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 광주 전국 최고
평균 65.4%…소형평형 80%선 넘어서
전세금이 집값과 비슷해 전셋집 마련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광주지역 소형 아파트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예비 신혼부부들의 보금자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되고 있다.
오는 10월 결혼할 예정인 박모 씨는 전셋집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 씨는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은데 전세금이 모자라 오래된 17~20평형대 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전세 매물이 없는데다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아 결혼 날짜에 맞춰 이사를 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박 씨는 “전셋집을 구하러 다녔지만 아파트 전세금이 너무 높다”며 “전세금 대출을 받아 집을 구하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1만가구가 넘어서는 등 물량이 넘쳐나는데 반해 전세시장은 서민들이 소형 평형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8일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광주·부산·대구·대전·울산 등 5개 지방 광역시를 대상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을 조사한 결과, 광주가 평균 65.4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형 평형만 놓고 볼 때 광주의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은 80%를 넘는다.
5개 광역시 38개 자치구 가운데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시 남구로 무려 72.13%의 비율을 차지했다.
광주지역 전세비율이 높은 주요 아파트를 보면 동구 학동 삼익세라믹 95㎡의 경우 시세는 8900만~9300만원이고, 전세는 5500만~6700만원으로 전세 비율이 67% 정도다.
서구 화정동 금호타운 3차 105㎡형은 시세가 9100만~1억600만원 수준으로 전세는 7000만~78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져 전세비율은 75%다.
서구 유촌동 버들주공 109㎡형의 경우 1억200만원 선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세는 9500만원으로 전세비율이 79%에 이른다.
소형평형의 경우 전세비율이 훨씬 높다.
북구 두암주공 56㎡형(17평) 매매가는 4600만원 선이다. 그런데 전세 시세는 3800만원 선으로 전세비율이 80%를 넘는다. 또 북구 오치주공 66㎡(20평)의 경우 매매가는 5000만원이고, 전세금은 43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30평형대 신규 아파트 전세금은 최고 1억2000만원 선으로 인근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 값을 거의 따라 잡았다. 최근에 입주한 수완지구 영무예다음 114㎡형의 전세금은 1억2000만원이다. 반면, 인근 첨단지구 월계동 동부 115㎡형의 매매가는 1억2400만원에서 1억3000만원 선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높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형평형 공급 부족과 고분양가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 호남·제주지사 정여회 지사장은 “현장에서 볼 때 광주지역은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75~80% 수준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높다”며 “수도권 지역처럼 빚을 내 아파트를 분양 받기보다는 투자가치가 적어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지사장은 “25평형대 소형 평형 아파트 공급 자체가 적고, 수요가 많다보니 전세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면서 “분양가가 비싸 실수요자들이 소형 평형에서 중대형 평형으로 갈아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