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자르면 또 자라지만, 우리는 잘리면 끝”
17일 인사위원회…“134명 집단해고 반드시 막겠다”

▲ 돌봄전담사로 일하고 있는 김현미 공공운수노조 광주지부 돌봄분과장(우측)과 유치원 기간제시간제교사를 대표해 신복희 교육공무직본부 광주지부 지부장이 13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삭발 투쟁에 나섰다.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초등돌봄전담사와 유치원시간제기간제교사, 두 명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그동안 길러오던 머리를 자르고 삭발 투쟁에 나섰다.

17일 인사위원회를 앞두고, 그동안 ‘무기계약 전환’을 요구하며 교육청에서 노숙농성을 이어온 돌봄노동자들의 절박함이 극에 달한 상황.

돌봄노동자들은 “수 년 간의 고용안정 투쟁을 종결짓고 교육현장에서 해고 위협에 시달리지 않는 당당한 노동자가 되기 위해 사활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13일 오후 5시30분경 교육청 앞에서 집단해고 위기에 놓인 134명의 고용 승계를 촉구하는 ‘시간제 돌봄 전담사 집단해고 고용승계 쟁취, 학교 비정규직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두 명의 여성 비정규직 돌봄노동자들이 조건 없는 무기계약 전환을 촉구하며 삭발까지 감행했다.

돌봄전담사로 일하고 있는 김현미 공공운수노조 광주지부 돌봄분과장과 유치원 기간제시간제교사를 대표해 신복희 교육공무직본부 광주지부 지부장이 삭발 투쟁에 나섰다.

긴 머리를 질끈 묶고 학교와 투쟁의 현장을 오가면서 134명의 해고 위협에 맞섰던 두 돌봄노동자의 삭발식을 지켜본 동료들은 눈물과 한탄을 쏟아냈다.

김현미 돌봄분과장은 삭발식을 마친 뒤 “2011년 초단시간으로 자원봉사를 강요받았고 2015년 용역노동자로 전락해 2년을 보내면서 교육청에 직고용을 요구해왔다”며 “최근 광주시교육청이 돌봄교실을 직영으로 전환했지만 돌봄노동자들에 대해 6개월 한시채용이라는 처방을 내놨다”고 절규했다.

이어 “교육청의 처방이 무기계약 전환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공개채용을 통해 새로운 인력을 선발하고 지금 학교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134명 노동자들은 전원 해고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제,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노동자들뿐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고 외쳤다.

신복희 지부장도 마이크를 잡고 “잘려나간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는 것처럼 우리의 투쟁도 끝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주저하지 말고 지치지 말고 부당함에 저항하자”고 다짐했다.

현재 교육청은 8월 말 돌봄전담사 공개채용을 앞두고 필기·면접시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필기시험은 국어·일반상식 두 분야다.

그동안 고용안정 투쟁으로 무기계약 전환이라는 성과를 얻어낸 돌봄전담사들이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해고 및 경쟁에 내몰린 것.

이에 돌봄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 10일부터 교육청 앞에서 철야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오는 17일 열릴 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인사위는 134명의 돌봄노동자의 해고를 전제하고 공개채용 계획을 수립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여 더 큰 반발이 예상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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