학생은 “원래 믹스커피를 마셨지만 부모님께서 건강에 덜 해로운 커피우유를 마시라고 권해서 커피우유를 마시고 있다”며 “시험기간에는 거의 잠을 3~4시간 정도 자면서 공부를 하는데, 카페인을 먹으면 각성 효과가 생겨서 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친구들 중에는 시험기간이 아닌데도 아침·저녁으로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루에 캔 커피(180ml) 두 캔 이상, 또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500ml) 한두 잔 마신다는 전남여상 김 모 학생(18)은 “시험기간에 공부를 하러 카페를 가는 편인데, 각성 효과는 없고 이뇨 효과만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 친구 중에는 시험기간에 밤을 새고 학교에 와서 카페인 음료에 커피 가루를 타먹는 친구도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주최한 2019 전국학생통계활용대회 대상 수상작 ‘청소년 카페인 음료 이용 실태 조사’(조사대상 90명)에 따르면, 학생들이 졸릴 때 잠을 깨우는 방법으로는 낮잠(35%)에 이어 카페인 음료 섭취(28%)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98%)이 시험기간에 카페인 음료를 더 많이 마신다고 답했고, 성적과 학년에 상관없이 하루 평균 2잔 이상을 마시고 있는 비율은 72%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97%)이 카페인 음료의 부작용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카페인 음료 섭취량을 줄이고 싶다고 응답한 학생은 10%에 불과했다.

 문제는 학생들이 시험기간에 카페인을 기준치(1kg당 2.5mg이하) 이상 섭취한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보고서(‘14)에 따르면, 체중 50kg인 청소년의 경우 하루 최대 카페인 권고량은 125mg이다. 그러나 에너지 음료 1캔(병) 당 평균 카페인 함량은 88.4mg(37~175mg), 커피음료 1캔(병) 당평균 카페인 함량은 62.1mg(35~237mg)이다. 학생들이 하루 커피음료 1개와 에너지 음료 1개만 마셔도 권고량을 초과한다.
 
▲청소년들 현재도 카페인 권고량 초과

 실제 카페인을 섭취하고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도 있다. 공통적으로 복통과 두통을 경험하거나, 카페인 내성이 생기는 둥의 증상을 호소했다.

 운남고 박 모 학생(18)은 시험기간 2주 동안 매일 한 캔씩 캔커피(275ml)를 마신다.

 “커피를 마시다보면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많이 가게 되는데, 심지어 주변 친구들 중에는 카페인 과다 복용으로 수전증까지 걸린 친구도 있어요. 그리고 시험기간 동안 카페인이 누적되다보니 효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고, 카페인 중독 현상처럼 평소에도 커피를 찾게 돼요.”

 대동고 윤형식 학생(18) 또한 “믹스 커피를 먹으면 설사하기도 한다”면서 “원래는 커피 한 잔만 마셔도 잠이 오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두세 개를 먹어도 졸리다”고 말했다.

 전남여상 김 모 학생(18)은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면 3시간 내 화장실을 10번 이상 가게 된다”며 “머리도 아프고 복잡한 사고나 문제 푸는 게 힘들어진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시험기간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카페인 섭취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립나주병원 오정아 약사는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중추신경 흥분제라는 특성 때문에 가슴 두근거림, 손 떨림 등이 있을 수 있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거나 속 쓰림 등 위장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며 “카페인으로 잠을 깨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페인보다는 깨어 있는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고, 6~7시간 정도 잠을 충분히 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수영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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