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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할머니, 채소 팔아 전남대에 1억 원 기부
상무금요시장 노점 ‘라-11’서 채소 장사
함평 김정순 할머니, 6일 전남대에 기부
“못 배운 恨…8살 때부터 장학금 다짐”
정총장 “귀한 뜻 받들어 인재양성 노력”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8-11-07 10:47:49
▲ 함평군 해보면 용산리에 사는 김정순 씨(73)는 6일 전남대학교를 찾아 정병석 총장에게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 <전남대 제공>

노점상 할머니가 장학기금 1억원을 전남대학교에 기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함평군 해보면 용산리에 사는 김정순 씨(73)는 6일 전남대학교를 찾아 정병석 총장에게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22년전 홀로 된 이후 함평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2남 2녀를 키워오다, 7년 전 우연히 상무지구 길거리에 고구마를 내다팔면서 한 푼 두 푼 모으기 시작했다.

노점이 조금씩 자리잡으면서 늙은 호박, 깨, 양파, 고추, 대파, 콩, 팥 등 보따리 수도 함께 늘었다. 그 때문에 버스기사의 모진 구박도 들어야 했지만, 차비 500원을 아끼려고 짐을 들어 올리고 내려야 하는 환승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씨의 집에는 보일러가 없다. 깻대처럼 밭농사에서 나는 부산물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산다. 그 흔한 핸드폰도 없다. “그런 것 저런 것 다 하고 나면 이런 장학금 못내놓지라우.”

김 씨의 손 끝 마디는 굽어있다. 성한 손톱도 찾아보기 힘들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손가락이 갈퀴처럼 굽을 정도로 열심히 살면서 이 돈을 모았어요. 대기업 회사들에 비하면 적을지 몰라도, 우리같은 사람에겐 큰 돈”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1946년생인 김 씨는 어려서 못 배운 한이 지금도 가슴에 맺혀있다. “8살 때 초등학교를 다니고 싶어서 함평 해보서교를 두 번이나 갔었는데, 아버지가 ‘계집아이가 나돌아 댕기면 못쓴다.’며 책보를 뺏어버렸다.

그때부터 ‘나는 돈 벌어서 1억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오늘에서야 그 약속을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소 들뜬 목소리로 “전남대학교에 난생 처음 와 봤다.”며 정병석 총장에게 안긴 김 할머니는 “오늘이 내 생애에 가장 기쁜 날”이라고 두 번 세 번 되뇌였다.

거액의 장학금 기부자이지만, 김 씨의 생활은 앞으로도 변함없다. 상무지구 길거리 좌판이 상무금요시장 노점번호 ‘라-11’로 옮겼기에, 한 숨 돌릴 만도 하지만, 상인들이 개근상을 줄 정도로 지극정성을 다했던 데다, “장학기금이 소진되더라도 건강이 허락된다면 계속해서 후원할 생각”이니, 게으름을 부릴 여유가 없다.

김 씨는 1만원짜리 현금뭉치와 1000만원짜리 수표를 ‘채소 담는 파란색 비닐봉지’에 담아왔다. 돈 봉투를 건네고서야 “이제야 비로소 배움에 대한 깊은 한과 응어리를 풀게 됐다.”며, “매년 학기 초에 대학생들에게 직접 장학금을 주며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말과 함께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병석 총장은 기부증서보다도 할머니의 손을 먼저 부여잡은 채, “농사일과 노점상으로 거칠어진 손이지만 여느 어머니의 손보다도 따뜻하고 곱다.”며 “전남대학교 모든 학생들에게 김 할머니의 고귀한 뜻을 전하고, 지역민의 사랑에 보답하는 인재를 키우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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