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기갈기 찢겨진 고양 원더스 구단과 야구계의 대들보 김성근 감독. 이번이 벌써 13번째 감독 퇴임이다. 그리고 선수 50여 명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말았다.

최근 해체에 내몰린 고양 원더스가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허민 구단주는 그동안 매년 사비(30~40억)를 투자하며 그저 야구가 좋아 도전을 이어갔다.

갈곳 잃은 선수들의 징검다리였고 희망이었으며, 재기를 꿈꾸던 선수들에겐 보금자리였던 게 고양 원더스다. 하지만 이젠 항해를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결정적인 팀 해체 원인은 이념 차이다.

불씨를 제공한 건 한국야구위원회(KBO)다. 엄밀히 말하자면 KBO는 한국 야구의 동맥을 끊은 셈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한해 수백 명의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지명받는 건 100여명 안팎이고, 같은 학교에서 땀흘린 사이라도 누구는 프로로, 누구는 아예 유니폼을 벗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구단과 실업야구 부활은 절실한 과제였다. 고양 원더스는 이같은 요구에 부합하는 좋은 모델이었다.

이웃 일본 야구를 보라. 일본 야구가 왜 톱니바퀴처럼 체계적으로 돌아가는지 생각해 보라.

팀 하나를 더 만들어 선수를 키워내고, 그 선수들이 자라 지도자가 되고, 학원 스포츠가 아닌 클럽 스포츠를 육성한 보람이다.

하지만 KBO는 야구계에 ‘빅엿’을 선물했다.

10구단 만들면 뭐 하나. 선수 수급은 어찌할 것인가? 김성근 감독이 실력 있는 선수로 키워서 보내준다는데, 그걸 왜 막는 건지?

야구 행정가들에게 고한다. 이 나라 프로야구 근간은 아마 야구다.

제발 정신차리고 생각을 넓게 하자. 독립구단 많이 만들고, 실업야구 부활 시키면, 한국 야구도 그 뿌리가 튼튼해져 선수 공급이 원할하고 좋은 지도자가 많이 나오면서 좋은 시절 올건데, 그걸 깊이 생각 못하니 답답하다.

교육은 그 나라 100년을 보고 시킨다 했고굚 학생들을 보면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했다. 얼마전 한국의 리틀 야구가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는 학원 스포츠가 아닌 클럽 형태의 스포츠가 대안이라는 걸 증명한다.

예전처럼 운동만 시키지 않고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도록 해 어느 순간 운동을 그만두더라도 선수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게 주말리그였다.

리틀 야구 우승은 이같은 시스템의 산물이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선수들은 각자 또 다른 팀을 찾아 나서야 한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앞길을 돕겠다는 김성근 감독의 모습에서 따스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낀다

어떤 감독보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먼저 동참한 분 아닌가? 누구보다 한국 야구를 위해 애쓰는데 알아주는 이가 드물다는 게 가슴 아프다.
배남일 시민기자 a84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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