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체에 내몰린 고양 원더스가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허민 구단주는 그동안 매년 사비(30~40억)를 투자하며 그저 야구가 좋아 도전을 이어갔다.
갈곳 잃은 선수들의 징검다리였고 희망이었으며, 재기를 꿈꾸던 선수들에겐 보금자리였던 게 고양 원더스다. 하지만 이젠 항해를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결정적인 팀 해체 원인은 이념 차이다.
불씨를 제공한 건 한국야구위원회(KBO)다. 엄밀히 말하자면 KBO는 한국 야구의 동맥을 끊은 셈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한해 수백 명의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지명받는 건 100여명 안팎이고, 같은 학교에서 땀흘린 사이라도 누구는 프로로, 누구는 아예 유니폼을 벗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구단과 실업야구 부활은 절실한 과제였다. 고양 원더스는 이같은 요구에 부합하는 좋은 모델이었다.
이웃 일본 야구를 보라. 일본 야구가 왜 톱니바퀴처럼 체계적으로 돌아가는지 생각해 보라.
팀 하나를 더 만들어 선수를 키워내고, 그 선수들이 자라 지도자가 되고, 학원 스포츠가 아닌 클럽 스포츠를 육성한 보람이다.
하지만 KBO는 야구계에 ‘빅엿’을 선물했다.
10구단 만들면 뭐 하나. 선수 수급은 어찌할 것인가? 김성근 감독이 실력 있는 선수로 키워서 보내준다는데, 그걸 왜 막는 건지?
야구 행정가들에게 고한다. 이 나라 프로야구 근간은 아마 야구다.
제발 정신차리고 생각을 넓게 하자. 독립구단 많이 만들고, 실업야구 부활 시키면, 한국 야구도 그 뿌리가 튼튼해져 선수 공급이 원할하고 좋은 지도자가 많이 나오면서 좋은 시절 올건데, 그걸 깊이 생각 못하니 답답하다.
교육은 그 나라 100년을 보고 시킨다 했고굚 학생들을 보면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했다. 얼마전 한국의 리틀 야구가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는 학원 스포츠가 아닌 클럽 형태의 스포츠가 대안이라는 걸 증명한다.
예전처럼 운동만 시키지 않고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도록 해 어느 순간 운동을 그만두더라도 선수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게 주말리그였다.
리틀 야구 우승은 이같은 시스템의 산물이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선수들은 각자 또 다른 팀을 찾아 나서야 한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앞길을 돕겠다는 김성근 감독의 모습에서 따스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낀다
어떤 감독보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먼저 동참한 분 아닌가? 누구보다 한국 야구를 위해 애쓰는데 알아주는 이가 드물다는 게 가슴 아프다.
배남일 시민기자 a8417@naver.com
배남일 시민기자
a84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