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임 이후 3년간 5, 8, 8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선동열 감독. 3년 계약이 마무리된 올해, 재계약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광주드림 자료사진>
타이거즈 왕국의 부활을 꿈꿨는데, 지난 3년 우리가 그토록 믿었던 영웅은 처참히 일그러지고 말았다.

588.

2012년 기아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은 선동열 감독의 3년 성적표다.

선수 시절 ‘무등산 폭격기’로 이름을 알린 타이거즈의 진정한 ‘레전드’가 감독을 맡는 순간, 해태의 영광이 곧 되살아날 듯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선동열 체제’는 타이거즈 전력에 폭격을 가해버렸다.

▶기대 이하 성적 ‘588’

2년 연속 8위, 기아 타이거즈 최초로 3년 연속 4강 탈락이라는 당장의 수모는 문제도 아니다.

지난 3년간 급속도로 쇠약해진 팀 전력은 ‘우승’이란 목표는 꺼내기도 민망할 정도다.

선 감독에게 가장 기대했던 것이 선수 육성.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신기할 정도로 허약한 불펜진은 기아 타이거즈의 아킬레스 건으로 자리를 잡아버렸다.

올 시즌 5.83이라는 역대 최악의 팀 방어율이 상징적이다. 이 기록이 앞으로 시즌에서 계속 갱신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여기다 팀 핵심전력이었던 김선빈·안치홍 선수가 내년에 군입대 한다.
실패한 선수 육성의 미봉책이었던 대형 트레이드, FA영입 등도 약발이 떨어졌다.

기아가 데려온 ‘거물급’ 선수들 중엔 ‘먹튀’라는 오명이 따라다니는 이들도 많다. 일부 제 역할 한 선수들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 나이가 많아 언제까지 활약해 줄 수 있을지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상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다.

▶정답은 리빌딩… 관건은 누가?

다시 한 번 팀의 이곳저곳을 뜯어 고칠 ‘리빌딩’이 절실한 시점인 것. 어떻게 할 것이냐에 앞서, 이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때마침 선 감독의 계약기간이 올해로 만료됨에 따라 차기 감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기아 타이거즈 홈페이지 팬카페인 ‘호랑이사랑방’에선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역시 ‘감독 교체’가 대세다. 감독 후보로는 ‘야신’ 김성근 전 고양원더스 감독이 압도적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

의외긴 하지만, 선 감독의 유임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lifero** 님의 의견이 대표적이다. 그는 “감독 교체만이 능사일까? 착각부터 먼저 버리고 원점에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새로운 시작으로 감독을 교체하자는 여론이 대세입니다만 새로운 감독이 온다 한들 당장 팀이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다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인고의 시간을 기다려 줄 수 있다면 감독교체를 필자도 찬성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교체는 또다른 불행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감독 교체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부터 먼저 버리고 원점에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김성근 아니면 유임?”

감독이 바뀌더라도 팬들이 원하는 당장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어정쩡한 리빌딩에 그칠 수 있고, 감독 입맛에 맞게 팀을 재정비하기도 전에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이 교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k890** 님도 감독 교체에 대해 ‘신중론’을 폈다. 까놓고 “김성근 아니면 유임”이라는 게 k890** 님이 내린 결론이다.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그는 “어짜피 현재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 아니면 누가와도 당분간 최하위권을 면키 어렵다고 본다”고 냉혹한 현실을 직시했다.

“새로운 감독이 오면 팬들이 리빌딩 할 시간동안 기다려준다? 택도 없다고 봅니다. 지금도 선동렬이나 되니까 지금껏 조용했지, 다른 감독이었으면 이미 프랭카드 걸리고 차 막고 난리도 아니었을 겁니다. LG도 차근차근 장기적으로 리빌딩 한다고 박종훈 감독 5년 계약이나 해줬지만, 팬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선수와 감독을 감금까지하고 청문회까지 벌리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엔 2년도 못버텼습니다. 팬들은 절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특히 타지역출신 감독은 더합니다. 김성근 감독 영입에 올인하거나 안되면 차라리 선동렬 유임시켜서 리빌딩만 해주고 떠나라고 하세요.”

이처럼 일부 팬들은 “감독 교체만이 뭐든 해답은 아니다” “김성근 외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차라리 선동열” 등의 이유를 들어 선 감독의 유임 가능성을 배제시킬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타이거즈 레전드’ 출신인 선 감독의 자존심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동정표도 일부 있다.

▶“김성근 아니라도 바꿔야 한다”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의 현 상황을 볼 때 선 감독의 유임은 엄청난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cch52** 님은 k890** 님의 글에 댓글을 달고 선 감독 유임 언급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김성근 아니라면 유임이라뇨. 유임되면 ‘9·10·10(9위, 10위, 10위)’ 을 찍을텐데 유임해도 되나요? 그렇게 속으시고도 또 속으실려구요? 김성근 아니라도 감독만큼은 바뀌어야 합니다. 3년 동안 핑핑 놀다가 리빌딩요? 환장합니다.”

kaneda** 님은 대놓고 “선동열 유임 꺼내지도마”라고 윽박질렀다. “몇몇분들이 장난으로 유임하는건지 진짠지 모르겠지만 선동열 이름만 봐도 토나올라고 하는데 유임이라니 장난하지마라.”

rlawog** 님도 “리빌딩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라고 나섰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젊은 선수만 주구장창 투입한다고 그게 리빌딩일까요? 선동열 감독이 과연 확실한 비전을 갖고 리빌딩을 추진할 깜냥이 진심 된다고 다들 생각하십니까? 그런식의 리빌딩 마인드라면 선동열에게 비싼 연봉을 주고 감독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차라리 김성근이 안된다면 몸값이라도 싼 감독을 찾는게 더 낫겠죠. 그리고 리빌딩을 추진할 거라면 더욱 더 확실하게 선동열은 잘라야 됩니다.”

▶리빌딩과 승리, 두 토끼 잡을 적임자는?

매우 단호한 입장인데, 선 감독에 대한 비판도 곁들여 졌다. “이미 경질할 명분은 차고 넘치지만 그의 병적인 대졸사랑 마인드를 고려해 보면 그에게 감독자리를 맡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 팀의 미래는 더욱 더 시궁창에 빠질겁니다.”

jgj22** 님도 “선 감독이 목매는 건 리빌딩 이란 허울”이라며 리빌딩을 이유로 유임 가능성을 경계했다.

“선 감독이 기아와서 먼저 치고 나간건 우승. 삼성에서 우승했으니 기아에서도 우승한다는 것 그러나 5·8·8. 마지막 욹어 먹고 있는건 리빌딩, 삼성에서 리빌딩 성공햇으니 기아에서도 한다는 것. 삼성 리빌딩이 선동열만의 작품? 노노. 여기는 프로야구. 승리 해야하는 것. 승리를 하면서 리빌딩하는 2가지를 해내야 프로임.”

타이거즈의 막막한 현 상황에서 과연 감독 교체만이 능사일까?

wnrb** 님은 “예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수 있다”고 말했다. 분위기 전환, 코치진 물갈이, 선수들 각성과 경쟁의식 강화 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감독의 교체가 만능의 키는 아니고 능사는 아닐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과같은 무기력한 팀 분위기를 바꾸고 새롭게 출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리빌딩의 가장 적합한 감독은 김성근 감독이 최고 적임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주장합니다.”

호사방에서 김성근 대세론은 이미 굳어진지 오래다.

jh3** 님은 ‘선동열의 유산’으로 김성근 감독을 원했다.

▶‘선동열의 유산’은?

“선 감독은 3년 내내 ‘빅똥’을 싸놓았습니다. 이종범 은퇴, 김상현 트레이드, 인성좋은 대졸 드래프트, 역대 최악의 팀 방어율, 기아 최초 3년연속 4강 탈락, 불펜의 황폐화, 개그맨 수준의 수비력. 여기에 나지완 군대 미루고 군 면제받고 수술, 안치홍은 군대 가고. 객관적팩트가 이 정도인데 이건 뭐 주관적인것 까지 쓰면 써도써도 끝이 없을것 같네요.”

그는 이러한 난관을 돌파할 “유일한 답이 김성근”이라고 자신했다.

“어중간한 다른 감독으로는 선 감독 3년을 포함해 향후 5년 이상까지 10년의 암흑기를 경험하리라 확신합니다. 선동열의 마지막 유산으로 프런트에서 ‘김성근 감독 영입’이라는 굿소식을 전해들길 희망합니다.”

audr** 님은 “감독에 김성근 수코(수비코치)에 박경완으로 가자”고 직언했다. 이것이 “기아가 다시 일어서는 길이다”고 그는 강조했다.

hakmyo** 님도 “제발 어려운 길로 가지 마시고 쉬운 길로 가자”며 “김성근 감독을 모셔오세요 단장님”이라고 호소했다.

“훈련하기 싫어하고 몸사리는 선수들 정신력부터 뜯어고쳐야 합니다. 리빌딩도 해야하구요. 제발 쉽고 빠 른길인 김성근 감 독좀 모셔오세요!!!”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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