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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배구대회가 ‘적폐’로 내몰린 이유
‘광주교육1번가’ 대회 관련 문제제기 5~6건
“그들만의 배구라인?”…인맥·승진도구 악용
“4~6개교 등 학교간 친목 아닌 관행적 동원”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7-07-17 06:00:00
▲ 2015년 치러진 광주시교육감배 교직원 배구대회 모습. 매년 광주 전체 초등학교의 40%정도가 참여한다.<사진출처=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배구를 잘하면, 소위 ‘승진 줄타기’가 가능합니다. 교장선생님이 배구에 목매는 학교에선 배구가 곧 학교의 명예를 좌우하거든요.”

 광주의 한 초등학교 A씨는 “배구에 집착하는 학교문화로 인해 불합리한 인사 관행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 현장에서 여전히 ‘배구라인’이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소 수 십년간 뿌리내린 배구문화에서 배구가 승진을 위한 줄서기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사실.

 잘못 뿌리내린 배구문화를 ‘교육적폐’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이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지난 달 ‘광주교육 1번가’를 운영하고 정책 제안을 받은 결과 총 128건 가운데, 교직원 배구대회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5~6건에 달했다.

 모두 초등학교 교사들의 문제제기로, 대부분 “친목 배구대회의 목적과 의의가 퇴색된 지 오래고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경쟁심만 부추기고 있다”며 “학기마다 시행하는 6개교, 4개교, 3개교 친목 배구대회를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사들 “선수로, 응원으로 동원”

 배구가 다른 운동에 비해 체력부담이 적은 종목으로 여겨지면서 대부분 같은 교대 출신인 선·후배 간 친목을 위해 장려됐다. 특히 인근에 있는 학교끼리 4개교, 6개교 등으로 묶여 학교별 연중 순회 대회를 치르는 문화는 초등학교에서 유별난 현상.

 ‘4개교 대회’를 치르는 학교의 교사 A씨는 “분기별로 학교를 돌며 대회를 치르기 위해 교사들은 배구가 싫어도 선발이 되고 응원에도 동원되고 있다”며 “친목을 다진다는 개념보다 학생들을 위해 수업준비 할 시간을 뺏는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배구라인’의 존재다. 배구를 인맥관리 수단으로 이용하고, 승진의 도구로까지 악용되면서 배구대회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교에서 가장 젊은 남성 교사여서 자동적으로 대표선수가 된 경우”라고 자신을 소개한 초등학교 교사 B씨는 “학교장들 간에 연결고리가 있어 실력이 없으면 창피를 당하기 때문에 배구대회에 나갈 때마다 선수를 모아 연습을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B씨는 “배구대회가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자들 입장에서 배구는 인맥다지기를 위해 활용돼 왔고, 학교 간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면서 “경쟁이 과열된 학교들은 배구를 잘하거나 키 크고 신체조건이 좋은 교사를 초빙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해서 “초등학교 교직사회에서 가장 큰 대회인 광주광역시교육감배 교직원배구대회부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교육감배 대회부터 없애야

 이 대회에는 광주 전체 초등학교의 40% 달하는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열린 제10회 광주광역시교육감배 교직원배구대회에는 초등학교직원부가 46개팀으로 월등히 많았고 중등교직원부 13개팀, 교육행정부 8팀 등으로 총 1158명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교육청의 배구대회 담당자는 “배구문화를 접하며 친목을 쌓고 취미활동으로 발전시키는 사례도 많다.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배구클럽만 10개가 넘는다”며 “요즘은 배구대회에서 배구만 하는 게 아니고 민속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추세여서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교육청 인사과 관계자는 “학교끼리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배구대회는 언제 어떻게 진행되는지 교육청 차원에서 집계해 본 적이 없다”면서 “교육적폐로 지목된 만큼 실태조사를 진행해 개선안을 모색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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