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면 산지폐기 사태 80억 원대 손실

▲ 장흥 들녘에 쪽파가 애물단지로 방치돼 있다.

 장흥군 특작물의 하나로 안양면 일대에서 다량으로 재배, 농가의 주요 소득원을 차지하고 있는 쪽파가 올해는 농사를 망쳐 재배농가 중 절반 가량이 폐기처분 사태에 놓이면서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안양면 일대 쪽파재배는 196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재배면적은 220ha이고 총생산량은 6500여 톤에 130억 원의 소득을 올려주고 있는 효자 품목이다.

 그런데 올해는 잦은 비와 고온 다습한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쪽파가 웃자라면서 양이 많아졌고, 특히 이상기온으로 출하시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출하가 열흘 정도 빨라진 데다 예년에 출하시기가 늦었던 충청도 지방의 쪽파마저 같은 시기에 대거 출하되면서 시장에 쪽파 물량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쪽파 공급 물량이 동시에 시장에 풀리자 지난해 1kg 1단의 가격이 3000~4000원 선에서 거래됐던 것이 올해는 1600원까지 내려가, 농가들은 경작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밭뙈기로 계약했던 중간상인들이 수매를 거부하면서 일부 농가에서 자체 폐기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안양면의 경우 220ha 중, 50%인 110ha만 수확 출하해 나머지 110㏊는 모두 폐기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폐기처분 비용이 만만치 않아, 큰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자체 폐기를 하더라도 인건비만 300평(990㎡)당 75만 원이 소요되는데, 300평 당 투자비용 84만 원(1평당 2800원)까지 합하면 300평당 손실액만 160여만 원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미수확 재배 농가 피해 예상액은 폐기처분 비용까지 합해 무려 80억 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피해 농가들은 농림수산부, 환경부 등에 진정서를 내면서 폐기처분 비용을 지자체나 정부가 부담해 줄 것과 쪽파도 정부의 채소 수급안정품목과 최저보장가격 대상품목에 포함시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해 줄 것을 건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현실적으로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농민들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쪽파의 경우, 정부의 채소수급안정품목에 해당하지 않아 농가 스스로 폐기비용을 마련해야 하고 그 폐기도 트랙터로 갈아엎을 수 없다. 미수확된 쪽파의 뿌리 포장이 검정 비닐로 피복이 돼 있어 무·배추처럼 트랙터 폐기가 어려워(트랙터로 폐기하면 비닐조각이 흙 속에 파묻혀 4~5년 동안 계속 묻어나오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또 다른 공해를 일으키게 된다) 오직 수작업으로 해야 하고, 여기서 인건비가 소요된다.

 장흥군 관계자는 “날씨 재해라고 주장하기도 어렵다”며 “내년에도 이같은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파처럼 쪽파도 채소안정수급품목에 포함시키는 것이고 이와 함께 대체 품목의 다양화도 추진하고 쪽파의 경우 출하시기도 조절하고 조직화 단체를 구성하는 방안 등 항구적인 수습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쪽파재배농민은 “안양농협은 쪽파 종자대로 일반인의 포당 2만 원보다 배가 많은 3만9000원에 판매, 엄청난 수익의 장사를 해놓고도 이상기온으로 쪽파 농가들이 큰 손실을 입어도 남의 일처럼 나 몰라라 한다”면서 “이런 때 농협이 쪽파도 채소수급안정품목에 넣어달라고 진정하는 등 앞장서서 농민의 아픔과 함께 해야하는 데도 직원들 월급인상이나 관심 갖고 있어, 이런 농협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한편, 장흥군에서는 안양면의 220ha를 비롯, 대덕읍 70ha, 관산읍 50ha, 용산 10ha 등 모두 350ha에서 쪽파를 재배하고 있다. 장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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