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교사들, `혁신’ 씨앗삼아 배움 틔우다”
교생실습학교 중 첫 혁신학교, 교생지도 선례

▲ 금부초 학습공동체 모습.
 교생실습 문화가 `혁신’되고 있다. 관찰자로 밀려난 교생실습생들을 학교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시도가 그 첫걸음이다. 실습생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학교의 혁신도 작동한다. `교생실습’과 `혁신’이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 서구에 위치한 금부초등학교(금화로115번길)는 교생실습 학교이자 혁신학교다. 광주에는 광주교육대생들의 교생실습을 하는 학교가 5곳 있다. 이 가운데 금부초가 지난해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유일하게 혁신학교로서 실습생을 교육한다.
 금부초에서 교생실습은 1년에 세 차례 이뤄진다. 교대 재학생 1학년이 참관실습, 3학년은 실무실습, 4학년은 수업실습을 위해 금부초를 찾는데, 올해는 특수학급 포함 29학급 중 18학급에 2명의 실습생이 배정됐다.
 
▲결재라인 없애고, `학습공동체’ 참여 확대
 금부초는 교생실습생들이 혁신학교를 이해하고,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첫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기조다. 그 결과 실습생들이 “혁신학교에 대해 많이 알고 간다” “대학에 가서 혁신교육을 고민해보고 싶다”고 응답하고 있다.
 금부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일반적인 `교생실습’의 틀이 깨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결재라인이라 불리는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면서 형식 때문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보통 결재라인은 학교 교감까지 이어지지만, 금부초는 지도 담임교사 선에서 결재가 가능하도록 했다.
 더불어 지난 30여 년간 교생실습생이 배우고 적용한 `학습방법 과정안’에도 유연성이 가미됐다. 반드시 `교사가 어떤 것을 지도하고 학생은 어떻게 응답할 것’이라는 예상 시나리오를 갖출 필요 없이 실습생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게 우선이다. 이는 교육대 교과과정에서도 감지되는 변화다.
 금부초 김영숙 실습부장은 “일반적으로 교생실습생들의 가장 큰 요구가 `현장 경험’이고, 가장 큰 불만은 `경직된 교직문화’였다”며 “실습생들과 함께 `협의’해서 결정하는 학교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에 금부초는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학습공동체’는 실습생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학습공동체란 학교문화혁신의 일환으로 학년별 교사들이 함께 모여 수업이나 생활지도의 경험을 나누는 모임이다.
 교대에서 짠 실습 매뉴얼이 있는데, 여기에 실습생들의 참여를 끌어낼 장치로 `학습공동체’가 기능하는 것이다. 올해 2학기부터 시작된 학습공동체에서 실습생들은 수업시간 외에 교사의 역할과 고민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금부초 정현주 연구혁신부장은 “학습공동체에선 어떻게 하면 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개선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다”며 “누군가 지시하는 것을 따르는 식이 아닌 자발성을 가지고 참여하기 때문에 민주적인 과정이고, 함께하는 실습생들과 공유되는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매뉴얼·창의성 상존 `타협’의 길 모색”
 그런데 처음부터 교생실습학교와 혁신학교가 공존할 것이라고 예상하진 못했다. 교생실습은 `매뉴얼’이 중요한데 비해 혁신학교는 `창의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상충하는 가치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금부초는 “두 가지 가치가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금부초 이석금 교감은 “혁신학교 추진을 고민할 때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감지됐고, 이로 인해 갑론을박도 있었다”면서도 “중요한 가치들에 집중하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히 축소하면서 단계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금부초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협의’ 문화다. 소통이 중시되는 분위기에서 교직원협의회가 학생자치와 연결되고, 실습생의 참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가능했다.
 금부초 오주봉 교장은 “큰 틀에서 구성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세세한 실천방안들은 공유하고 다듬어가며 획득해갈 수 있다”며 “최대한 당사자인 교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장은 또 “지시적인 분위에서보다 토론, 토의 중심의 문화로 바뀌면서 관리자들이 훨씬 홀가분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부초는 2015년 예비 혁신학교를 거쳐 지난해 혁신학교로 지정돼 2년째 운영 중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