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스며드는 천연염색
젊은이들에게 매력적 ‘전통 복원’ 사업화

▲ 창연 형윤희 대표.
 이미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창업자들, 사회적 기업·마을 기업인들을 소개한다. 어려운 여건 속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사업으로 자리잡은 이들에겐 한발짝 더 도약을 응원하기 위함이다. 기업가로서 성공과 실패를 맛본 하상용 전 빅마트 대표가 현장에서 만난 이들을 직접 기록한다. 하 전 대표는 현재 <사>창업지원네트워크 이사장, K-ICT창업멘토링센터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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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창업을 준비했고 이제는 어엿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은 (유)창연의 형윤희 대표를 만났다.

 필자가 처음 형 대표를 만났을 때 동석했던 염색 담당 유비 씨의 손톱이 쪽색으로 까맣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지만 아무나 하기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청년들이구나.” 자체로 감동스러웠고, 고마워서 그 자리에서 차근차근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천연염색을 접한 건 국가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인 정관채 선생님으로부터였어요. 염색에 대한 매력을 몸으로 느꼈죠. 이런 매력적인 색을 젊은 사람들이 접하고, 소비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형 대표는 사업화를 계획했지만 처음엔 어렵고 막막하기만 했다고. 그때 힘이 돼준 게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이라는 창업지원사업이었다. 이를 통해 자금 지원도 받고 멘토링도 받게 된 것이다.

 형 대표는 평생교육 분야에서 일해왔는데, 우연히 쪽염색을 접하면서 이것이 우리가 지켜야할 가치 있는 전통문화라는 걸 확신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전통문화의 맥을 이을 사람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워 직접 자신이 뛰어든 것이다.

창연에서 만든 천연염색 제품들.

 기존의 파란색 즉 ‘쪽’염색은 대부분 인도 등 동남아에서 생산된 인디고분말을 이용한다. 하지만 (유)창연은 전통적인 방식을 살려 직접 염료를 생산하고 염색한다. 염료를 생산하기 위해선 쪽 농사를 직접 지어야 한다. 전통방식으로 ‘니람’(침전물)을 생산하고, 항아리에서 ‘잿물’로 자연 발효(환원)한 후 염색을 한다.

 이렇듯 전통에 충실한 기법은 색에서도 고스란히 발현된다. 인디고 분말은 화학적인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색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어둡고 탁한 색이 나오기 쉽다. “반면 전통 방식으로 재현한 우리나라의 천연 파란색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맑고 화사한 색이며, 보라색을 띈 신비한 색”이라는 형 대표의 자부심이다.

 (유)창연은 천연염색을 중심으로 염색 제품을 생산하고 교육 서비스를 진행하며 특히 전통 염색인 쪽염색을 복원·계승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창연은 사업화는 불과 몇개월밖에 않았어요. 그래서 어떠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지 고민이 많죠. 현재는 천연염색 스카프·손수건·마스크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고, 향후 계획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는 천연염색 티셔츠이거든요. 그런데 저희만의 티셔츠를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렵더라구요.”

 (유)창연은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사업 추진이 더 활발해질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

 현재 천연염색 시장의 주고객층은 50-60대 주부들로, 주력 제품도 스카프·모자 등이다. 이런 시장에 청년창업자들이 뛰어들었으니, 향후 젊은층의 구미를 자극할 제품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전통 문화의 부흥과 창업 성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은 (유)창연의 기해년을 응원한다.
하상용<<사>창업지원네트워크 이사장, K-ICT창업멘토링센터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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