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김 원료·수작업 고수 품질 지켜
해외까지 정평난 광주형 창업 모델

▲ 부각마을 노미현 대표.
 “여느 젊은이들처럼 대학생활을 하던 저에게 큰 변화가 찾아왔어요. 23살 나이에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된 겁니다. 다행히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을 졸업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취업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 뒤 2014년 광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기획자 양성과정을 수강했어요. 6개월간 공부하며 ‘여성친화도시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출품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남원에 살고 계시던 친정 엄마가 김부각을 보내왔어요. 주전부리로 아이랑 같이 먹어보라고 보내주신 것이죠. 먹어보니 부담 없었고 맛이 좋아서, 문득 이걸 만들어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노지현 대표가 ‘느린 먹거리 부각마을’을 창업한 계기다.

 사업 초기, 원재료를 보는 안목이 부족해 시행착오가 많았다. 원재료 김을 최상급으로 몇천만 원을 들여 조달했지만, 그중 안좋은 재료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때면 전량 폐기도 감수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제품의 품질을 지키려 애썼다.

 매출이 거의 없었던 초창기엔 마음 고생도 심했다. 이를 돌파할 방법은 품질과 혁신 밖에 없었다. 좋은 김과 좋은 쌀을 사용하고 사람이 일일이 풀칠해 김 부각을 만드는 작업을 고집스럽게 이어갔다.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자르고, 휴대가 간편한 포장 패키지에 담았다. 점점 찾는 이들이 늘었다. 젊은 사람들도 좋아하고 인터넷 주문도 증가했다.

 요즘 ‘부각마을’의 김부각은 매출이 매년 두배씩 상승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 손을 일일이 거치는 ‘가내 수공업’ 방식을 고수한다. 생산 공장 규모도 커지고 직원 수도 늘어났지만 양질의 쌀로 죽을 쓰고, 김에 펴바르는 작업은 사람이 직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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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각마을은 2016년 6월, 1913송정시장이 재단장 오픈할 때 청년 상인으로 합류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전국에서 시장을 찾는 고객은 물론이고 광주를 방문하는 각부처 장관 등이 시장 방문때 가장 먼저 들르는 상징적인 가게가 된 것이다.

 온라인서도 주문이 폭주해 주문량을 처리하기 힘들 정도다. 드디어 공장 신축을 검토하게 됐다. 지난 2월에는 광주 양산동에 건물을 신축, 양산 시설을 갖췄다.

 호주 등 해외서도 주문이 꾸준하다. 특히 호주 고객은 시드니에서 50위권 안에 드는 호텔이나 미쉐린에 등록된 레스토랑 등에 B2B(기업 간 거래)로 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 대표였다. 이런 인연으로 부각마을은 호주 업체의 파트너사로 계약했다.

 현재는 호주·미국 수출용 전용 제품을 만든다. 해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 정도다.

 노 대표는 “해외 수출 확대 등으로 사업 규모가 커지더라도 양질의 재료를 사람 손으로 직접 만드는 전통방식은 꼭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성장의 포커스를 매출이나 수익이 아닌 가치에 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장사하면서 자기의 역량을 키우고 제품 가치를 높이는 데서 보람을 찾다 보면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느린먹거리 부각마을은 장흥 무산김·완도 소안도김 등 우리지역 수산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사업 확장을 통해 동네 주민들 일자리까지 만들어 내는 ‘광주형 창업’ 모델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하상용 <사, 창업지원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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