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교과서 배달, 학부모들 마스크 만들기

▲ 여남중고 뱃길 달려 교과서 전달. 사진 제공=전남도교육청.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세 차례나 연기돼 ‘4월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지만 전남교육 현장 곳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들이 피어나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아직 전해주지 못한 교과서를 아이들 집으로 직접 찾아가 전달해주는 교사들, 개학 후 자녀들의 건강을 지켜줄 마스크 제작 재능 기부에 나선 학부모들이 대표적이다.

22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여수 금오도 여남중고등학교(교장 황옥운) 교사들은 지난 3월 18일 두 팀으로 나눠 배를 탔다. 새학기 교과서를 전달하기 위해 아이들이 사는 동네까지 들어간 것이다. 교사들은 또 육지(여수시)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 생활지도를 했다.

일로초 선물꾸러미.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직접 찾아와 이렇게 교과서도 주고, 학습과 생활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무안 일로초등학교(교장 최경아)도 휴업 기간 아이들 챙기기에 온 마음을 쏟고 있다. 본교 12학급과 분교장 3학급 모두 온라인 학급을 개설해 가정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학습 여건이 안 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활동지를 만들어 배부했다.

담임교사 편지와 교과 활동지, e북 활용 안내 등의 자료를 개인별 봉투에 담아 나눠줬다. 특히, 조손·한부모·다문화 가족 등 취약계층 아이들에게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과 간단한 간식거리까지 챙겨줬다.

진도 고성중학교(교장 오강석)는 화상 학급조회를 열어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방식으로 학생생활지도에 나서고 있다.

입학식이 미뤄져 아직 선생님과 친구들의 얼굴조차 모르는 1학년 신입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미리 얼굴을 익히며 낯선 중학교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함평학부모회네트워크 마스크 제작 현장 사진.

목포서부유치원(원장 배국현)은 아직 등원하지 못하는 유아들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유치원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교실과 마당(꽃밭), 교사 사진 등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학부모들에게 보내줬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도 문자로 안내해 장기간 휴원으로 인한 교육공백 해소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도 구례 용방초의 가가호호 비대면 방문 교육 서비스, 광양중동초의 학습상담 콜센터 운영, 목포정명여중의 재미있고 건강한 온라인교실 등 도내 곳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따뜻한 교육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직접 교과서 배달에 나섰던 순천 상사초 김영중 교장은 자신의 SNS에 “이렇게 먼 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저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다시금 성찰하는 시간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학부모들도 위기 극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함평학부모연합회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개학할 때 ‘1인 1매’의 마스크를 보유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모금과 함께 지난 19일(목)부터 수제 면 마스크 제작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재봉질과 마스크 패턴 뜨기, 필터 삽입 등의 기술을 배운 뒤 재료를 구해 분업과 협력을 통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진도 고성중 화상 학급회의.

함평교육지원청은 학부모들의 뜻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마스크 2,000장 제작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했다. 함평학부모연합회 김현숙 회장은 “모두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가운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서 작지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도 각 급 학교 휴업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짐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예방 대응 및 학습공백 최소화 등 분야 별 대책을 마련해 교육현장에 전달했다. 여기에는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내실화, 온라인 학급방 운영을 통한 생활지도 등 학습결손 최소화 및 학생생활지도 방안이 촘촘하게 담겼다.

장석웅 교육감은 “교육현장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은 위기상황에서도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과 열정이 있는 한 우리 아이들은 코로나19 감염병을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에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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