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학들 졸업식 대신 기념 이벤트
졸업가운 대여· 포토존 설치 등 준비

 졸업식은 포기했어도 추억마저 봉쇄할 순 없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졸업식을 취소한 광주지역 대학들의 심사가 편치만은 않다. 졸업생들에겐 “일생 한번뿐인” 기념일이라는 의미 때문인데, 단출하게나마 기념 장치를 준비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졸업장(학위기) 수령시 졸업가운을 대여해줘 사진으로나마 추억을 남기도록 하는 것. 일부 대학에선 이를 위해 학내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축하영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감염병 확산 저지’라는 대의를 놓고 보면 사람들이 모이는 이벤트는 자제하는 게 옳다는 대학들은 별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 바이러스 창궐 속 치러질 2019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이례적인 풍경화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총장 등 축하영상 제작도

 18일 광주지역 주요 대학에 따르면, 2019학년도 학위 수여식이 다가오고 있지만 예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따라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자체를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대부분의 대학이 졸업식은 물론 입학식까지 취소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럼에도 졸업생들에겐 한번뿐인 기념식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고민 끝에 대학들이 갖가지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

 전남대는 졸업식 예정 26일을 전후해 졸업가운을 대여하고 학내에 포토존을 설치, 졸업생들의 기념 사진 촬영을 돕기로 했다. 전남대 관계자에 따르면 포토존은 포토월을 세우는 방식으로 준비중인데, 역대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진찍는 장소 서너곳에 설치키로 했다.

민주마루(대강당), 용봉탑 주변 등이 유력하다. 별도의 졸업식을 하지 않는 만큼 졸업생들은 학과사무실에 들러 학위기를 수령하고, 요청하면 졸업가운을 대여받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당 초 예정했던 졸업식(26일) 전후 2~3 일 정도로 기간을 상정해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사 학위 수료자들에겐 본인이 원하면 올 하반기 졸업식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았다.

조선대는 24~26일까지 3일간 졸업생들이 개별적으로 학위기를 수령토록 하고, 이때 졸업가운 대여 신청을 받고 있다.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교내 상징적인 장소에 포토존을 설치하기로 하고 현재 준비 중이다.

 조선대 관계자는 “사진으로 봐도 딱 우리 학교를 상징하는 곳, 예를 들면 본관 등을 배경으로 포토존을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포토존은 인스타그램 틀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대학 “사람 모이는 이벤트 자제”

 조선대는 또 총장 등 주요인사들이 참여해 졸업식 축하 영상을 제작, 홈페이지나 대학 커뮤니티에 탑재할 계획으로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식적인 행사 취소로 추억의 한페이지를 상실한 학생들의 아쉬움을 덜어주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겠다는 의지의 일단이다.

 호남대는 코로나19 감염병 차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 우선인데, 다만 졸업생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기념 행사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현재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대는 당초 예정대로 21일 졸업생들이 개별적으로 학위기를 받아가도록 안내하고, 요청하면 졸업가운을 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대 관계자는 “감염병 확산 차단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취해진 졸업식 취소 방침에 변화는 없다”면서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는 가급적 자제한다는 기조에서 학사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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